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성형 등 의료서비스 경쟁력 우위 불구
외국어 능력·해외 마케팅 부재 ‘걸림돌’
우리나라 의료산업은 치과,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 미용·성형 분야와 암치료 기술 등에 있어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는 ‘의료 품질 및 서비스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동북아 의료허브 육성’에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유명 대학병원 및 전문병원과 미용·성형을 중심으로 한 일부 개인병원에 치료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력에도 불구, 의료진의 외국어 소통능력 부족, 의료 서비스 정신과 마케팅 부재, 규제중심의 정부 정책과 획일적인 건보수가 등이 ‘동북아 의료허브 육성’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본부장 현오석)가 지난 13일 발표한 ‘동북아 의료허브 가능성과 추진과제’ 보고서에 따른 것.
보고서는 일단 한국의 동북아 의료허브 가능성과 관련 “‘의료 품질 및 서비스 가격’에 있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6대 암(위, 간, 폐, 대장, 유방, 자궁) 분야인 경우 완치율이 미국 수준이며 자궁경부암과 위암의 완치율은 각각 76.4%와 43.9%로 미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치과(임프란트, 악교정, 3차원 영상분석)의 경우 미국 대비 기술수준이 91%에 이르러 타과에 비해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밖에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도 미국 의료기술의 9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평균 의료비 수준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각각 10분의 1, 5분의 1 수준이며 싱가포르에 대비해서는 2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또 ‘의료품질 및 서비스 가격’ 경쟁력 요인에 기인해 치료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환자가 증가해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지난 2001년 5980명이던 외국인환자가 지난 2004년 1만1517명으로 92% 증가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3543명에서 5655명(60%), 서울대병원은 2338명에서 2989명(27.8%), 서울아산병원은 1008명에서 1758명(74%)으로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또 척추전문인 우리들병원, 불임 전문인 마리아 병원 등 일부 전문병원들의 경우도 독보적인 치료기술을 바탕으로 외국인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대치과병원에서도 치아치료와 관광을 겸하는 의료관광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
아울러 한류열풍으로 인한 한류스타 모방 성형수술 등도 추가적인 경쟁력 요소로 분석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국내 병원 의료진의 외국어 소통능력이 부족하고 의료 문화의 차이로 인해 사생활 보호가 잘 지켜지지 않는 등 서비스 정신이 떨어지며 해외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획일적인 수가제도와 영리법인 설립 불허 등의 규제는 병원들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및 가격 책정을 원천적으로 차단, 동북아 의료허브 육성의 발목의 잡고 있어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에 ▲의학전문 통역사 양성 ▲외국인환자 수진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외국인 환자의 만족도 조사 ▲경쟁력 있는 분야의 상품 개발 및 유치전략 수립을 통한 안정적 환자확보 ▲성형·미용수술 등에 대한 의료·관광 연계 지원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무역연구소 이인호 무역조정팀장은 “싱가포르, 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의료부문을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육성 중”이라며 “국내에서도 병원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영리법인 허용 등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