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장마 후 이어진 118년 만의 폭염이 치과 환자 감소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임플란트 수술의 경우 7월 들어 더위를 이유로 돌연 예약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경향이 확연해졌다.
최근 치과 개원가에 따르면 기온이 올라갈수록 임플란트 수술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양상은 상대적으로 고령층 환자일 경우 더 뚜렷하다는 게 일선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고온과 높아진 불쾌지수가 노년층 치과 방문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시각인데, 지난 2018년, 2021년 등 3년 간격의 기록적 폭염 당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환자 감소를 호소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았다.
예년에 비해 빨리 찾아온 폭염에 환자 내원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만큼 개원가의 시름도 늘고 있다. 실제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불황에 더위까지 겹친 치과 개원가의 표정은 편치 않았다. 체감 온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오후 시간대에는 웬만한 치과 대기실에서 환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수도권 소재 한 치과 관계자는 “내일이 예약인데 더워서 수술을 못 받겠다고 한다”며 “날이 좀 선선해지면 받겠다는건데 설득을 해 봐도 마음을 돌리지 않아 결국 몇 달 연기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일 취소나 ‘노쇼’도 적지 않다. 인근의 또 다른 치과 관계자는 “오후에 수술이 잡혀 있는데 날씨를 이유로 당일 오전에 취소 연락을 하거나 아예 예고 없이 오지 않는 경우도 최근 들어 꽤 된다”며 “덥다고 무작정 시술을 미루면 상태가 나빠져 오히려 환자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해도 어르신들의 경우 취소 건수가 훨씬 더 많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때 이른 폭염이 환자들의 내원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수술 예후에 대한 걱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상당수 고령층 환자들은 덥고 습한 상황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하면 잘 아물지 않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술을 미루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개원가의 전언이다.
실제로 일부 맘카페나 오픈 커뮤니티 등에서는 무더운 날씨 속 임플란트 시술의 적절성 여부를 문의하거나 아예 가을로 시술 자체를 연기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최근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선 치과들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최근 ‘여름에 임플란트를 하면 안 된다는 건 오해’라는 홍보 문구와 더불어 이같은 상황에 대한 의학적 견해를 병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상 기온이 계속되면서 치과 환자들이 이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는 지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와 치과 개원 시장의 양극화 등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기저에 깔려 있겠지만 당분간은 폭염이 환자 감소의 원흉으로 회자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