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인가? 대체휴일제 독인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체휴일제’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제도에 대한 치과병의원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대체휴일제는 공휴일이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 다음 비공휴일(평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예를 들면 올해 어린이날의 경우 일요일과 겹치는데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다음날인 6일이 공휴일이 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 중 하나로 포함돼 빠르면 연내에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대체휴일제에 대한 치과계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근로자 휴일 증가로 병원 경영에 도움 ‘긍정적’
직장인 타깃 병원 오히려 손해 회의적 목소리도
육아 고민 치과위생사 “반갑지 않다” 난감 표명
대체휴일제 도입에 대해 정부는 일자리 및 소비 증가, 관광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과 경기 호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효과를 직간접적으로 받게 될 치과병의원 역시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직장인 등 치과 방문 증가할 것
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으로 공휴일을 지정·운영하고 있는 상황으로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100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이 자동적으로 이에 적용받게 된다.
또 민간기업에서도 연차를 활용해 대체휴일제를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다수 근로자들의 휴일이 증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A 원장은 “평소 시간이 없어 병원을 찾을 수 없었던 환자의 경우 휴일이 늘어남에 따라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휴일제 도입에 따라 이에 대한 공휴일 가산 수가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송파의 B 원장은 “병원 근무자도 국민의 한 사람이기에 휴일 근무에 대해 가산 수가를 적용해 줘야 할 것”이라며 “국가에서 생색만 내고 민간에 부담을 줘서는 안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휴일이 늘어난다면 병원 문을 닫고 휴식을 취할 것”,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릴 것”, “연휴를 즐길 수 있어 직원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등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이를 적극 따르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평균 휴일 2~4일 불과, 환자 이탈 우려도
대체휴일제가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휴일과 토요일이 겹치는 날까지 포함하면 최대 연평균 4.4일의 휴일이 늘어나는데 이에 따른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우리나라의 공휴일 제도는 관공서에 적용되는 것으로 국민 모두가 적용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은 없다. 따라서 공무원과 일부 민간기업에서 이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보편화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아울러 직장인이 주된 환자 층인 지역의 치과병의원의 경우 휴일 증가로 인해 오히려 환자가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영민 기자 yym0488@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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