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반영 못해 병원수익 악화요인 작용
개원가의 주요 치료재료 중 하나인 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개원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 가격 인상이 수익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이를 직접 수가에 적용시키기에는 현재 경영 여건이 매우 안 좋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개원을 하고 있는 유석규 원장은 “금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개원가에서는 이를 현실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치과가 점점 많아지고 경쟁이 격화되니 쉽게 수가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수가를 올렸다가 비싸다고 소문이라도 나게 될까 걱정이다. 수가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여기 저기 눈치를 보느라 올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값과 관련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2월 현재 900달러를 넘어서며 지난 2005년 400달러에 비해 두배가 넘게 증가했다. 게다가 금융전문가들은 금값이 15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금 투자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식을 줄 모르는 금값 상승과는 달리 수가는 제자리걸음이라는 것이 개원가의 목소리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사는 “금값 뿐만 아니라 물가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는 등 제반사항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없으니 개원의로서 갑갑하다”며 “금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도저히 수가를 올릴 수가 없다. 일부 대형병원에서는 덤핑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 개원가의 경쟁이 치열한데 어떤 배짱 좋은 치과의사가 금값 인상을 반영할 수 있겠나. 적자라고 보면 된다”고 하소연했다.
충남 천안에서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사는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사도 늘어나고 무소속 치과의사들도 늘어나고 있어 무한경쟁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며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해 담합 행위에 대한 조사를 한 바 있어 분위기가 민감한 상황이다. 그래서 그런지 개원의들 사이에서 금값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원장은 “요사이 금값 등 재료값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인건비 상승, 기공료 상승 등 경제적인 주변 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경기 불안 등으로 금값 상승은 당연하고 이런 상황에서 오른 금값으로 환자에게 보철 가격을 책정하고 내일 기공실로 보내도 가격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금값 인상이 개원가의 수익 악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자 개원가에서는 금 사용을 줄이고 레진이나 포셀린 등 대체 재료를 늘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랑구의 한 치과의사는 “금값이 많이 올라 가능하면 금을 사용 안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재료의 30%가 레진이나 포셀린으로 이동한 것 같다. 골드 인레이는 레진으로, 골드 크라운은 포셀린으로 진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금 재료를 취급하지 않는 소아치과나 교정과를 전문으로 하는 경우 금값 변동에 따른 체감이 적은 편이다.
구로구에서 전문 소아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모 원장은 “소아치과를 해서 그런지 금값 인상이 경영 악화 요인으로 크게 와닿지 않는다”며 “설마 금값이 올랐다고 운영에 많은 영향을 미칠까? 불경기라서 이유를 찾다보니 혹시 그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 업체, 금 하루 등락폭 커 탄력 적용 어려워
치과 재료 업체에서도 금값 인상으로 인해 난색을 표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합금업체인 우리동명 관계자는 “유로화와 미 달러 간의 힘겨루기에서 유동자금이 금리를 두고 유리한 곳으로 쏠리는데 헤지 수단으로 금 거래가 좋은 수익을 내는 고수익 상품이 됐다. 미국에서 금리를 0.2% 인하해도 금의 민감도는 굉장히 크다”며 “작년 한해 동안 금의 국제시세는 평균 14.8% 상승했으며, 재작년 한해 동안에는 35.1%가 상승했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11.9%, 재작년 25.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금값이 폭등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