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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금설기 떡 케이크를 만들고 나서

Relay Essay 제2122번째

사실 나는 케이크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제일 좋아한다. 그래서 앙금설기 떡케이크 아이템을 제안 받았을 때 글쎄 별로…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미루다 문득 생각나 블로그를 뒤져 앙금설기 떡 케이크를 찾아보니 전에 알던 떡 케이크와 다른 파스텔톤의 꽃장식이 너무 이쁜,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 케이크이었다.

이걸 직접 만든다고? 하룻저녁에 할 수 있을까?… 흠…원데이 클래스도 있네. 그래 한번 만들어 보는거야 우리도 눈의 호사를 한번 누려 보는 거야. 마침 어린이날 어버이날도 다가오고! 의미도 있네 있어! 만들며 수다도 떨고 얼마나 재밌을 거야.

그렇게 시작된 앙금설기 떡케이크 만들기. 1부는 설기떡 만들기로 쌀가루, 물, 설탕, 소금 배합비율과 부드럽고 촉촉하게 찌는 방법을 강의 및 시연으로 보여주고 2부는 백앙금과 식용색소를 섞은 생크림(앙금으로 만들면 팔이 아파 다음날 진료에 지장을 줄수 있으므로 좀 더 부드럽게 만든)으로 설기 떡 위에 올릴 꽃을 만들기 위해 동영상과 그룹 및 개인지도가 세분의 강사님과 함께 진행됐다.

역시 치과의사들은 손재주가 있다. 라넌큘러스와 카네이션 두 가지 꽃을  만들어 설기 떡 위에 올리고 빈자리에 푸른 색 잎을 짜넣고 가장자리 장식은 별모양(?)으로 아이들이 짜주기로 했는데 다들 너무 열심히 잘 만들어 강사님도 놀라신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며 자기들이 만들었다며 무척 뿌듯해 한다. 슬쩍 보니 케이크 위 장식이 나름 기하학적이다. ‘케이크를 들고 자랑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네’.^^ 일하는 엄마와 이런 만들기 체험하는 기회가 많지  않을텐데, 참 좋다 싶다. 다들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즐거워하신다.

하지만 나는 쉽지 않았다. 손에 체온이 높아 크림이 빨리 녹아 얇은 꽃잎이 안 나오고 자꾸 뭉툭해진다. 나름 예술가적 심미안으로 좀 더 높은 완성도를 위해 다시 만들고자 단호하게 뭉개버린 처음 만든 꽃이 나름 제일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른 분들은 완성하고 정리하는 단계에 이르자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선생님 떡 위에 꽃 올려주세요. 이거 어떡해요. 힝~”, “원장님 꽃 너무 예뻐요 두 개 만 주세요. 히잉” 그렇게 꽃 동냥과 선생님을 졸라 완성했다.

시험도 아닌데 좀 얻고 좀 부탁하면 어떠한가. 이것도 즐겁지 아니한가.^^ 예술적 완성도와 상관없이 완성된 나의 케이크는 제법 그럴싸했다. 그래서 뿌듯한 그날 밤 친구들에게 카톡 사진으로 자랑질을 했다.

“이거 이쁘지? 내가 만들었어”, “우와~~ 이쁘다 장미가 탐스럽네”, “장미 아니여, 라넌큘러스여”, “떡에 뭐, 서양꽃이야? 동백이 제격이구만!”, “뭐시여, 동백?  “겹동백 같긴 하네”. 이것들이 부러우면 좋게 부럽다고 해라잉^^ 장미든 뭐든 꽃 비스무리 하믄 된 것이여. 여하튼 그 날 밤 나는 행복했다.

김현진
광주지부 문화이사
광주 참조은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