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길 교수의 지상강좌
근관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16면)
치협 종합학술대회 심포지엄
근관치료는 일반 치과 임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술자가 각자의 능력에 맞게 치료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은 시간 및 경제적인 효율성을 생각해 볼 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일반 치과 임상가에 있어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이 근관치료이며 타과 영역의 진료 즉 다시 말해서 보철, 교정, 구강악안면외과, 치주치료 등이 근관치료로 인해 지연되는 경우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하겠다.
최근 치과 임상가의 주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근관치료를 손쉽고(Simple) 빨리(Speed) 안전하게(Safe)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 지고 있는 추세이다. 근관치료에 있어 가장 큰 변화는 이러한 관심사에 맞추어 과거에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했던 근관작업장 측정을 방사선 사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근관장 측정기의 출현으로 오차를 줄일 수 있어 훨씬 시간을 단축하게 되었으며, 단지 수작업에 의존했던 근관의 성형 및 확대를 니켈-티타늄을 이용한 회전식 기구의 개발과 더불어 전기모터를 이용하여 완성함으로서 술자의 피로도 감소 및 시간의 절약을 가져 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근관의 충전도 과거에는 주로 측방 가압법을 이용하여 많은 시간과 재료를 소비했던 반면 최근에는 열연화식 주입법을 이용하여 재료의 소비를 줄이면서 훨씬 간편하고 빠르게 근관을 충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재료 및 기구의 개발로 인해 손쉽고 빠르게 환자를 진료함으로서 과거에는 임상에서 근관치료 시 환자를 5회 이상 내원시켰으나 최근에는 1회 내원으로 근관치료를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보철, 치주, 교정, 구강 악안면 영역의 전단계 치료로 필수 불가결했던 근관치료가 이러한 방법을 통해 신속하게 완성됨으로서 환자 및 술자에게 시간 및 경제적인 이익은 물론 타과와 연결되는 치료를 지연됨이 없이 원활하게 하여 과거의 복잡하고 골치 아프게 여겨졌던 근관치료가 모든 임상가 들에게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따라서 근관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 단순화 (Simple), 신속화 (Speed), 안전화 (Safe)된 근관치료의 새로운 술식 및 장비들을 본 지면을 통해 소개함은 물론 본인이 치료했던 임상증례를 제시하여 임상가들에게 널리 보급하고자 한다.
1. 근관치료의 단순화 (Simple)
1) 근관치료를 위한 시술부위 격리
근관치료는 매우 좁고 작은 부위에 해당하는 작업으로 주변에 많은 치아와 해부학적 구조물들이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근관치료를 시행할 해당치아를 주변 치아 및 해부학적 구조물과 격리하여 술식을 시행하면 시야를 단순화시켜 시술이 간편하고 단순해져 시술시간이 훨씬 적게 소모되고 실제 시술 시 주변 감염원으로부터 근관 내 재감염을 방지하여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목구멍이나 기도를 통한 기구의 함입을 방지하는 등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필수 불가결1-3)하다고 할 수 있다. 최신 근관치료는 전기 전자 및 열을 이용한 장비들이 사용되기 때문에 러버댐을 이용한 시술부위 격리는 환자의 안전과 정확한 시술을 위해서도 임상가에게 필수적(A)이며 근관내 파일을 삽입한 상태에서도 방사선 사진의 채득이 가능한 접이식 러버댐 장치(B)도 개발되어 Endo-Ray등과 함께 널리 사용(C)되고 있다(사진 1).
2) 근관의 상부 2/3를 미리 확대
근관치료를 위한 치수강의 개방은 “건축물에서 대문을 어디에 두는가?”와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치수강 개방부위가 너무 좁으면 결국 시야확보 및 근관 내 기구조작이 힘들어 지며 너무 넓으면 근관치료 후 약해진 치아를 보철해 줄 때 치질이 없어 치경부 파절이 쉽게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치수강의 개방 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bur는 치질 절삭개념을 가진 카바이드 보다는 연마개념의 원형 다이아몬드 bur를 사용하는 것이 치질파절방지나 핸드피스를 장기간 사용하는데 유리하다. 일단 치수강이 개방되면 근관용 탐침(DG-16)으로 근관의 입구를 확인하고 초음파 장비에 CPR tip(A)을 이용하여 치수강 바닥 및 근관의 입구(B)를 깨끗하게 정리해줌으로서 근관의 입구를 매끈하게 개방하여 시야확보는 물론 다음으로 연결되는 근관의 확대 및 충전을 훨씬 간편(C)하게 해준다(사진 2). 확대된 근관의 입구에 첨단이 보호된 Endo-Z bur나 tapered fissure 다이아몬드 bur의 끝을 집어넣고 근관의 입구끼리 연결하면서 치수강 측면을 매끄럽게 삭제하여 주면 근관내로 기구삽입 시 치수강 측면을 따라 쉽게 직선적인 접근을 통해 근관입구로 들어갈 수 있다.
일단 치수강 및 근관의 입구가 개방되면 근관내로 파일을 삽입하게 되는데 이때 미리 근관의 개방성 여부를 초기 방사선 사진을 참고로 하여 10번 K형 파일로 확인한 다음 근관의 입구에서부터 근단의 1/3부위까지 치경부측 근관을 미리 확대하게 된다. 따라서 수동식 H형 파일을 이용하여 근관주변을 골고루 15번 파일부터 30번 파일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하게 되는데 통상적으로 근관의 길이는 입구에서부터 치근단까지 15mm 이내이기 때문에 구치부 치관부측 길이를 감안하여 16mm 정도로 확대하면 치근단부 3-4mm가 남게 된다. 수동식 H형 파일을 이용한 치경부측 근관의 조기확대가 끝나게 되면 엔진구동형 Gate-Glidden bur(A), Orifice Shaper, Flare file(B), GT file(C), SX, S1 file(ProTaper)(D) 등이 부러지거나 저항감없이 쉽게 근관의 치근단부 1/3 부위까지 들어가게 되며 만곡근관의 직선화를 유도하여 훨씬 근단부 측으로의 기구접근이 용이4)해 진다(사진 3). 뿐만 아니라 미리 근관의 치경부측 2/3부위의 염증조직을 제거함으로서 동통의 감소효과5)를 가져오고 넓혀진 근관의 입구를 통해 세척 시 근관 내용물의 제거가 용이6)해져 근관치료가 간편해지며 결국 치료시간이 단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