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 어려움 그대로 투영
국가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 경고등이 켜지면서 치과병·의원의 개원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2000년도부터 현재까지 치과병·의원의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2008년도 상반기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의 경우 치과의원은 2.67%, 치과병원은 7.43%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표 참조>.
특히 2000년 이후 치과병·의원이 증가 추세를 보여 2004년과 2005년 상반기에는 치과의원 개원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2%, 4.54% 증가를 보였으나 올해에는 2%대의 증가율로 증가세가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2000년도 이후 치과병원과 치과의원 개원의 상관관계를 비교해보면 치과의원이 2%~3%대로 저조한 상승률을 보일 경우 상대적으로 치과병원의 개원 증가율이 10~3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치과의원이 4%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일 경우 상대적으로 치과병원의 개원 증가율은 한자리 숫자를 기록해 저조한 증가율을 보여 서로 음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8년의 경우 치과의원이 2%대의 저조한 증가율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치과병원도 함께 7%대의 저조한 증가율을 나타내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어려움이 치과병·의원의 개원시장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개원하고 있는 정민호 원장(서울 수 치과의원)은 “후배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는 모임이 있어서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이 있는데 경제 상황이 안 좋아 실제로 개원을 미루고 있는 후배들이 여러명 있다”며 “특히 개원을 미루는 경향은 여자 치과의사들이 남자 치과의사들보다 두드러지는 것 같다. 남자들의 경우 부양해야 할 가족 때문에 개원에 더욱 적극적이나 여자들의 경우 주변 여건을 좀더 살펴보고 신중하게 개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교정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대전의 한 치과의사는 “경제학에 따르면 ‘부의 효과’란 것이 있는데 주식이 오르고 집값이 오르면 이에 따라 치과 환자도 느는데 지금은 정반대 현상이다. 집값도 하락 추세이고 주식도 하락 추세이기 때문에 대부분 환자들이 실물자산의 감소를 느껴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전 개원을 한지 4년째인데 3년째인 지난해에 환자가 많이 늘어 안도하고 있었는데 올해 들어 수입이 갑자기 15% 가량 줄어들어 당혹스럽다.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섣불리 개원을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08년 상반기 현재 심평원에 신고된 치과의원은 총 1만3547개 기관이며, 치과병원은 159개 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