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치의 80% 수준 고작
미국에서 고소득 전문 직종일수록 흑백 차별이 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미국사회학리뷰’에 발표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변호사, 치과의사, 의사, 증권 금융서비스 매니저 등 고급 직종일수록 흑인이 백인 동료에 비해 낮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근로자 100만명 이상의 자료를 분석한 이 연구는 기존 연구와 달리 인종간의 전반적인 소득격차만이 아니라 동일 직종 내에서도 흑백간 소득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동일한 교육과 경력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흑인과 백인간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470여개 직종 가운데 흑백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 직종은 증권 금융 판매 부문이었다.
흑인의 소득은 백인의 72%에 불과했다. 또 흑인 치과의사는 백인 치과의사의 80%, 흑인 변호사는 백인 변호사의 79%를 버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요리사, 운전사 등 저소득 직종에서는 흑인과 백인이 거의 같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직종에서는 임금이 대개 실적에 따라 결정되고 인종은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연구자들은 분석했다.
매사추세츠대 노동경제학교수 크리스 틸리는 “보통 전문직일수록 차별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새로운 형태의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틸리 교수는 “고급 전문직으로 갈수록 백인이 다수이기 때문에 차별이 더 심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 담당자중 한 사람인 위스컨신대 사회학자 데바 페이저는 흑백간의 소득 불평등에 대해 “고용주들이 인종에 따라 특정 시장을 담당토록 하는 직종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흑인 직원에게는 상대적으로 저소득인 흑인고객들을 맡긴다는 것이다.
또 흑인 직원이 고소득 고객들을 맡지 못하는 데는 흑인은 백인보다 대인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믿는 관리자들의 선입견도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사회학교수 안 칼리버그는 “이 연구는 개인적 기능과 선택의 차이만으로는 흑백간의 불평등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