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치의학 연수 수료 판 카잉 콩고 치과의사
“‘콩고 치과계 기적’ 밑거름 되겠다”
한국 연수 큰 도움… 계속 유지 희망
기회 제공해 준 이수구 협회장께 감사
“이번 한국에서의 연수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콩고로 돌아가면 동료 치과의사들과 모임을 마련해 발전된 한국의 치과계를 보여 줄 계획입니다. 치협회관 건물사진도 보여주며 우리도 한국처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
‘후진국 의사들을 초청해 연수기회를 마련해 준다면 국가외교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이수구 협회장의 제안이 국무총리실 등에서 받아들여져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총재 한광수)의 이종욱 펠로우십 연수과정을 밟고 있는 콩고 치과의사 판 카잉(49세) 씨가 25일 수료식을 갖고 고국으로 돌아간다.
의사 9명과 함께 지난 12월 8일부터 3개월 과정으로 서울대 치과병원에서 앞선 한국 치의학을 접하고 있는 판 카잉 씨는 “한국에서의 연수 프로그램이 상당히 긍정적이고 너무 좋다”며 “돌아가면 한국에서 배운 것을 잘 응용해서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콩고 최고의 국립병원인 칸사사 국립병원에서 근무중인 판 카잉 씨는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에서 임플랜트 옵저베이션을 포함해 6주간의 연수를 마치고 나머지 시간은 교정과에서 연수를 받았다.
지난 9일 서울대치과병원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진 판 카잉 씨는 “배울 것은 많은데 연수기간이 짧아 아쉽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연수프로그램이 계속 유지돼 기술전달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런 프로그램이 계속 유지된다면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계속 교류하다보면 더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었다.
해외에서 연수를 받은 치과의사는 자신이 처음이라는 판 카잉 씨는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외국으로 연수를 나오고 싶어한다”며 “앞으로 2~3명이 더 한국에서 연수를 받는다면 앞으로 콩고 치과계를 변화시키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벨기에,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치과를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는 판 카잉 씨는 “이들 나라와 비교해 볼 때 한국의 치과계가 더 발전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치과계의 발전상을 부러워 했다.
판 카잉 씨에 따르면 인구가 3백85만명인 콩고에는 현재 치과의사가 고작 411명 뿐이다. 치과대학이 1개 뿐인 콩고의 치과개원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치과의사의 사회적인 지위와 생활형편이 어려워 치대를 졸업하고도 다른 직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 우리의 50년대 후반이나 60년대 초에 해당할 정도로 콩고의 치과계는 낙후돼 있다. 콩고 최고의 국립병원이라는 칸사사 국립병원조차 유니트체어가 1대 밖에 없고 치과의사가 자신을 포함해 2명으로, 치료를 받으려면 3주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그러나 판 카잉 씨의 “한강의 기적처럼 ‘콩고강의 기적’도 확신만 있다면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말에서 고국으로 돌아가면 내전 등으로 무너져 있는 콩고 국가와 치과계를 재건하는데 자신이 앞장 서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서울대치과병원의 큰 규모도 놀랍고 조직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다. 치과술식도 굉장히 앞서 있다”고 평가한 판 카잉 씨는 “한국인들이 열심히 일하는게 인상적이고 국민들의 구강보건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높은 것 같다”면서 국민들의 구강보건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치협의 사회적 역할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판 카잉 씨는 “날씨와 김치를 빼곤 연수 프로그램이 잘 돼 있어 불편한 점이 없었다”며 “이번 연수기회를 마련해 준 이수구 협회장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한국 치과계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연수기간동안 서울대병원 기숙사에서 머물며 프랑스어 통역사의 도움으로 연수를 받으면서도 치의학 원서를 읽고 공부하는 등 하나라도 더 배우기에 노력한 판 카잉 씨는 연수기간동안 외국인들을 위한 진료봉사단체인 라파엘클리닉에 나가 진료도 해보고 지난 11일에는 치협을 방문해 치협의 활동과 시설 등을 둘러봤다.
또한 짬을 내어 한국의 개인치과의원 3곳을 둘러보며 한국 치과계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