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경영난 악화에 사채 늪 내몰려…” , “문닫는 치과 하루 2곳… 3년 새 2321곳 폐업…”, “경영난 겪던 30대 치과원장 스스로 목숨 끊어…”
최근 언론을 통해 드러난 치과계의 단상이다. 치과계는 이 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 경기악화와 더불어 치과의사의 과잉공급에 있다고 판단, 적정한 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치과의사 인력수급 문제는 국민들의 구강보건의 질 향상과 직결돼 있는 부분인 만큼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결론이다.
치협은 지난달 14일 ‘치과의사 인력,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치과의사 인력 수급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를 열었다<사진>.
홍순호 부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치과계 내·외부 인사,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정부 관계자, 시민단체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김철환 학술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치과의사의 적정수급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제안했다.
# 인력수급 국민 구강보건 질과 직결
이날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경기악화와 더불어 치과의사 과잉으로 개원가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에는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치과의사 인력 수급 문제는 국민 구강보건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사안인 만큼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가 우선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재일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장은 “(인력수급 문제는) 치과계 내부 주장만으로는 안되며 국민과 정부를 설득할 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특히 국민 구강 보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돼야 한다”면서 “현재는 치과의료인의 지역별 편차, 국민 치과진료의 질 등 다양한 요인이 고려된 과학적 인력추계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객관적인 데이터 하에 입학정원 감축 등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난다면 학장협의회도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고득영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중장기 수급추계에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사회적인 합의 부분이다. 무엇보다 객관적으로 봐도 타당성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의료면허제가 되면서 인력수급 추계를 하는데 기술적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재금 교육부 대학정책과장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도 의료 취약지가 있기 때문에 인력이 많다고 느끼지 못한다. 의대가 과잉이라고 하고 있지만 목포, 창원, 군산 등 일부 의료 인력이 부족한 곳에서는 정치적으로 의대를 설립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면서 “치과도 이 같은 부분이 고려돼야 한다. 특히 치과의 경우 국민들이 아직도 치과 비용이 굉장히 비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력 감축을 위해서는) 사회적 구성원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교육부 정원 외 입학 단계적 폐지 방침
한편 이날 김 과장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현재 대학 정원의 10% 안팎에 달하는 정원 외 입학을 정원 내로 흡수, 사실상 단계적으로 폐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치대 정원 외 입학정원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는 치과의사 인력감축을 요구하는 개원가의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강충규 원장(서울치과의사신협 이사장)은 “신협 회원 3000여 명 중 1000여명 정도가 대출을 사용하는데 보통 보험 청구율과 카드매출액 등을 보고 해준다. 하지만 액수가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원인을 보면 개원을 잘못해서가 아니다. 불법네트워크의 폐단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근본 원인은 치과의사의 과잉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치과의사 인력감축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세영 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원 외 입학을 포함해 매년 800명의 치과의사가 11개 치대 및 치전원에서 배출되고 있고 일선 개원가는 경영난 악화로 사채까지 쓰고 있는 상황이다. 신규 치과의사 초임은 200만 원 선으로 추락했고 갈 곳을 잃은 치과의사들은 사무장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오늘 토론회를 통해 치과계 내부 및 정부, 시민단체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