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어떤 모습이 아름다운 얼굴일까? 하고 골똘히 생각해 본 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다. 화장기 하나 없지만 인자하면서도 속 깊은 저 모습이 바로 아름다운 얼굴인줄 알지만 나도 저렇게 늙을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사십대 이후의 얼굴 모습은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얘기가 있듯이 요즘 들어 아침이면 자꾸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가 늙어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 첫 번째가 흰 머리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작년 봄 까지는 어쩌다 한번씩 집사람과 얘기를 하면서 흰머리를 뽑으면 하얀 색깔의 머리는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 흰머리를 뽑는다는 것은 대머리가 될까봐 엄두도 못낼 지경이다. 두 번째는 눈가에 잔주름이 많아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흰 머리나 눈가에 주름이 느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전체적으로 얼굴에 풍기는 멋은 그렇게 너그럽고 인자하게 보이지 않는데 있다. 그래도 웃을때면 그런대로 봐줄 수 있지만 조금만 언짢은 일이 있으면 금방 상대방이 눈치 챌 정도로 변해버리는 얼굴을 보면 아직도 인생의 참 맛을 모르거나 젊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전에 집사람이 며칠간 집을 비운 사이 세 살짜리 조카와 함께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아주 어색하게 굴더니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부터 퇴근하고 집에 오면 외삼촌이라는 단어를 어설프게 부르고 가슴에 안기면서 어리광을 부리는 해맑은 모습의 얼굴을 보면서 아 이 얼굴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티없이 맑은 얼굴이구나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허나 조금만 큰 소리로 부르거나 좋지 않은 눈치를 보내면 덥썩 주저앉아 우는 모습을 볼 때는 그렇게 싫지 않은 앙증스런 이쁜 얼굴이었다. 얼마나 많이 좋지 못한 일을 보았거나 생각했으면, 벌써 오십 전에 점점 아름답지 못한 얼굴로 변하는 것을 보며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져만 간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얼굴이 될까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될 수 있으면 많이 웃고 즐겁게 살자는 생각으로 왠만하면 웃으며 지내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고 욕심을 내지 않으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상대방에게 항상 내 탓이요를 생각하며 용서하는 너그러움을 가지려고 하며 또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아름다운 생각일 듯 싶다. 그리고 인내하고 양보하고 반성하며 모든 일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면 저절로! 아름다운 얼굴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느 노 수필가 선생님의 아름다운 얼굴이 되기위한 조건이 생각난다. 첫째, 착하게 살아온 과거. 둘째, 진실된 마음. 셋째, 소박한 마음씨. 넷째, 아직도 가지고 있는 희망 등 이 네가지가 충족하였을 때 비로소 넉넉하고 수더분한 사람 좋은 아름다운 얼굴이 된다니 나는 과연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를 반성해 본다. 그렇다. 평소에 좋은 마음씨를 가지며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여유있는 넉넉한 얼굴이야 말로 가장 값진 아름다운 얼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