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물리학이 뉴턴과 아인슈타인을 통해 발전해왔듯, 의학 또한 오랜 세월 동안 인류의 생존과 문명을 지탱해온 축 중 하나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의학은 단순한 병의 치료를 넘어, 전염병의 확산을 막고, 제국의 부흥과 몰락에 영향을 주었으며, 심지어 사회제도와 윤리의식까지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페스트는 중세 유럽을 바꾸었고, 두창(천연두) 백신의 등장은 공중보건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한 가지 질병이 세계사를 바꾸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의학의 진보는 우연히 찾아온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 그리고 끊임없는 관찰과 기록, 실험과 토론의 결과입니다. 과거 의사들은 병의 원인을 모르고도 치료하려 애썼고, 의학자들은 해부학과 생리학의 세계로 들어가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의학적 지식의 확장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철학적 통찰이자 역사적 성찰이기도 합니다. 책을 통해 의학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일은 단지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왜 이 치료법이 중요하게 되었는가’, ‘어떤 시행착오 속에서 지금의 표준이 생겨났는가’를 이해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진료실에서 환자와 마주할 때, 한층 깊이 있는 공감과 설명, 그리고 책임 있는 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이해하기 위한 렌즈입니다. 의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과학과 인문학, 기술과 성찰을 통해 생각하는 힘 키워
환자를 마주하는 모든 순간 마다 꼭 필요한 통찰 제시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지상의책, 2025
이 책은 의학사를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라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신화와 주술, 4체액설, 해부병리학, 분자의학, 정밀의학에 이르기까지 관점의 전환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의학의 발전이 단순한 과학 기술의 진보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질병에 대한 오해와 오류,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온 수많은 시행착오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지금의 의학’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특히 의료인에게 의미가 큽니다. 정밀의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환자 개개인의 삶과 병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고민하게 만들며, 과학의 진보가 반드시 인문학적 성찰과 함께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치과의사나 의료인에게는 더욱 중요한 주제입니다. 치료는 과학의 문제이자 동시에 사람을 대하는 일이며, 환자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할지에 대한 깊은 통찰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사실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 훈련을 가능하게 해주는 매우 유익한 동반자입니다. 의학의 본질에 대해 묻고 답하며, 더 나은 질문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 과학과 인문학, 기술과 성찰을 잇는 이 책은 지금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치과 진료실 안에서 환자를 마주하는 모든 순간에도, 이 책의 사유는 유효합니다.
‘그때 그 약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의 운명은 어디로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사람과나무사이, 2025
인류의 역사를 질병과 약의 투쟁으로 풀어낸 흥미로운 교양서입니다. 책은 괴혈병, 말라리아, 매독 같은 치명적 질병이 역사적 전환점에서 어떤 파급력을 가졌는지 설명하며, 비타민C, 퀴닌, 살바르산 같은 약이 어떻게 그 위협을 막아냈는지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줍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이 책은 ‘그때 그 약이 없었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역사의 흐름을 다르게 상상해보는 지적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예컨대, 비타민C가 없었다면 대항해 시대의 지도는 지금과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약은 인간만이 아니라 동물도 활용하며, 고대에는 똥, 피, 곰팡이 같은 ‘쓰레기 약’조차 치료의 일환이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단순한 약물 이야기 이상의 인문학적 통찰을 제공합니다. 책에 등장하는 10가지 약은 단순한 치료제가 아니라, 전쟁과 제국, 사회 변화의 키를 쥐고 있었던 존재들입니다. 특히 살바르산, 페니실린, 아스피린 같은 약은 의학뿐 아니라 인간사의 운명을 바꾸었습니다. 방대한 역사적 사실과 의학적 정보, 그리고 상상력까지 어우러져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약’이 실제로 얼마나 위대한 역할을 해왔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질병과 약의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생존과 존엄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그 서사를 쉽고 풍성하게 풀어냅니다. 약이 만든 또 다른 세계사, 알고 보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성공한 리더들이 미술관에 가는 이유
‘보이는 것 너머’를 읽는 감각 확장과 기회 포착 전략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 센시오, 2025
예술은 리더의 감각을 확장시키는 도구입니다. 제프 베이조스, RM, 정태영 등 세계적인 리더들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미술관을 찾는 이유는 단순한 취미나 휴식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책은 그들이 왜 예술 앞에 서는지를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입니다.
저자는 도쿄예술대학 교수이자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기획자로, 예술과 경영을 넘나드는 실전적 통찰을 제시합니다. 앤디 워홀, 마르셀 뒤샹, 요제프 보이스 등의 작품을 통해, ‘보이는 것 너머’를 읽는 리더의 감각을 강조합니다. BMW, 로에베, 벤츠 등 글로벌 기업들이 예술과 협업하여 얻은 전략적 성과는 치과의사와 같은 전문 직업인에게도 새로운 자극이 됩니다. 숫자에 갇힌 사고에서 벗어나 감각의 근육을 회복하는 일은, 정확성과 반복을 중시하는 의료 직군일수록 더 중요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미술 입문서가 아니라, 예술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서입니다. 예술은 현실을 잊는 탈출구가 아니라,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시선의 시작점입니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가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