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토 간이치 교수 치협 학술대회 특강 ‘화제’
동창회 등 파벌다툼 교육 뒷전
치과의사 수 과잉 분쟁 불러
치전원식 대학원대학도 기피
“지금 일본 치과계는 혼란의 한가운데 있어 일본 근대 치과의학이 시작된 지 100년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사단법인 일본구강외과학회 이사장인 쯔루미대학 세토 간이치 교수가 지난 16일 치협 종합학술대회에서 ‘일본 치과의료의 실정과 전망’을 주제로한 특강이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강연내용 20, 21면>
세토 교수는 “일본의 경우 20세기 전반 치과의 발전이 의과보다 선행돼 세계 제일의 치과교육이 실행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면서 “그러나 최근 30년 치과학계는 거의 아무것도 창출해 내지 못하고 의과의 발전에 비해 겉돌고 있다”고 밝혀 상당한 충격을 줬다.
그 이유에 대해 세토 교수는 “치과가 의학의 한 분야인데도 치학은 전혀 별개의 영역을 만들어 성벽을 쌓아버렸고 현재의 교육시스템에 안주하고 의과와도 괴리되어 버렸다”면서 “치과계 구석까지도 학벌 동창회 일색으로 임원진 분쟁에 몰두하는 사이 어느새 과학으로부터 멀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치과대학의 난립과 입학정원의 준수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치과의사 수 초과로 억제가 곤란해졌으며, 치과의사의 질적 저하로 인해 국민들이 치과의사를 경시하는 풍조가 정착, 의과 치과사이의 오해와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 근본적인 원인으로 세토 교수는 “학문은 직업에 잠식되었으며 치과의사회는 학술적인 설득력을 잃어버려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면서 “교육기관은 운전면허학원으로 전락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세토 교수는 또 치과와 마찬가지로 의과도 옆에서 허덕이며 달리고 있다면서 그 원인으로 ▲의료정책의 안주와 대책의 혼란 ▲사회보험제도의 한계 ▲심각한 의사의 편중 ▲연수제도의 찬반과 젊은 연구자의 대학 기피 ▲의학교육의 질적 저하 ▲의료소송의 급증과 고도의료로부터 도피 ▲규제 속에서 폐쇄된 개발연구 등을 지적했다.
세토 교수는 “일본이 언젠가부터 세계에서 가장 빈약한 치과의사를 배출하는 국가가 되었다”며 “상황이 힘들어지면서 한층 의과와 치과 면허를 일원화하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직업을 넘은 지적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세토 교수의 강연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999년부터 29개교 중 11개 치과대학이 현재 우리나라가 8개교에서 치의학전문대학원을 시행하는 것과 같은 대학원대학으로 이행되고 있으나 점차 학생들의 대학원 기피현상이 현저해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906년(명치 39년) ‘의사법’과 같은 해에 ‘치과의사법’ 정부주도가 아닌 치과의사들의 노력에 의해 의원입법 되었으며, 1947년 6년제의 신학제 치과대학을 설립키로 결정됐다.
전문과목 표방과 관련, 1983년에 이미 교정치과와 소아치과의 표방이 허가되었으나 구강외과는 의과에서 반대해 표방하지 못하다 1996년에야 치과구강외과의 표방이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토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일본치과계와 한국 치과계를 비교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열정적인 강연을 펼쳤다.
한편 세토 교수는 “임플랜트를 졸업 전 교육으로 철저히 이행해야 하다”면서 “아울러 임플랜트의 일부를 국민의료로서 건강보험제도에 도입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로인해 국민들의 치과의료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의료에서의 치과의료가 확립되고 의과 각 분야와의 연계가 가능해 진다는 주장이다.
세토 교수의 강연을 들은 양정강 전 심평원 치과 상근심사위원은 “이렇게 보석같은 강의를 듣는 것은 처음일정도로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