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21일 밴드 공연이 하나 열린다. 2010년부터 4개 밴드의 연주회로 시작되어 어느덧 6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치과의사로 구성된 5개 팀이 무대에서 함께 연주할 계획이다. 참여하는 연주자만도 무려 30여명에 이르고 무대 뒤에서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는 분들까지 헤아리면 50여명에 다다른다. ‘디디에스’, ‘몰라스 포레버’, ‘애틱식스’, ‘바이툴 밴드’로 대표되는 기존 팀에 ‘덴타폰’ 이라는 게스트 팀이 합류하게 되었다. 더 많은 치과의사 선생님들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여건상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남들이 보기에는 작은 학예회쯤으로 여길지도 모르나 이 공연을 준비해 무대에 올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하다. 공연장 준비, 공연 날짜와 시간, 포스터와 리플렛, 초대장 등 뿐만 아니라 여러 팀이 연주를 해야 하니 제한된 시간 내에 매끄러운 진행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공연이 2시간을 넘게 되면 관객이 지루해한다는 것이 공연계의 공식이다. 그래서 가급적 그 시간 이내에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기획을 하며, 연주의 수준 또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마추어이다 보니 결과가 항상 만족스럽지는 않다. 팀마다 연습은
한 달이 넘도록 나라가 혼란스럽다.중동발 호흡기 증후군인 메르스로 인해서 우리 사회가 잠시 정지된 듯하다.연일 국민들이 불안한 나머지 사회 활동을 줄이거나 외출조차 안 하고 있으니 말이다.혼잡하던 시내 도로가 한산해서 놀란 적이 여러 번 있을 정도였다.거의 모든 모임이 취소되고 병·의원은 물론 식당, 극장, 대중교통 및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대부분 영향이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겠다.급기야 폐쇄하는 병원이 생기고, 병원에서 환자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에게 6월 한 달은 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지만 메르스 감염에 대한 공포와 가정과 사업장의 적자 운영의 현실까지 느껴져 서늘하기까지 하다.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들의 대화는 푸념뿐이다.작년 세월호 사건 때보다 더 심각한 것 같다. 메르스로 인한 우리 사회의 손실은 실로 대단할 것으로 추측된다.외국 관광객들도 발길을 돌리는 등 경제적인 손실 말고도 민심이 흉흉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인간성의 상실보다 더 큰 손해는 없기 때문이다.버스나 전철 안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만 해도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는 말도 들리고, 내원 환자에게도 의심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 현실에 마음이
얼마 전 지인들과 함께 작은 복지시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필자는 처음 가 보는 곳인데 정말 우연한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다.지인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한 후배와 봉사활동에 대해 얘기하는 도중 귀에 익은 이름을 들었다.그 후배를 비롯하여 몇몇 선후배들이 매달 찾아가 봉사를 하는 곳이 필자가 잘 아는 시설이었던 것이다.이 시설은 약 4년 전쯤 필자가 무대 기획을 했던 음악회에서 함께 무대에 섰던 인연이 있는 아이들이 지내는 곳이었다.초·중·고 학생들로 구성된 아이들이 맑은 목소리로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합창하던 모습과 우리 밴드의 반주에 맞춰 앙코르 곡으로 ‘사랑으로’를 함께 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무대 옆에서 지켜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감동적인 음악회이기도 했다그 이후 한번 꼭 찾아가리라 다짐했건만 속절없이 수년이 흘러 버렸다.물론 핑계 같지만 삶이 왜 이렇게도 바쁜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그러던 차에 후배의 봉사 후일담을 통해서 그들의 소식을 듣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함께 방문하기로 했던 것이다.저녁식사를 함께하기로 하고 고기, 간식, 책 그리고 옷가지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나름대로 준비하였다.모두들 어렵게 시간을
요즘 영화계에 또 새로운 기록이 탄생하고 있다고 한다.13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우리나라 최고 기록인 외화 ‘아바타’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도 예상하고 있다.개봉하고 얼마 안 되어 아내와 보았는데 관람객이 만원은 아니었고 꽤 열기가 느껴졌지만 이렇게까지 흥행할 줄은 몰랐다.우리 세대는 직접 겪어 보진 않았으나 부모님 세대로부터 생생하게 듣고 자랐던 터라 낯설지 않은 내용과 어릴 때 직접 봤던 배경 화면도 간간이 나와 시선을 끌었다.나이가 지긋한 주변의 관객들은 그런 장면들에 감회가 어리는 듯 일행들과 소곤소곤 과거의 경험과 목격담을 주고받기 바빠 보였다. 우리 부부도 예외 없이 기억을 돌이키는 데 여념이 없었다. 사실 뻔한 내용도 많은데 반가워서 웃음이 나오고 슬픈 마음에 안타까운 탄성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일까? 아마도 지난날의 우리의 모습이었기 때문이 아닐까?그동안 비슷한 시대 배경으로 만든 영화나 드라마는 많았지만 이런 공감을 느낀 적은 없지 않았나 싶다.필자는 영화에 대해서 문외한이고 결코 이 영화를 예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예술성을 떠나 삶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해 보는
깊어가는 가을날, 또 하나의 뜻깊은 음악회에 갈 일이 생겼다. 지인의 부탁으로 본인과 친분이 두터운 가수 한 분을 콘서트에 추천한 관계로 참석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소중하지 않고 의미 없는 음악회가 어디 있을까마는 공연장 입구에 들어서며 다른 음악회와는 다른 특별함을 알 수 있었다.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들, 각종 자료와 작품들에서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이 음악회는 1990년대 말에 발달장애 자녀를 둔 엄마들의 기도모임에서 시작하여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해 설립된 ‘기쁨터’에서 주최하여 자활기금 마련을 위해 15년째 계속되는 ‘Joy콘서트’였다.‘기쁨터’ 공동체는 성인 발달장애인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지도와 보호를 받으며 공동생활을 하는 소규모 거주 시설로, 종교 활동, 힐링 센터, 지역사회 적응훈련, 동아리 활동, 제과제빵과 같은 작업교육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 한다.음악회가 시작되고 약 두 시간 반 넘게 격조 있는 클래식 연주와 흥겹고 감동 있는 대중음악이 연주되었다. 대중들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가수가 다수 출연하여 좋은 무대를 선사했다. 알고 보니 취지에 동참하여 단지 이 연주회를 위
막바지 더위가 한창인 얼마 전에 국내 최고 교향악단의 연주회에 가게 되었다. 일찍 도착하여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마침 다른 건물에서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귀한 미술전시회도 열리고 있어 오랜만에 눈을 호강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전시회장으로 가는 도중에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야외무대가 보였는데 스태프들의 분주한 모습을 보니 공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광복절을 기념하여 열리는 무료 음악회였다.육군 군악대의 연주와 성악가, 탈북 청소년들로 구성된 아코디언 연주 팀 등이 출연하는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아울러 그 주변엔 먹을거리 장터가 열려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다양한 스낵 코너와 국내외 유명 맥주, 외국인 셰프들도 눈에 띄었다. 나도 유럽식 핫도그와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맛보며 장터거리를 즐겼다. 장터 풍경을 보며 새삼스레 13년쯤 전 미국에서 지내던 때가 생각났다.L.A.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근교의 한적한 작은 도시에서 생활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다. 마을에서 발행하는 신문을 읽다가 음악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이국땅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던 차에 머리도 식힐 겸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과연
얼마 전 근교 바다의 작은 섬에 배를 타고 갈 일이 있었다. 짧은 뱃길이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왠지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요즘 매스컴을 통해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 ‘평형수’는 제대로 채워졌을까? 구명조끼는 어디 있지? 하면서. 다행히 세월호 사고 직후라 그런지 관계자들의 표정이나 행동에서도 진지함이 느껴지고 비교적 차분하지만 철저한 탑승 관리가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섬에 도착한 일행은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섰던 터라 목적지 근처에서 막걸리 한 잔으로 허기를 달래기로 했다. 우리 일행이 식당에 들어서자 주인아주머니는 반가운 인사뒤에 푸념을 늘어놓았다.요즘이 섬에서는 일 년 중 가장 바쁜 때라고 한다. 그런데 손님이 너무 줄어 매출에 큰 영향이 있다고 말이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비 경기 위축이 여기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배를 타고 와야 하는 곳이라 더욱 영향이 심각하다고 한다.조금씩 나아지는 기미는 있다니 어서 평상시로 돌아가기를 함께 빌어 본다. 이처럼 누군가의 작은 실수 하나가 이렇게 작은 곳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무섭다.책임자 한 사람의 현명한 결정과 구성원들의 반복된 훈련이 얼마나 필요하고, 게다
약 3주 전 지인의모친께서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급히 들어가셨다.단순히 한동안 소화가 잘 안 되는 듯하다가 음식물 섭취가 곤란한 지경에 이르러서야 떨어져 사는 자식들에게 알렸다고 한다.부랴부랴병원으로 모시게 된 가족들은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응급실에서의 기본적인 검사 몇 가지만으로 암의 발생과 전이가 의심된다는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건강하셨고 자식들이 자주 찾아뵙지는 못해도매일 전화통화를 하며 큰 걱정 없이 지내오던 터였다.현재 수술을 시행한 후항암제를 사용하기로 하고 힘든 치료를 진행하고 계신다. 하지만 예후가 너무 좋지 않다고 한다. 의료진은최선을 다했지만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니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조금이라도 나은 상황에서 치료를 시작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더해진다.최근 우리 주위에서 암에 걸린분을 유난히 많이 볼 수 있다. 치과에 오시던 환자 분들도 한동안 안 보이시다가 어느 날 오셔서는 암 치료를 하느라 이제 왔다는 얘기를 자주 접한다.암뿐만이 아니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등 3대 질환으로 장기간 치료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물론수명이 길어진 탓도 있겠지만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