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사모’에 이어 두번째 창립공연 나서
“우리 졸업 후에 폼 나는 연극무대를 꼭 가져보자.”
연극을 뜨겁게 사랑했던 경희치대 연극동아리 출신 개원의들이 그들 자신과 선·
후배들에게 다짐했던 약속을 20여년 만에 지키게 됐다.
경희치대 연극부 졸업생 25명은 지난해 12월 19일 모임을 갖고 연극모임 ‘연경’을
창립하는 한편, 4월 5일부터 8일까지 6회에 걸쳐 대학로 소재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창립공연을 갖기로 했다.
이번 ‘연경’의 창립공연은 치과의사들로만 구성된 연극모임 ‘연극을 사랑하는
치과의사모임’(연사모)공연에 이어 두 번째.
“경희치대에는 연극동아리 ‘막’이 있습니다. 20여년동안 ‘막’을 거친 졸업생만 해도
이제 70여명이나 되지요. 연극 동아리 ‘막’의 졸업생 모임 ‘연경’ 멤버들은 그 동안
정기모임 때마다 꼭 연극무대를 한번 올리자고 다짐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바쁜 병원생활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는 4월에야 창립공연을 열게 됐습니다. 20여년전
자신과 선·후배들에게 약속했던 일을 이루게 돼 기쁩니다.”
이번 창립공연 기획을 맡고 있는 홍영안 원장(경기도 군포시 홍치과)은 생각할수록 감회가
새롭게 다가온다고 했다.
4월 창립공연 때 공연할 작품은 이만희작 ‘아름다운 거리’.
지난해 대학로 공연때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히트작으로 배우 3명이 출연, 중년에 느끼는
고뇌와 친구간의 우정을 피력한 작품이다.
‘아름다운 거리’를 공연키 위한 에피소드도 남다르다. 워낙 인기작품이다 보니 기성극단인
‘천지인’도 눈독을 들이고 있었고, 작가 허락을 얻기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찾아가기를 몇번... 작가 이만희 씨는 아마추어가 공연하면 작품을 망친다는 위험부담에도
불구,‘연경’멤버들의 순수한 연극사랑 열정에 쾌히 승낙했다.
요즘 공연에 참여하는‘연경’멤버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난 1월초부터 작품분석에
들어가 대본연습 등 주6회 연습이라는 강행군을 강남 리버사이트 호텔 맞은편 1층 생식원이
있는 건물 3층에서 펼치고 있다.
이들은 경희치대 연극동아리 ‘막’의 명예를 걸었다. 후배들과 동료치과의사들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공연 예산도 현재로선 넉넉한편. 경희치대 동문들의
후원덕택에 2500만원 정도는 일단 예정된 상태다.
“연경 대표는 7회 졸업생인 한기림 원장이고 연출은 8회 민원기 원장, 조연출엔
오정란(25회)원장. 배역 배우로는 박경일(16회), 이수형(27회) 홍소미(20회) 원장과 그외 많은
‘연경’ 멤버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진료에 바빠 여유가 없는 치과의사들에게
문화적 향기를 맡게 해주고 싶어요. 순수한 아마추어 연극모임 ‘연경’의 20여년만의
비상을 지켜봐 주세요.”
<박동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