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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도 ‘쇼 닥터’ 경고음

일부 원장, TV출연 후 마케팅 적극 활용

최근 ‘쇼 닥터’ 문제가 의료계 안팎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치과계 역시 일부 원장들을 중심으로 TV출연이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병원의 마케팅을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자성이 요구된다.

쇼 닥터란 건강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해 검증되지 않은 시술이나 건강식품 등을 홍보하는 의사들을 뜻하는 용어로, 지난해 10월 가수 신해철 씨가 돌연 사망하면서 그의 위 축소 수술을 담당했던 S병원의 K원장이 홈쇼핑 방송에서 다이어트 식품을 직접 홍보하고, 종편 프로그램 고정 출연한 전력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이하 의협)는 이에 대응할 ‘쇼 닥터 대응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의사 방송출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키로 하고, 일부 문제가 되는 의사들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고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프로그램 출연 대가로 1억 협찬”

치과계는 시술이나 약제에 대한 기준이 비교적 표준화돼 있어 메디컬 분야에 비해 ‘쇼 닥터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수 없지만, 일부 원장들이 미디어를 통해 치과를 홍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개원가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형외과 전문의들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치과의사들의 사례가 눈에 띈다.

이 프로그램은 심각한 외모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대상자를 선정, 관련 전문의들이 협진해 성형을 해주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교정전문의 A원장이 대표로 있는 치과는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치과로 꼽힌다.

이 치과는 홈페이지의 메인화면에 해당 프로그램 출연 후 미인으로 거듭난 출연자의 전후 사진을 올리면서 “○○○(프로그램명) 최고 미녀들과 함께합니다”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B원장의 치과도 비슷하다. 홈페이지 상단에 해당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진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있으며, 광고를 통해 성형 프로그램에서 시술한 장치 등을 직접 광고하고 있다. 역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C원장은 신문기사 등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의 자문의로 활동한 사실을 알리고 있다.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 측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의료인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출연 사실을 의료기관 홈페이지나 인터넷 등에 게재했다는 사실은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출연한 사실을 활용해 의료행위나 진료방법 등을 광고하면서 부작용 등 중요 정보를 빠뜨리는 경우 등은 의료법에 저촉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해당 프로그램의 불법성에 대한 문제도 거론된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의 한 임원은 “그 프로그램은 감동을 가장한 노골적인 성형유도로, 성형외과계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재앙스러운 프로그램”이라며 “병원에 대한 광고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에 출연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며, 출연하기 위해서 1억 원 정도를 해당 프로그램 측에 협찬한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밝혔다.

종편 채널의 한 작가 역시 “의사들이 제작비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 공익정보 가장한 치과 광고 범람

이외에도 신문 등을 통해 기사형식을 빌려 치과를 광고하는 경우는 더욱 잦다. 포털 사이트에 ‘치과’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관련 뉴스가 쏟아진다.

많은 기사가 치과계 소식을 알리거나 구강건강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공익정보지만, 치과명을 노출시키면서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기사도 적지 않다. “○○구 치아교정 ‘□□치과’, 겨울방학이 치료시기 적기.” 이런 식이다.

이런 기사들은 공익정보를 가장해 치과를 광고하려는 목적으로, 자칫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독자들의 인식을 오도할 위험도 있다.


쇼 닥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의협은 대응 TF를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단 TF는 ▲방송사 측에 출연료를 지급하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다 ▲홈쇼핑 채널에는 출연하지 않는다 등의 원칙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신현영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가이드라인은 의사들의 방송출연에 대한 기준은 물론 방송에 출연하는 의사 스스로 언행에 신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의사의 방송매체 출연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