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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12년차의 ‘경영열전’-게임이론(game theory) ❼

병원 광고 하는데 왜 효과가 없을까?

이정우 UIC시카고치과병원장이 다년간 쌓아온 병원경영 노하우와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치과경영 비법을 16회에 걸쳐 공개합니다. <편집자주>

클리닉 손자병법

이정우 ·인천 UIC시카고치과병원 대표원장
                    ·치협 경영정책위원


요즘은 지나가는 버스에서도 치과 광고를 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2007년부터 의료광고가 허용된 이래 요즘은 병원을 알리는 광고를 여기저기서 흔히 접하게 됩니다. 원칙적으로 대외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 저도 지하철 역사에 위치광고는 매년 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만큼 광고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광고비를 많이 쓰는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더군요. 광고 비용으로 만만치 않은 큰 돈을 쓰는데도 말이지요. 의료광고는 과연 투자한 만큼의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광고 비용과 관련하여 우리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비용 투자는 만만치 않은데 과연 광고비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에 말입니다. 지인을 통해 알아보니 나름 효과가 좋다는 헬스OO 같은 경우 전면 광고 하루 게재료가 1200만원이라고 하더군요.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요.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광고를 했는데도 큰 케이스 한 두명 환자를 겨우 건지는 정도로 별 재미를 못 본다고 합니다. 그러면 효과도 못 본다 하는 광고의 유혹에 왜 빠지는 것일까요?


‘죄수의 딜레마’ 또는 ‘게임 이론’이라고 알려진 경영학 사례는 그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공범인 두 명의 죄수를 분리 수감해 놓고 취조를 하는 얘기입니다. 둘 다 부인하는 경우 둘 다 석방 됩니다. 한사람은 자백하고 한사람은 부인하는 경우 자백하는 사람은 벌금형, 부인한 사람은 5년형에 처해집니다. 둘 다 자백한 경우 모두 3년형을 살게 되지요. 자, 이런 상황이라면 죄수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은 둘 다 부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둘을 각방에 두고 서로 짜고 합의하지 못하게 만든 상황에서 죄수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둘 다 부인하는 것이 제일 좋긴 한데, 상대방이 혼자 자백을 해 버리면 본인만 5년형을 살게 되니 그게 걱정되어 결국 둘 다 자백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의료 광고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모든 사람이 비용이 드는 광고는 안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예전에 의료법에서 금지해 줄때는 입소문에 의한 광고가 대부분이라 의료광고로 인한 비용이 들지 않았지요. 의사들 모두에게 이득입니다. 그런데 의료광고가 허용된 후 광고를 한 의사들은 광고의 효과를 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오히려 손해를 보는 듯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모든 의사들이 광고에 뛰어들게 되고 결국 광고의 효과는 떨어진 채 광고로 인한 비용부담만 더 늘어난 셈이 되었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광고는 마약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면 효과가 있는 듯 하지만 잠시 뿐이고, 하다가 안하면 오히려 줄어드는 느낌이라 안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병원의 이미지(평판)는 길게 보고 만들어 가야 합니다. 광고는 과장될 수밖에 없고, 고객은 그만큼 더 큰 기대를 가지고 찾아옵니다. 그 큰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여 실망한 고객은 오히려 병원을 떠나갑니다. 이런 식으로는 병원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어렵지요. 광고사에 줄 그 큰돈으로 차라리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만족을 높이고, 외부고객인 환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복지와 병원 시설 등에 투자해 보세요. 그것이 더 나은 방향이라는 것을 저는 이론과 현장 경험을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신다면 차라리 지역사회에 이미지 광고를 하는 셈 치고 기부금을 내 보세요. 훨씬 좋은 평판을 얻고 장기적으로 병원의 이미지도 좋아지실 겁니다. 비싼 돈 들여서 하는 대외 광고라는 마약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으며, 이미 시작한 상황이시라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끊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궁금하신 것은 dentmast@gmail.com 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