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1개당 보존 비용 40년간 3만~5만엔
히로시마대 단네 가즈오 교수 연구
사랑니 등 자신의 건강한 치아를 냉동 보관해 뒀다가 차후 이를 재이식할 수 있도록 한 ‘치아은행(Teeth Bank)’이 일본서 출범했다.
일본 언론은 최근 히로시마대학원 단네 가즈오 교수가 지난 99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 지난해 5월 학내에 벤처기업을 설립한 가운데 최근 치아 재이식을 위한 준비를 완료 했다고 보도했다.
단네 교수 등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치아은행에는 수십 개의 치아가 예치돼 있으며 이 중 교정치료 과정서 발치된 치아 한 개를 예치한 10대 남성이 히로시마대학 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후, 올 가을경 최초로 재이식을 받게 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기존에도 발치 직후 본인에게 즉시 이식하는 기술은 있었지만 발치된 치아를 손상 없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발치한 치아를 방치해 둘 경우 치조골과 치아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치근막이 소실돼 장기간 보존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며 치아 발치 시 치근막이 상하거나 냉동 시 조직 내의 수분이 동결 혹은 용해돼 세포가 파괴되기 때문.
연구진은 이에 “치근막이 상한 치아에 콜라겐의 일종을 도포해 특수한 액체로 2~3주간 배양함으로써 치근막을 재생해 내는 기술을 개발 해 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약한 자기장을 가하면서 수일에 걸쳐 온도를 점차적으로 낮추면서 치아를 보관하면 최종적으로 영하 152℃에서 치아의 조직을 파괴하지 않고 냉동 보존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시술 비용은 아직 미정이지만, 보험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치아 1개당 보존비용은 40년간 3만~5만엔 선으로 추정되며 치료비를 포함하더라도 1개당 10만엔 이하의 비용이면 재이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존된 치아를 가공해 사랑니를 어금니로 만든다든지, 송곳니를 앞니로 만드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네 교수는 “치열교정이나 사고 등으로 인해 불가피 하게 발치한 치아인 경우 상태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의료 폐기물로 버려져 건강한 치아를 버리는 것이 아깝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며 “이번 치아은행 설립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치아를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