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생각하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어떤 끝이냐가 어려운 것이다. 이제 70 중반을 향한 나이가 되니 은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돌아보면 많은 고난과 역경을 지나왔고, 나름 보람을 느끼는 일도 많았다. 어머니 등에 업혀 전쟁을 겪었고, 모두가 어려운 형편의 시절을 근근히 넘어왔고, 선한 이웃과 동료, 스승의 도움으로 치과의사가 되어 이제 원로 소리를 듣는 처지가 되었다. 성경에는 ‘희년’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 50년이 될 때마다 노예에게 자유를 주고, 빚을 탕감해주는 해방의 축제를 말한다. 이제 내가 치과의사 면허를 받고 의료인으로 삶을 영위한 지 50년이 다가온다. 그동안 노예로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주로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하여 살아왔다고 생각이 든다. 내 학창 시절과는 다르게 내 자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주려고 애썼고, 부모로서의 책임을 늘 무거운 등짐처럼 느끼며 살아왔다. 치과의사로 살아오면서 얼마간의 보람과 성취를 느끼며 지낸 것은 분에 넘치는 은혜라고 생각된다. 내 능력에 비해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된 것도, 탁월하지 못한 진료 능력에도 불만 없이 오랫동안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이어준 많
- 김유진 서울 강남구 김유진치과의원 원장
- 2021-11-29 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