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치과의사전공의(레지던트) 선발 시 수련치과병원 구분 없이 필기시험을 공동으로 시행한다고 밝혀 혼란이 예상된다.
자체적인 전형절차를 시행해 왔던 각 수련치과병원들은 ‘전공의 선발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정책’이라며 일단 반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서는 대한치과병원협회(회장 류인철) 정기총회에 앞서 ‘치과의사전공의 필기 선발시험 공동시행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2015년 전공의 선발 시부터 희망하는 수련기관에 한해 필기시험을 공동으로 실시하고, 2016년부터는 이를 전체 수련기관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공론화 한 자리였다.
복지부는 전공의 선발과정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공의 필기시험이 공동으로 실시될 경우 시험내용은 과별 구분 없이 인턴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 공통영역에서 출제하겠다는 것이 복지부 입장이다.
기존의 전공의 필기시험은 수련치과병원들의 자율에 따라 인턴의 희망 전공교과목을 평가하는 기관과 특정 과목 구분 없이 공통영역을 평가하는 기관이 혼재돼 있다.
이 경우 전공교과목을 평가하는 수련치과병원은 자신의 기관에서 근무하던 인턴을 병원특성에 맞게 교육하고 전공으로도 선발하기에 효과적이나, 다른 수련기관에서 근무 했던 인턴들의 전공의 지원은 상대적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공정성 등의 문제가 제기돼 왔다.
특히, 치과의사 전공의 선발 전형에서 필기시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면접(20%), 인턴근무성적(30%) 등 다른 전형 요소에 비해 중요도가 크다.
패널로 참석한 서봉직 전북대학교치과병원 병원장은 “각 수련치과병원의 특성을 살리는 교과과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공의를 현재와 같이 기관별 자체적인 전형을 통해 선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지적되는 부분이 있다면 보완해 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철현 가천의대길병원 교수는 “전공의 선발 과정에 공정성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각 수련기관마다 인턴들의 근무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공동으로 필기시험을 시행하는 것이 공정성에 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치과계의 한 전문가는 “필기시험을 공동으로 실시할 경우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수도권 전공의 쏠림현상이나 특정과에 성적이 우수한 인력이 몰리는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홍순식 복지부 구강생활건강과 사무관은 “수련기관들의 순혈주의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현재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구분이 확연해 공동시험으로 이를 보완하자는 취지도 있다. 어차피 진행되는 필기시험을 공동 행정절차로 진행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치과병원협회는 산하 수련치과병원들에 관련제도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위해 오는 6~7월 중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