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길 교수의 지상강좌] 근관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근관치료의 신속화 (Speedy)
치협 종합학술대회 심포지엄
그동안 치과진료 분야 중 근관치료는 치과의사나 환자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여러 번 치과를 방문해야하는 치료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장기간의 치료 및 매번 치과를 내원하여 완성해야하는 근관치료는 일분일초를 아껴서 사용해야하는 현대인에 있어 매우 피곤한 진료로 여겨지며 최근 현대인들은 급변하는 추세에 발맞추어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게 한 번의 치과내원으로 근관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일회치료는 비단 근관치료 분야 뿐만 아니라 임플랜트나 교정분야에도 적용되어 최근에는 발치 즉시 임플랜트나 급속교정 등이 많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근관치료는 모든 치과진료 중에서도 개원가에서 가장 많은 환자와 시간을 점유하는 분야로서 치과의사 뿐만 아니라 치위생사가 함께 분담해야되는 치료라고 생각된다. 다음 표는 일회 근관치료를 위해 의뢰된 환자가 내원하게 되면 치위생사와 분담하여 근관치료를 마무리한 결과로서 시간대별로 업무분담을 표현한 것이다 <표 1>.
위 표는 구치부에서 즉일 근관치료의 전 과정을 통해 치과의사는 60%, 위생사는 40%의 분담율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 치과의사가 분담하는 과정에 위생사가 도와주는 부분을 합한다면 실로 위생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관치료는 단계별 술식과정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치과의사와 치위생사 간 동시에 분담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 지면을 통해 치위생사와 업무분담을 통해 단순화(Simple)된 근관치료를 어떻게 하면 손쉽게 빨리(Speedy) 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해 일회 근관치료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1. 일회 근관치료 ( One-visit root canal treatment )
근관치료를 한 번의 내원으로 마무리해도 되는가, 반드시 여러 번 내원하여 마무리해야 하는가에 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많은 연구들이 두 방법 간에 상대적인 성공률과 술후 동통 그리고 치수생활력 유무나 치근단 병변과의 관계 등을 통해 시행되어왔다(1, 2, 3, 4). 따라서 어떤 경우에 일회 근관치료가 가능한 지를 여러 가지 판단기준을 통해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치수생활력 유무에 따른 판단
생활력이 있는 치아는 흔히 일회 근관치료의 적응증이 된다. 치아의 위치 및 치근의 수, 유용한 장비 및 시간, 그리고 치과의사 및 치위생사의 숙련도도 고려되어야 할 요소이다. 환자의 동통 정도는 또 다른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예로 심한 동통을 가지고 타진통이 있는 환자는 근관개방, 근관성형, 근관충전을 포함하는 장시간의 치료에 매우 불편해 하기 때문에 치료는 일회 근관치료보다는 응급처치로서 동통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시행해야 하고 동통이 사라진 후 다음 내원 시에 근관충전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치수생활력이 있는 치아를 근관치료하는 경우에는 급성치수염을 포함해서 일회 근관치료로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치수괴사나 치근단 병변을 가진 치수생활력이 없는 치아의 근관치료 성공률이 치수생활력을 가진 치아보다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회 근관치료와 다회 근관치료의 성공률에 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어떤 연구자들은 근관 내에서 세균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내원 사이 기간 동안에 근관 내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5, 6)한 반면, 다른 연구자들은 치수가 괴사되어 치근단 병변을 가진 치아를 일회 근관치료로 마무리한 경우와 여러 번 내원시켜 다회 근관치료한 경우와 비교하여 성공률에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7, 9).
필자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일회 근관치료를 자주 시행하고 있다.
<일회 근관치료가 가능한 경우>
- 치아우식부위 제거 시 또는 보철물 지대치 삭제 시 치수가 노출된 경우
- 심한 치주질환이나 대합치의 과도한 붕출로 인해 의도적인 근관치료가 요구되는 경우
- 급성치수염으로 인해 환자가 심한 치통을 느끼나 타진통은 없는 경우
- 치근단 병변이 존재하나 근관의 형태가 양호한 경우
- 구강외과적으로 수술이 요구되는 병변에 치근이 포함된 경우
- 치수가 괴사되어 있으나 환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생활한 경우
위와 같이 일회 근관치료가 가능한 경우에도 근관치료 도중 근관 내 삼출물이 과도하거나 농이나 혈액이 멈추지 않고 해부학적 형태가 복잡하여 일회 근관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환자분께 설명을 드리고 다회 근관치료로 유도한다. 다회 근관치료는 근관 기구조작과 충전 사이에 충분한 시간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일반적으로 근관충전 전 내원 사이 기간 동안 근관 내에 수산화 칼슘 제재를 넣어두고 근관 내 환경개선 및 소독을 위해 한 달 정도를 기다렸다 두 번째 내원 시 근관충전을 마무리한다. 이러한 방법은 아무래도 근관 기구조작이나 세척 시 치근단 주위조직에 대한 자극으로 인해 근단성 치주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치근단 조직에 충분한 회복시간을 제공해 주는 의미가 있다.
2) 장비 및 술식개념의 변화 및 기구의 디자인에 따른 판단
A. 복합장비의 선택
신속한 근관치료를 위해 요구되는 장비는 크게 4가지(전자근관장 측정기, 니켈티타늄 전동파일용 전기엔진, 열가소성 충전을 위한 Pen-type의 열전달기기 및 Gun-type의 주사형태 주입기)로 대별할 수 있다. 진료실에 여러 가지 장비를 함께 두는 것은 진료공간을 많이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원에 연결되는 전선 등으로 인해 매우 복잡해지게 된다. 따라서 최근에는 각 장비들을 용도에 따라 결합하여 공간점유를 최소화시키고 이리 저리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도록 선이 없는 무선형 복합장비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필자는 현재 전자근관장 측정기와 전기엔진이 복합된 무선형 DENTAPORT(J. MORITA MFG. CORP. Kyoto Japan)(사진 1-A)와 열가소성충전 장비로 Pen-type과 Gun-type이 복합된 E & Q MasterTM(Meta Biomed Co., Ltd. CheongJu, ChoongBuk, Korea)(사진 1-B)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 1).
위와 같은 복합장비의 개발로 인해 한층 근관치료의 속도가 향상되고 특히 DENTAPORT라는 장비는 전자근관장 측정기와 전기엔진이 복합되어 근관확대 기구가 치근단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역회전되어 근관 밖으로 빠져나오게 함으로서 과도한 기구조작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고 근관치료 도중에 수시로 전자 근관장을 측정할 수 있게 되어 근관장 측정을 위한 방사선 사진 촬영 및 현상의 과정이 생략됨으로서 불필요한 방사선 피폭을 줄임과 동시에 소요시간을 대폭 줄여 최근에는 초진 방사선 사진과 근관치료 마무리 후 마지막 방사선 사진 두 장 만으로 근관치료를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열가소성 충전 장비인 Pen-type과 Gun-type을 서로 결합시킨 E & Q MasterTM는 기존에 따로 구성된 열전달 기구와 주입식 근관충전용 장비가 함께 구성되어 연속적인 과정으로 신속하게 근관충전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한층 근관치료의 속도를 향상시켰다. 이 두 가지 복합장비를 이용하여 주로 치아이식하여 근관치료한 증례와 일회 근관치료 증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