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전국은 반미, 항미 감정으로 뜨겁다.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효순, 미선 두 여중생의 피의자 미군 무죄 판결이후 국민의 분노 및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식시위에 이어 철모르는 어린 초등학교 여학생마저 다시 재판을 요구하며 혈서까지 썼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미국이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며 부시 미대통령의 사과표명까지 전해왔으나 국민의 분개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6월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들의 붉은색으로 물들었던 광화문 거리는 연일 또다시 수만의 인파들이 모여 소리 없는 침묵의 촛불시위를 벌임으로서 부시 미대통령의 공식사과와 관련자 유죄 판결 및 처벌, 소파법 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1945년 일본군 무장해제를 시발로 한반도 주둔을 시작하여 대한민국의 탄생과 안보에 그 어떤 나라보다 막중한 버팀목이었던 미국과, 미국의 동북아전략을 위한 최대 발판인 한국과의 관계는 이번 사건으로 지난 반세기 역사 이후 가장 심각한 지경에 빠져들고 말았다.
SOFA 즉 한미 주둔군 지위 협정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할 법이다. 인명존중과 사법정의가 우선한다는 미국이라는 나라 법이 왜 주둔지인 이 땅에서는 도무지 지켜지고 있지 않단 말인가?
그동안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크고 작은 사건들이 정당한 재판 하나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쩍 사라졌다면 분개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같은 혈맹이라 하나 혈맹다운 대우를 받지 못했고, 주권 국가라 하나 주권국가로서의 권리를 당당하게 내세우지 못하는 힘없는 나라였다.
지난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오노 사건이후 맥도날드 불매운동을 시작으로 진행된 반미 감정은 주한미군 철수라는 극한으로까지 치달았다. 그러나 북한의 핵 시설 보유 문제와 함께 국가안보와 직접 관련이 될 수 있는 이 문제는 매우 조심스럽게 거론되어져야 할 국가사항이다.
지금은 IMF 외환 위기이후 급속도로 떨어진 국가신용등급을 서서이 끌어올리는 시점이 아닌가? 세계 많은 나라에서 고개를 들고있는 반미 감정을 내세우기에는 해마다 최고치를 자랑하는 미국유학실태는 놔두더라도 대학가와 우리 문화 깊숙이 차지해버린 스타벅스와 TGI로 대변되는 미 식문화 식민지라는 오명부터 씻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정부는 끓어오르는 반미의 불길을 막고, 국민의 인권옹호와 권익보호에 앞장서서 보다 평등한 한미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 이제껏 미국이라는 나라 앞에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의 위상이 지난 월드컵의 기적처럼 다시 살아나 하루빨리 국민적 자존심을 돼 찾을 수 있도록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