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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도 ‘ESG 경영’ 시대 빠르게 온다

치료 잘하는 병원 넘어 사회적 가치 실현 지향
치과 가치·비전 확립, 구성원들에 능동성 부여도
국내 의료기관 평가 ESG 모델 적용 등도 가시화


치과 의료기관에서도 ‘ESG 경영’ 도입을 위한 요구가 최근 확산되고 있다.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임과 참여라는 선순환 구조 확립은 물론 의료기관 평가 등에 ESG 모델을 적용하는 움직임도 가시화 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ESG 경영에 대한 논의를 늦출 수 없다는 지적이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Sustainablity)을 평가하는 비재무적 지표를 의미한다. 기업 평가에 있어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보호, 인권존중, 투명한 경영 등을 고려해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단순한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환원, 친환경 활동, 투명한 의사결정, 명확한 정보공개 등의 활동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ESG 경영을 도입하는 의료기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치과는 우리나라 의료기관 ESG 경영에서 역사적인 이정표를 남긴 바 있다. 국내 의료기관 중 최초로 ESG 경영에 나선 곳이 다름 아닌 서울대치과병원이기 때문이다. 서울대치과병원은 지난 2021년 3월 ESG 경영 선포를 통해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윤리 경영 등을 약속했다. 현재는 서울대·부산대·경북대·강릉원주대치과병원 등 다수의 치과병원이 ESG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세계치과의사연맹(FDI) 역시 ‘지속가능한(Sustainable) 구강 건강관리에 대한 정책 선언’을 통해 환자 복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환경 보호를 위해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또 매년 총회에서 개인 또는 치과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는 ESG가 지향하는 가치와 직결된다.


# 생태계 속 상생·시너지 모색 ‘첫 발’
사실 치과를 비롯한 의료기관 ESG 활동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아직 확립돼 있지 않다. 다만 단순히 ‘치료 잘하는 병원’을 넘어 의료 활동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병원’으로 한 단계 높은 지향점이 요구된다.


즉, 하나로 커다랗게 연결된 생태계 속에서 의료기관과 관계를 맺고 있는 주체들과의 상생 및 시너지를 얻을 방안을 모색하는 접근 방식으로 정리된다.


특히 치과 ESG 시작은 우리 치과에서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나가며, 그 과정에서 주변 환경을 고려하고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더하는 행위로 수렴된다.


이는 이전까지 강조되던 원칙과 항목을 좀 더 조직적·의식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선 ‘E(환경)’는 의료폐기물 줄이기, 개인 컵 사용, 일회용품 감축, 태양광 발전 등이 언급된다. 병원 내 페이퍼 위주의 회의에서 페이퍼리스(종이가 없는) 회의로 전환하고, 환자에게 발급하는 진료비 상세 내역 양식도 개선해 용지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 우선 꼽힌다.


‘S(사회)’는 지역사회 기여, 환자 만족도 제고,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봉사,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 및 상생 방안 모색 등이 해당할 것이다.


‘G(지배구조)’는 의료법인의 경우 외부감사를 통한 병원 경영 윤리 실천이 있다. 또 직원 참여를 확대한 투명한 의사결정, 공정한 인사제도 도입, 정보공개 확대 등이 있다.


#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 전파”
소규모 창업이 주를 이루는 치과 개원가에도 ESG 경영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ESG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의료 소비자인 환자들도 치과 선택에 있어 얼마나 ESG 경영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요구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환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한 진료와 사회적 가치 중심 활동을 통해 병원의 가치와 비전을 확립하고, 구성원들과 이를 공유해 좀 더 능동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면할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 치과 개원가를 비롯한 의료기관의 ESG 경영확산은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의료기관 인증 및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ESG 적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기관 ESG 활동 모델 개발 연구에 나서는 등 관련된 움직임이 이미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바탕으로 ESG 경영이 사회적 요구와 결합할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지난 2021년 당시 서울대치과병원장으로 재직 중 우리나라 의료계에 ‘ESG 전도사’ 역할을 한 구 영 치병협 회장은 개원가의 ESG 확산 필요성에 대해 “환경과 사회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기관은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국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각 기관의 가치와 브랜드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치과 개원가도 글로벌 이슈인, 환경, 사회, 투명경영에 가치를 두고 운영한다면, 각 의료기관의 지속가능한(Sustainable) 발전을 견인하고,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 치과 의료인의 사회적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