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 대출 브로커가 낀 ‘후불성형’이 이슈화 된 이후 비슷한 형태의 ‘후불치과’역시 치과계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강남경찰서 지능팀은 수술을 먼저 한 뒤 나중에 돈을 갚는 이른바 ‘후불성형’을 알선하고 높은 이자와 병원 측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챙긴 일당과 병원 관계자 등을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성형 할부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싼 이자의 대출을 광고하면서 성형외과나 치과 등과 결탁, 환자를 알선해주고 소개비로 수술비의 30%, 이자 13%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경찰서 지능팀 관계자는 “인터넷 등에 떠도는 광고를 보고 성형수술을 원하는 많은 여성들이 브로커들에게 이용당한 측면이 크다”며 “일부 의사들도 이와 결탁해 환자들의 피해를 방조했다는 점에서 처벌의 수위가 고려돼야 할 것이다.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가운데 비슷한 방식으로 환자를 유혹하는 치과도 섞여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터넷 등에 ‘후불성형’, ‘치과’ 등의 키워드를 함께 검색하면 다양한 업체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이 업체들은 “일단 수술부터 하고 수술 후 붓기가 빠지고 나서부터 매월 일정금액을 할부로 납부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한다.
겉으로만 보면 많은 치과에서 시행하고 있는 분납 시스템과 다르지 않지만, 사실 유인하는 ‘낚시 글’이다. 실제 상담신청을 하고 상담을 받아보면 대출 쪽으로 몰아간다.
실제 한 업체에 상담을 신청하고, 치과 쪽에서 교정이나 양악수술을 받고 싶다고 했더니 “신용불량일 경우에도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 일단 치과에서 치료를 받고 매달 갚아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주로 이런 곳을 이용하는 주 고객 층은 강남권 유흥업소의 종업원들이라는 게 경찰의 말. 강남서 지능팀 관계자는 “브로커들은 목돈이 없는 종업원들을 꼬셔 싼 값에 수술 대출을 해준다고 하고, 실제로는 13%에 이르는 고리 대출로 여성들을 힘들게 한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사정에 밝으며, 강남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은 “예전에도 H모 치과, T치과 등의 치과들이 그런 식으로 대출 브로커를 끼고 환자를 유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번에 적발된 치과 역시 성형외과와 연관된 치과로, 불법적으로 환자를 유치하다가 적발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치과들은 자체적으로 대형치과이거나 성형외과에 붙어 있는 치과로, 주로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교정이나 라미네이트 등의 치료를 받게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남지역 성형외과 두 곳과 치과 한 곳을 대상을 수사한 결과, 연관된 브로커 2명을 구속하고, 의사 3명, 상담실장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