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의학뉴스 전문 통신 헬스데이 뉴스는 지난 13일 미국 스탠퍼드 대 의과대학 데이비드 스피겔 박사가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인용 “‘수면의 질’이 체내의 각종 호르몬 균형에 변화를 가져오며 암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피겔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간의 24시간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는 두 가지 호르몬인 멜라토닌과 코르티솔이 암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수면 중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일종의 항산화물질로 대사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는 유해한 ‘활성산소’를 무력화시킨다.
스피겔 박사는 야근 등으로 인해 24시간 생체리듬이 파괴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든다”고 밝히고 “이는 세포의 DNA가 변이를 일으켜 암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멜라토닌은 또 유방암과 난소암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둔화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스피겔 박사는 밝혔다.
한편 새벽에 분비량이 절정에 이르고 낮에는 내내 줄어드는 코르티솔은 면역체계의 활동을 조절하는 호르몬 중 하나로 여기에는 암 세포와 싸우는 자연 킬러(살해) 세포라고 불리는 일단의 면역세포 활동이 포함된다고 스피겔 박사는 말했다.
스피겔 박사는 “코르티솔의 정상적인 사이클이 깨어져 새벽이 아닌 오후에 분비량이 최고에 이르는 유방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일찍 사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