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클릭시 병원 홈피 링크까지
병원 관계자 환자유인 악용 문제
서울 송파구에 개원하고 있는 L 원장은 최근 라디오에서 들은 병의원 가격비교 사이트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D치과 80만원, 강북 미아동 M치과 2백50만원, 광주광역시 N치과 2백40만원… ”. 한 의료포탈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틀니 비교 가격 등이 올라와 있었다.
최근 좋은 병원 추천, 임플랜트 잘하는 치과병·의원 등과 같은 병의원 비교사이트가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얘기는 몇번 들었지만 이 사이트를 직접 접속해 본 L 원장은 당장 보건복지가족부에 고발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실천에 옮길 생각이다.
지금까지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제한된 회원들간에 오고가던 정보들이 이제는 간단하게 회원가입만하면 가격비교 사이트에서도 진료비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게 현실이 돼 버렸다. 더구나 국회에 제출돼 있는 의료법 개정안에 비급여가격고지 의무 등이 포함돼 있어 법안 통과시 더 많은 후유증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10월 13일자 3면 5면>
이 사이트에서는 치과를 비롯해 피부과, 성형외과, 산부인과, 한의원 등 진료가격과 의료계 소식 등을 실시간으로 올려 검색서비스를 이용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치과분야에서만 턱관절, 잇몸성형, 스케일링, 교정, 치아미백, 임플랜트 등 16가지 시술항목의 비교가격과 병원연락처와 주소가 게재돼 있고, 병원홈페이지가 자동링크 될 수 있게 해 놓고 있다.
틀니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는 병원 26곳을 비롯해 사랑니 36곳, 교정 299곳, 치아미백 113곳, 임플랜트 165곳 등 16가지의 시술가격이 최저가부터 올라와 있다.
이 사이트는 제공하는 상담 가격정보는 회원들에게서 제공받은 정보여서 실제정보와 차이가 날 수 있고 수록된 진료비용은 최소 진료비용이므로 환자질환상태나 시술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시술전 반드시 해당병원에 문의하라고 게시는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자신의 시술비용을 실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누가봐도 병원과 관련된 이들이 올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닉네임을 가진 이들이 올린 사례가 여러건 있는 것으로 볼 때 얼마든지 의도적인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치료를 받았던 환자가 다른 이들에게 정보제공 차원에서 자신의 치료비용을 있는 그대로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 사이트의 임플랜트 가격비교에 올라와 있는 인천 연수구의 S 원장은 “교정전공이라 임플랜트 치료는 많이 하지 않고 있다. 나도 모르게 가격정보가 올라와 있다는게 놀랍다”며 “결국 올 것이 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격비교에 올라와 있는 병원의 경우 모두 홈페이지 주소가 올라와 있고 연락처와 주소, 병원위치를 알 수 있도록 지도까지 올라와 있어 병원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으로 보여진다.
L 원장은 “사이트에 접속해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며 “지난해 수가가 올라와 있기도 하고 잘못된 정보나 악용된 정보가 올라올 소지가 다분하다”며 “이렇게까지 환자를 유인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조성욱 법제이사는 “누리꾼을 가장해 특정병원을 불법광고한다든지 특정병원을 밀어주는 등의 사례가 있다면 증거자료를 확보해 협회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고발조치해 나가겠다”며 강력 대응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