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분위기가 심상찮다. 이러다 큰일 날 것 같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서울의 한 치과 원장이 평가한 현재 임플란트 진료실 기류다. 이러한 분위기가 단순 우려에 그치지 않고, 통계상으로도 나타나 개원가에 위기감이 더욱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은 최근 ‘2020~2024년 눈여겨봐야 할 진료 행위 통계’를 통해 65세 이상 급여 임플란트 및 틀니 현황을 공개했다. 특히 이 가운데 임플란트 진료 성장세가 최근 2년 새 눈에 띄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20~2021년 사이 급여 임플란트는 ▲환자 수 3만8625명 ▲사용량 11만6000회 ▲진료 금액 596억 원 증가했다. 이어 2021~2022년에도 ▲환자 수 5만172명 ▲사용량 16만1433회 ▲진료 금액 881억 원 늘며 원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2023년 들어 한풀 꺾이더니, 2024년에는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나타났다. 지난 2022~2023년 각 항목의 증가량을 살펴보면 ▲환자 수 2만9442명 ▲사용량 7만7256회 ▲진료 금액 622억 원으로 나타났다. 진료 금액만 놓고 보면 평년 수준을 맴돌았으나, 환자 수는 약 3분의 1, 사용량은 많게는 절반 이상 성장세가 꺾인 모습이었다.
이듬해 낙차는 더욱 컸다. 2023~2024년 증감량을 보면 ▲환자 수 2610명 ▲사용량 -2만4500회 ▲진료 금액 252억 원으로 모든 항목이 대폭 줄었다. 이 가운데 환자 수는 2021~2022년도와 비교하면 차이가 무려 19배가량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사용량은 마이너스 성장했으며, 진료 금액도 예년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 광주·전라·제주·세종 ‘빨간불’
특히 지역별 현황을 들여다보면 지난해 침체 현상이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 2023~2024년 전국 17개 시·도 증감률에서는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의 5개 지역이 ‘환자 수’, ‘총 사용량’, ‘진료 금액’의 3개 지표에서 모두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하며 적신호를 켰다.
지표별 변동량(환자 수, 총 사용량, 진료 금액 순)은 ▲광주광역시 –537명, -3700회, -5억 원 ▲전라남도 –944명, -6159회, -12억3000만 원 ▲전라북도 –620명, -3447회, -5200만 원 ▲제주특별자치도 –408명, -1498회, -2억6000만 원 ▲세종특별자치시 –89명, -428회, -5400만 원 등이다.
문제는 이 밖의 지역도 과반이 1개 이상 지표에서 하락했다는 점이다. ▲서울특별시 ▲대전광역시는 ‘환자 수’, ‘총 사용량’의 2개 지표에서 마이너스 성장했다. 또 ▲경기도 ▲경상북도도 ‘총 사용량’에서 마이너스 성장했다. 즉, 전국 17개 시·도 중 3분의 2에 달하는 11개 지역이 최소 1개 이상 지표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뜻이다.
반면, 성장한 6개 지역은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강원특별자치도 ▲경상남도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 지역 또한 예년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 틀니 지표 개선, 진료 금액은 증가
이처럼 임플란트가 침체한 기간 동안 급여 틀니 지표는 개선됐다. 특히 진료 금액은 계속된 마이너스 지표를 뒤집고 오히려 상승했다.
연도별 증감량 추이를 살펴보면 2020~2021년 ▲환자 수 –1만5634명 ▲사용량 –13만4706회 ▲진료 금액 –204억 원, 2021~2022년 ▲환자 수 –1만1153명 ▲사용량 –8만9682회 ▲진료 금액 –111억 원 등으로 해마다 줄었다.
하지만 2023년 들어 반등하며, 2022~2023년 ▲환자 수(–3792명)와 ▲사용량(–1만6575회)의 감소 폭이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진료 금액은 65억 원 늘었다. 또 2023~2024년에는 ▲환자 수(-4872명)와 ▲사용량(-3만2430회) ▲진료 금액(54억 원) 모두 소폭 기세가 꺾였으나, 여전히 예년과 비교하면 개선된 지표를 보였다.
이처럼 틀니 지표가 개선된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수가 인상을 들었다. 경기가 침체하며 임플란트 대신 틀니를 선택하는 환자들이 늘어났고, 여기에 매년 인상되는 수가가 더해지며, 이와 같은 지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틀니 지표 개선이 가장 크게 이뤄진 지역은 ▲인천광역시 ▲울산광역시 ▲강원특별자치도 등 3개 지역이었다. 이들 3개 지역은 지난 2024년 ‘환자 수’, ‘총 사용량’, ‘진료 금액’ 등 전 지표가 직전년도보다 우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