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짓기
누구나 자신만의 소망이 있다. 먼 미래에 나를 그리는 원대한 꿈도 있고, 도파민과 스트레스에 따라, 순간순간 이끌리는 바람도 있다. 99년에는 누구보다 스타크래프트를 잘하고 싶었고, (4 드론이 실패하면, 전원을 끄고 도망치기도 했다) 병리학 시험을 보기 직전에는 세상이 멈추기를 바랐던 적도 있었다. (병리학 교실 바닥은 차가웠고, 나의 무릎은 시큰했다.) 그리고 아내가 분만실에 들어갔을 땐, 그저 건강한 우리를 바랐다. 내가 아주 오랫동안 가져온 소망은, 나만의 노래를 만드는 것이었다. 학창 시절 ‘몰라스’라는 밴드를 하며, 수년간 노래를 불렀지만, 내 노래를 갖고 싶다는 바람은 줄곧 내 안에 커지고 있었다. 두 번의 개원을 하고, 두 명의 아이 그리고 한 명의 아내와 15년을 살던 나는 조용히 보컬 레슨을 등록했다. 노래하는 방법과 작곡하는 방법을 배우며 몇 개의 계절이 지나갔고 하나의 노래를 만들었다. 선생님의 권유에, 가수 이름을 만들려 하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본명을 쓰기엔 부끄럽고 아내와 아이들의 이름을 조합하니 우스운 단어가 나왔다. 현대과학의 도움을 받기 위해 ChatGPT에 문의하였으나, 그분의 개성 있는 명명에 나는 당황하였다. 이
- 박주현 옥정아트치과의원 원장
- 2025-08-27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