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치전원 교수 5명 정년퇴임
양재호·장영일·정종평·이충국·양규호 교수
전국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5명이 이달 말을 끝으로 정년퇴임한다.
본지가 전국 11개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번에 정년 퇴임을 맞게 된 교수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3명, 연세치대 1명, 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 1명 등 모두 5명이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에서는 양재호 교수(치과보철과), 장영일 교수(치과교정과), 정종평 교수(치주과) (이상 가나다순), 연세치대에서는 이충국 교수(구강외과), 전남대 치전원에서는 양규호 교수(소아치과) 등이 학교를 떠나 ‘제2의 인생’을 설계하게 됐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뜻 깊은 정년퇴임을 맞게 된 이들 교수들의 퇴임 기념 인터뷰를 순차적으로 게재할 예정이다(인터뷰 순서 무순 게재).
인터뷰
장영일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최선 다했기에 기쁘게 마무리”
서울대 치과병원 설치법·전문의제·APOC 개최 ‘감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기회가 오는 것입니다.”
치과교정과 조교시절부터 지난 35년간 서울치대 및 서울대 치과병원의 발전에 기여해 온 장영일 교수(치과교정과)가 이달 말로 정년퇴임한다.
서울대 치과병원 설치법, 치과전문의제도 실시 등 치과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이슈들의 중심에 서 있던 그는 과연 그간의 세월을 어떤 방식으로 반추하고 있을까.
지난달 25일 기자를 만난 장영일 교수는 “큰 사고 없이, 대과없이 마무리 할 수 있게 돼 주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는 소회를 밝히는 한편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달려왔던 시기라면 향후에는 이를 되돌아 보고 아울러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까지 온 것이 인생의 제1모작이라고 생각한다. 정년이 된 것이 아쉽다기 보다는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며 그런 자격을 가지게 된 것을 행복하게 생각, 기쁜 마음으로 마무리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특히 장 교수는 “지난 35년 동안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정년퇴임 할 때까지 모든 일들을 열심히 해 왔다”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기회가 오는 것이며 특히 계산적인 상황에서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 개인적인 소신이며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1995년 아시아·태평양교정학회(APOC) 개최, 치과전문의제도 시행의 발판 마련, 서울대 치과병원 설치법 통과 등 3가지를 꼽았다.
“1995년 대한치과교정학회 회장 당시 APOC를 개최했을 때만 해도 치과계 단일학회가 대형 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회에 해외등록 400명, 국내등록 1100명 등 1500명이 운집, 해외 학계에 한국에서도 이런 학회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특히 서울대 치과병원 설치법 통과는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중점사업으로 이후 국립대 치과병원 설치법의 근거가 됐으며 나아가 치과계의 위상을 높인 밑거름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교수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6년 본지에서 선정 및 시상하는 제3회 ‘올해의 치과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치과병원 설치법의 경우 이미 서울대병원 설치법이 있었기 때문에 당위성을 설득하기 어려웠지만 국회, 교육부 등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끊임없이 호소했다”며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시설과 시스템의 실질적 독립을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혼선이 계속되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예산권, 인사권 등을 확보, 치과병원만의 틀을 만들었다는 것에 장 교수는 큰 의미를 뒀다. 그 동안 의과의 한 분야로만 생각했던 치과의 독립성을 자발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치과계 현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해 온 그는 후학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학문에 매진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장 교수는 “서울치대는 대한민국 치과계를 리딩하는 학교인 만큼 치과대학과 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 제자, 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만하다”며 “누구보다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선배들 못지않은 좋은 결실을 맺어달라”고 당부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일단 이달 27일로 예정돼 있는 ‘Class Ⅲ 국제 심포지엄’을 무사히 마치는 한편 퇴임 후에는 후학들을 위한 교육 등 여러 방향의 활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