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심심찮게 다른 의견에 대한 비방성 공격이 이뤄져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시판을 이용하는 일부 유저들은 본인과 다른 의견을 표출하는 유저에 대해 욕설과 인신공격성 댓글을 달고 있어 건강한 ‘공론장’의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치과의사 전용 커뮤니티에서 인신공격을 받고 마음을 다친 한 치과의사는 “치과의사 동료들이 욕설, 인신공격 등으로 공격하는 것을 보고 ‘이 분들이 과연 치과의사가 맞는지’ 의심까지 들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 다른 의견에는 논리로 반박해야
지방의 한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최근 본지에 치과의사 인력수급 문제에 대한 칼럼을 기고했다. 칼럼의 내용은 이렇다. 현재 치과계 누구나 ‘치과의사 인력과잉’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지만, 기초치의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 공공분야, 의료 소외지역 등에는 여전히 치과의사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치의학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지탱하기 위해 균형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게 글의 요지다.
그러나 글이 ‘치과의사는 아직 부족하다’라는 제목으로 나가면서 게시판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 글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글이 올라왔는데, 문제는 그 이후부터 욕설과 인신공격성 댓글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포문은 이 교수의 출신학교에 대한 공격으로 열었다. 지방의 한 치과대학을 졸업한 경력을 꼬집어 “○○도 ○○바위가 갑자기 교수 완장차면 그럴 수도 있죠”라는 댓글이 올라왔고, 욕설을 암시하는 댓글도 심심찮게 보였다. 어떤 유저는 “이 사람이 ○○○씨네요”라며 해당 대학교 홈페이지 링크를 걸기도 했다.
해당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보를 공유한다는 게시판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목소리에 대해서 공격하고 감정을 배설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들이 과연 치과의사가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며 “이런 것들을 외면하거나 방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칙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 “성희롱성 발언에 불쾌하기도”
사실 이른바 ‘닉게’에서의 이런 모습은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첨예한 사안일수록 유저들의 공격에는 날이 서있다. 특히 전문의제나 몇 달 전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한 원장의 공금유용 의혹 등의 글은 반박과 재반박 글 수십 개가 양산되면서, 댓글 또한 수백 개를 양산했는데, 인신공격성 발언 또한 적지 않다.
또 성희롱성 게시글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업소녀’를 치과 직원으로 쓴다는 얘기서부터 스폰서 이야기가 가감 없이 게시글로 올라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한 여성 원장은 “닉게의 특성상 자유로운 글들이 올라오는 것은 이해하지만, 여성 원장들도 이용하는 걸 감안하면 지나친 글들이 더러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의 사정에 밝은 한 유저는 “닉네임을 사용하지만 대개는 누가 누군지 다 안다”며 “게시판의 특성상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지만, 가끔 욕설도 나와서 쪽지로 건의하는 경우도 있다. 치과의사가 이용하는 커뮤니티로서 기본적인 품격은 지켜나갔으면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