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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체제의 시작과 임플란트의 도입

나정원 박사의 생생한 북한 치과 소식(1)

북한 치과와 치의학의 뿌리는 남한과 다를 수 없다. 그러나 해방 후 70여 년이 흘러 이질적인 체제로 인해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체계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치과,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통일에 대한 인식과 시대적 환경도 변화한 지금, 북한과 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범조선인의 구강건강과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김정은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 치과, 치의학의 변화를 추적한 동향을 10회에 걸쳐 매달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나정원 박사

 

-現 서울평양뉴스 통일연구소 부소장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주요 연구: 《해방후 한국기업의 사유화에 관한 연구》,

《소유잠재성으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대안 연구》

-저서:《소유잠재성-소유의 알고리즘과 획득가능성 고찰》,

《통일시대 가치창출이 기대되는 북한의 산업시설, 공장, 기업소》,

《북한의 레저·관광산업》,《북한투자가이드》,

《김정은시대 북한 기업 혁신 연구》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이었던 2010년 북한에서 나온 하나의 뉴스는 전세계를 주목하게 했다. 당시 20대 청년에 불과했던 김정은이 그의 부친 김정일에 이어 북한의 세 번째 후계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후 후계자로서 행보를 보인 김정은은 2년 뒤 공식적인 북한의 최고통치자가 되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세습적 성격을 가지는 체제였지만, 집권 초기 성과를 보여줘야 했던 김정은이 후계자 시기 선택한 노선은 세계적 추세에 따른 발전이었다. 이 시기 나온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의 선전구호는 김정은 후계자 시기와 집권 초기였던 2010년~2016년 4월까지의 북한을 잘 보여주는 문구였다.

 

2010년 하반기부터 북한은 회색 콘크리트 건물과 획일화된 복장 등의 기존 이미지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변화가 관측되었다. 김일성 생일 등 기념일 야간에는 《축포야회》로 지칭되는 불꽃놀이가 진행되었고, 만수대지구 10만호 살림집 중 일부는 외관에 야간 조명을 장식하였으며, 공사현장의 고층 건물에서는 용접을 통하여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꽃들이 전파를 탔다.

 

 

동시에 국가산업미술전당(2012.05) 건립 등 산업미술(산업디자인)에 관한 국가적 지원과 야간개장이 가능한 개선청년공원의 완공(2010.04), 그리고 은하수관현악단에 이은 모란봉악단의 화려한 공연의 흐름 속에서, 세계적 수준의 발전을 이룩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치과 부문 임플란트 기술도입 부문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다.

 

학술적으로 2010년 리천일의 《측벽접근상악동저쳐들기임플란트수술에 대한 림상적연구》와《ITI-구강임플란트에 대한 림상적연구》 2건이 최초로 게재된 것을 비롯하여, 2011년 배재선의《구강교정용미세임플란트고정원의 실험적 및 림상적연구》 1건 이후, 2012년과 2013년을 제외하고, 2014년도 2건, 2015년 6건 등 다수의 치과 임플란트 후속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본격적으로 치과 임플란트 시술이 행해진 것은 언제부터일까? 그 해답은 북한의 관영 매체에서 보도한《라선시 구강병예방원에서 선진적 치료방법 도입》뉴스의 내용을 통해 유추가 가능하다.『조선중앙TV』(2013.06.22. 20시 보도)

 

보도 내용에 따르면 라선시 구강예방원에서 최초로 이식보철방법(임플란트)을 구강병 치료에 도입하였는데, “이식체보철방법은 이식체를 적기에 심고 그것을 기준으로 하여 보철하여 쓰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이식보철로 치료받은 사람은 이식체가 직접 고정되었기 때문에 이식률 기능이 본래 자기 이빨기능과 거의 같아져 식사시 아무런 불편도 없을 뿐 아니라, 발음장애도 없고 얼굴변형도 없다.”고 부연하고 있다.

 

 

2010년 리천일의 연구의 제목에 ‘림상적 연구’임을 밝히고 있지만, 본 제목의 앞에(연구론문)이라고 표기한 점과, 2011년도 학술지에 실린 배재선의 임플란트 관련 연구가 ‘실험적’인 것임을 표현한 것임을 감안하였을 때, 임플란트가 실제 치과 치료에 도입된 시기는 2013년도 6월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북동부 국경에 위치한 라선시가 외국으로부터 의료설비를 들여오기에 적합하다는 점에서도, 북한에서 임플란트 치료가 본격화한 것은 김정은 집권 2년차였던 2013년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2013년 9월 완공단계에 이른 평양시 문수지구 류경구강병원에 김정은이 방문한 현장에서는 임플란트 치료가 가능한 구강종합치료기 30대가 도입되었음을 공개하였다.

 

세계적 추세에 맞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자 했던 김정은 집권 초기 북한 치과의료 최초의 성과는 김정은 2년차 이룩한 치과 분야 ‘임플란트 기술’의 도입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이후 북한 치과 임플란트 연구는 다양한 임상 주제로 진행되다가 2019년에 치과 임플란트 교육에 관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를 통해 북한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치과 임플란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위의 흐름에 맞게 2019년 하반기 이후 평양의학대학 학부개편이 이뤄졌으며, 치과의학부는 8개 강좌(치과보존학, 치주병학, 소아치과학, 안악면외과학, 얼굴성형외과학, 치과교정학, 치과보철학, 치과재료학), 3개 연구실(치과보존연구실, 치과임플란트연구실, 건강치과연구실)로 세분화 되었다. 보다 전문화된 연구영역으로 치과임플란트연구실이 생김에 따라, 치과 임플란트 기술의 전문성을 갖춘 의사들이 배출되고 있다. 그 결과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병원 또한 초기에는 평양시와 라선시에 국한되었지만, 현재는 삼지연시를 비롯하여 일부 도급 병원들에서도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해당 기고는 2023년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재원으로 통일기반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결과물임. 한동헌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