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l"지 최신호 게재
통증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유전자의 존재가 캐나다 연구팀에 의해 확인됐다.
유전적 조작으로 이 유전자를 제거시킨 마우스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한 결과 통증에 반응하는 정도가 획기적인(dramatic) 수준으로 감소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는 것.
즉, 유전적 조작을 가한 마우스들이 느끼는 통증은 유전자를 제거하지 않은 마우스들의 그것에 비해 최고 50%까지 완화된 수준의 것으로 사료된다는 설명이다.
토론토大와 토론토 아동병원·암젠社 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세포"誌(Cell) 최신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가 장차 말기암이나 만성적인 요통 등을 치료하는 ‘꿈의 진통제’가 개발되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 것으로 사료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같은 내용은 다양한 형태의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광범위한 진통제 또는 진통치료법이 부재한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주목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이름을 ‘DREAM’이라고 붙였다. ‘DREAM’이란 명령하달 길항조절제(downstream regulatory element antagonistic modulator)의 이니셜에서 따온 말.
이 ‘DREAM 유전자’는 고통이나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체내에서 이에 대한 반응으로 통증을 경감시키기 위해 분비되는 케미컬인 디노르핀(dynorphin)의 생성을 차단하는 작용을 지녔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논문작성을 주도했던 학자로 현재 토론토大 통증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인 마이클 솔터 교수는 “마우스들에게서 이 유전자를 제거한 결과 척수에서 디노르핀 생성량이 증가하면서 모든 유형의 통증에 대한 반응도가 뚜렷이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척수는 뇌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곳으로 통증이 메시지의 형태로 전달되는 통로이다.
솔터 교수는 또 “이번 연구에 사용된 마우스들은 디노르핀에 대해 의존성(또는 습관성)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DREAM 유전자가 DNA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거나, 단지 DREAM 유전자의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기전을 지닌 약물로 장차 개발되어 나올 새로운 진통제는 의존성을 유발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모르핀 등 기존의 진통제들에 비해 확실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