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전이다. 거리의 간판은, 욋과-냇과-칫과 처럼 사이시옷[ㅅ]을 넣어 표시한 적이 있다. 얼마 후에 그 간판들은 슬며시 외과-내과-치과로 다시 쓰게 되었다.
사이시옷[ㅅ]사용, 정말 복잡해졌다.
갓길-기찻길-노랫말-등굣길-머릿말-뱃살-뱃속-수돗물-이맛살-장밋빛-전봇대-처갓집-치맛바람…. 이런 단어들이 TV 화면 아래 자막으로 홀리듯 지나간다. 그런데 이 단어들에게는 또 다른 발음이 있으니 어찌할 것인가.
그 발음대로 써보면 등교낄-수돈물-장미삣-전보때-치마빠람, 이러하다.
필자의 주장은 발음은 어떻게 하던 원 단어는 그대로 하자는 것이다.
“여보. 그렇게 할 일 없어? 그까짓 사이시옷인지 사이셧인지, 있으면 어떻구 없으면 어때.”
“아니. 넣었다 뺐다가, 최근에 와서 더 많은 단어에 사이시옷[ㅅ]을 넣으니까 문제지요.”
사이시옷[ㅅ]을 제대로 쓰자면 다음을 알아야 한다.
1. 단어 전체가 한자어(漢字語)이면, 예; 개수(個數), 차수(次數), 초점(焦點)에는 사이시옷[ㅅ]을 넣지 않는다.
2. 단어 전체가 한자어(漢字語)라도 예외가 있다. 예; 곳간(庫間, 고간), 셋방(貰房, 세방), 숫자(數字, 수자), 찻간(車間, 차간), 툇간(退間, 툇간), 횟수(回數, 회수) 등에는 사이시옷[ㅅ]을 넣는다.
3. 다음 말의 첫소리가 된 소리로 발음될 경우, 사이시옷[ㅅ]을 넣는다. 예; 나뭇가지, 아랫집, 전셋집, 조갯살, 햇수 등이다.
4. 다음 말의 첫소리가 [ㄴ]이나 [ㅁ] 또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단어 중에서, [ㄴ]소리가 연달아 나거나 [ㄴ]소리 두 개가 겹쳐 발음되는 경우, 예; 곗날-빗물-아랫니-아랫니-웃니-잇몸-제삿날 등에는 사이시옷[ㅅ]을 넣는다.
이상은 한글맞춤법의 사이시옷 규정을 나름대로 이해를 도우며 정리한 것이다.
사이시옷[ㅅ]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필자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1. 한글 학습을 어렵게 하고 쓰자면 혼란스럽다.
한글 창제의 목적이 쉬워서 널리 쓰자는데 대하여 모순된 일이다.
2. 글자가 복잡해지고 순 한글 유지, 또는 국한문 혼용에도 문제가 있다.
3. 학생들이 한글 사용에 헤매이게 되면 배움의 새 세상을 향한 길을 찾지 못한다.
4. 컴퓨터나 노트북 자판을 치면 자동으로 사이시옷[ㅅ]이 쳐지지만, 쓰자면 노력과 체력의 소모, 그 시간에 따라 경제적으로도 손해이다.
위턱→윗턱, 아래턱→아랫턱, 윗니, 아랫니, 잇솔 또는 칫솔 등에서 사이시옷[ㅅ]을 뺏으면 한다. 우리는 ‘잇몸’이라고 하는 데, 북측에서는 ‘이몸’이라고 한다. ‘이솔’도 그렇다. 이는 한글[남]과 조선어[북]의 차이이다. 위는 위턱, 아래는 아래턱이어야 한다.
소리, 발음에 따라 쓰는 데는 문제가 있다.
필자는 ‘이치의학사전’의 gingiva에 ‘이몸[北], 잇몸[南], 치은(齒齦).’을 다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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