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치과도 "긴 한숨"
경기 불황 장기화 ㆍ진료비 할인 등 경쟁 심화
모 네트워크 지점 개설 ‘타격’최근 미국 내 한인 치과에서 도를 넘는 환자 마케팅이 만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선 개원가에서는 이처럼 무차별적인 진료비 할인 등이 계속된다면 치과의사들이 양질의 진료에 전념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인 치과들이 무료 진료와 치료비 할인, 최첨단 설비 등을 내세우며 적극적 마케팅을 통한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미주 한국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의 경기 불황이 장기간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치과의사 및 의료기관의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국내 개원가에서 많은 지탄을 받고 있는 모 네트워크가 분원을 개설, 이들 한인 개원가의 한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무료 엑스레이 쿠폰 등 발행
보도에 따르면 베이사이드에 2년 전 개원한 A치과는 무료 엑스레이 및 검진 쿠폰을 발행, 이를 지참하는 환자들에게 무료 검진을 실시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임플랜트 특별 할인 이벤트를 실시, 기존 진료비에 비해 30∼40% 저렴하게 시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치과 역시 첫 방문자에 한해 무료 검진 및 엑스레이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B 치과 관계자는 치료비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을 위해 무이자 분할 서비스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엑스레이, 구강카메라, 최신 레이저, 미세 충치 검진기 등을 도입했다는 사실을 홍보하며 이를 통해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강조하는 치과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특히 진료시간을 연장하거나 휴일 진료까지 확대하는 치과도 늘고 있다. 대부분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진료하는 일선 치과와 달리 C치과는 최근 진료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연장했다. D치과와 E치과는 일요일에도 진료를 하고 있다.
# 치과의사 양질 진료 힘들어질 것
한인 치과들의 경쟁은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치과의사 구직난에서도 잘 드러난다. UCLA치대에서 88명, USC치대에서 144명의 졸업생이 배출되는 등 남가주 지역에서만 매년 적지 않은 수의 치과의사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LA 한인 타운의 경우 치과의사 수가 이미 과포화상태라 좀처럼 새내기 치과의사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일선 개원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물가는 올라가는데 진료비가 낮아지는 현상이 계속되다 보면 치과의사들이 양질의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초 2000~3000달러였던 임플랜트 치료비는 최근 2∼3년 사이 1500~2500달러까지 떨어지며 ‘치킨게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까지 진출한 국내 모 네트워크의 지점은 5월 한달 동안 임플랜트 999달러, 치아교정 1999달러, 치아미백 20달러 등에 진료를 제공한다고 선언, 이 같은 상황에 불을 당겼다.
이미 진료비가 타 인종 대상 병원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한인 치과들의 전망은 금 등 보철 가격 재료비의 상승과 맞물려 더욱 불확실한 미래에 빠져 들고 있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