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가상현실(VR) 기반 실시간 자세 피드백 시스템이 치과 진료 자세를 개선하는 데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연구팀이 ‘VR-RET(Virtual Reality–based Real-time Ergonomics Training)’ 시스템의 교육 효과를 분석한 결과, 실시간 피드백을 받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고위험 자세가 절반가량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치과의사연맹(FDI) 공식 저널인 ‘International Dental Journal’ 12월호에 실렸다.
연구는 국내 3개 치과대학 학생 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는 VR-RET로 실시간 자세 피드백을 받는 실험군과 피드백 없이 임상 실습을 수행하는 대조군으로 나뉘었다.
학생들은 모두 VR 환경에서 상악부 스케일링 실습을 수행했고, 작업부하 평가 도구인 RULA(Rapid Upper Limb Assessment)를 기반으로 임상 자세의 위험도를 평가 받았다.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에 무리가 되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VR-RET는 모션트래킹 센서로 학생의 머리, 어깨, 팔꿈치, 손목 움직임을 감지하고, 위험 자세가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즉각 시각·청각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고위험 자세가 3초 이상 유지되면 경고음이 울리고, RULA 7점 구간에서는 더 빈번한 청각 경고가 발생하도록 설계해 즉각적인 자세 수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실험군의 고위험 자세(RULA 6~7점) 비율은 중재하는 동안 50%에서 21%로 감소했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세(RULA 3~4점) 비율은 28%에서 54%로 증가했다. 반면 대조군은 단계별 변화가 거의 없었다. 중재 종료 후 피드백을 없애도 실험군의 자세 개선 효과는 상당 부분 유지됐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교수의 간헐적 지도로는 잡아내기 어려운 잘못된 진료 자세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스스로 교정하도록 돕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학습자의 자세 데이터를 축적해 개별 패턴을 분석하는 AI 모듈을 탑재한다면, 술식 난이도와 피로도에 따라 조정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나쁜 자세를 조기 탐지하는 등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