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와 토호쿠 등 일부 의과대학의 대학원생 상당수가 병원에 명의를 대여해온 사실이 지난달 22일 일본 문부과학성에 의해 밝혀졌다.
문부성 관계자는 “기존에도 명의 대여에 대한 보고가 있어온 것이 사실이나 이번 조사결과 그동안의 보고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관계자는 특히 “이들의 명의 대여가 진료보수 부당청구 등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계자는 “명의 대여의 배경에는 만성적인 의사부족에 허덕이는 지역의 실태와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보수 없이 진료를 맡아야 하는 대학원생들의 경제적 사정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학원생들은 의학부 6년 수료 후, 의사면허를 취득하고 몇 년간의 임상연수를 더 거친 후 대학원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30대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기본적으로 타병원에서의 아르바이트 등의 수입이 없으면 생활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의학부 대학원생의 상당수가 실험실 등에서의 연구와 더불어 대학병원에서의 진료도 실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나, 현재 이들의 진료 행위 자체가 연구의 연속이라는 이유로 무급 처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아울러 “홋카이도나 토호쿠는 심각한 의사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임에도 의료법에 명시된 의사 수의 기준에 못 미치게 되면 진료보수가 단계적으로 감액되게 돼 있어, 병원 수입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 때문에 병원들은 의사가 충분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대학원생 등 아르바이트 의사의 명의를 차용, 감액돼야 할 진료보수를 부당하게 청구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후생노동성에 의하면 지난해 의료법 기준에 준 하는 의사 수를 채운 병원은 전체의 4분의 3미만으로 일본 전역, 특히 홋카이도와 토호쿠 등에서는 심각한 의사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