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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하고 지속적이어야 ‘진료 봉사 참 맛’ 알아”

시작장애인·노숙자·외국인 근로자 등 무료 진료 30년
2003년부터 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 치·의·한 진료 선봉 
■2024 올해의 치과인상 봉사 개인 부문 - 변영남 원장

“훌륭하게 봉사에 임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수상자로 선정돼 한편으론 외람되고 죄송한 마음도 듭니다. 계속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라는 격려로 알겠습니다. 수상을 하는데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12월 22일, 2024 올해의 치과인상(봉사개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변영남 원장이 왕십리에 위치한 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이하 센터)에서 치과진료봉사를 하고 있었다. 변영남 원장은 지난해 회기역 인근에서 50여 년 간 개원해 오던 성신치과의원을 닫고 현재 주말 진료봉사에만 나서고 있다.  


변 원장은 센터에서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21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진료에 나서고 있다. 매월 둘째주와 넷째주 일요일마다 15명 안팎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충치, 잇몸치료, 스케일링, 발치 등의 진료를 해 주고 있다. 특히, 변 원장은 처음 센터에서 진료를 시작하며 한양대병원 내과팀과 카톨릭 치과의사들을 섭외해 종합적인 진료가 이뤄질 수 있게 했으며, 현재까지도 내과, 한의과 의사들과 함께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필리핀 등 각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등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하며 매년 360여 명을 진료하고 있다.  


변영남 원장은 “낯선 이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외국인, 그 가족들에게는 작은 손길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몽골인들은 한방 진료를 좋아해 한의과 선생님을 모시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며 “센터를 통해 외국인들이 언어나 컴퓨터 등도 배우고 법률적인 지원을 받기도 한다. 여기서 기본적인 치과진료로 도움을 더할 수 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센터에서의 활동을 인정받아 변영남 원장은 지난 2023년 5월 ‘제16회 세계인의 날 기념식’에서 서울특별시장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변 원장이 본격적으로 진료 봉사에 나선 것은 지난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원동 시각장애인진료센터에서 故 기창덕 선생과 함께 치과진료 봉사를 한 것이 시작이었다. 또 변 원장은 성가복지병원 치과에서도 30여 년 간 진료봉사를 하며 노숙자와 장애인 등을 어루만졌다.  

 

"힘들지만 하면 할수록 보람된 일
봉사 모든 순간이 기쁨으로 기억
힘 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은 계속
이제 다른 큰 일 하기보다는
묵묵히 후배들 앞날 응원하고 싶어"


변영남 원장은 “봉사활동을 하는 순간에는 힘들기도 하지만 하면 할수록 보람된 일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맛을 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모두 기쁨의 순간으로 기억된다”며 “봉사활동은 무엇보다 꾸준하게 하는 연속성이 중요한 것 같다.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치과의사라면 조금씩이라도 계속하며 그 참 의미를 맛보는 순간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치협 치무·공보이사 재임, 불법 치과진료 척결 앞장
이렇게 삶에서 꾸준함의 가치를 실천해 온 변 원장에게는 서울치대 졸업(23회) 후 한 자리에서 50여 년 개원해 왔던 성신치과에서 환자들과 쌓은 추억, 그리고 치협 공보이사, 치무이사, 협회사편찬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쌓은 회무도 빼 놓을 수 없는 이력이다. 


치협 치무이사 재임 시(1986~1988년) ‘한국인 치과질환 실태조사’ 및 ‘기공소 실태조사’를 통해 무자격자의 불법진료 척결에 기여했으며, 공보이사 재임 시(1993~1996년) 필리핀 치대 교육현황에 대한 현지답사를 실시해 그 현황을 책자로 제작해 행정부처와 언론기간에 배포했다. 특히, 치의신보 독립채산제의 기틀을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다. 


그런 만큼 새해 치협 100주년의 역사를 기념하는데도 누구보다 열정을 갖고 관련 행사의 성공개최를 기원하고 있다.    

 
특히, 치협 100주년 기념식에 맞춰 오는 3월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치과의사 함석태 선생의 전기를 출판하기 위해 막바지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변영남 원장은 “치과의사로서의 함석태, 고미술 수장가로서의 함석태, 애국자로서의 함석태 선생의 정신을 제대로 알고 기려야 한다. 그것이 치협 100년 역사의 시작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100년도 계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치협이 많이 발전하고 성숙해 치과의사들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장기요양기관 평가기준에 ‘구강관리’ 항목이 신설되도록 한 것은 치협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다”며 “요양원 등 시설 입소, 재가노인들의 구강건강이 열악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관리 부분에서 치과의사들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이렇게 치과의사들의 역할을 계속해 확대하고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데 더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변 원장은 “이제는 치협이 AI 시대도 대비해야 한다. 진단과 치료영역에서는 물론, 치과 재료에 있어서도 AI가 접목돼 치과 진료 현장을 바꿀 것이다. 이런 미래에 대해서도 치협이 많은 관심을 갖고 대응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변영남 원장은 “봉사활동이야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할 계획이고, 이제는 다른 큰일을 하기보다는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응원해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후배들이 치과의사란 직업을 갖고 살아가며 우리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해 주길 바란다. 주변의 선후배 동료들에게 다시 한번 큰 상을 준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