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누군가에게 갑상샘 암, 간 경화, 당뇨병, 무치악 중 한 가지가 생길 수밖에 없지만 이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는 있다면 무엇이 생기는 것이 그나마 나을까? 질병부담(burden of disease)은 질병으로 인해 초래되는 삶의 다양한 어려움 즉 부담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환자가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장애 또는 후유증으로 얼마나 부담을 갖게 되는지를 계량화한다. 이렇게 계량화된 질병부담은 서로 다른 인구 집단의 건강수준을 비교하고, 특정 인구 집단에서의 건강수준의 변화를 감시하며, 건강 불평등 수준을 파악하고, 질병부담의 위험요인의 기여도를 확인하며, 의료 서비스 공급과 연구에 있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다. 인구 집단에서 질병부담을 측정하여 이를 지표로 삼는다면, 보건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보건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의 성과를 평가할 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전통적으로 인구 집단에서 건강 수준을 측정하기 위하여 사용된 지표로는 유병률(prevalence), 발생률(incidence), 사망률(mortality)이 있다. 그런데 유병률이나 발생률의 경우 비치명적(non-fatal)인 질병의 질병부담을 과소평가할 수 있고, 사망률의
子張問政, 子曰: “居之無倦, 行之以忠.”(자장문정, 자왈: “거지무권, 행지이충.”) 자장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하기를 “자리를 맡으면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일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논어, 안연편> 倦(게으를 권)자는 人(사람 인) + 卷(책 권)이 합하여 생긴 단어다. 내 삶에서 땀을 흘리는 봉사를 하여 본적이 있는가? 집 앞에 논과 밭이 있는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까지 살았지만 아버님이 공무원이었기에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는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봉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학창시절 무의촌 진료봉사와 본과 3, 4학년 때 나주에서 일주일간 하였던 농활이라 할 것입니다. 개업을 하고서는 빛고을 노인 건강 타운, 고룡정보 산업학교(소년원) 등에서 진료 봉사를 하였다. 공보의를 마치고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30년이 넘게 개원을 하다 보니 지역사회에 그동안 대덕치과를 키워주신 지역주민들과 나를 존재하게 만들어 준 사회에 은혜를 갚는다는 마음으로 지역 행사가 있으면 기부를 하고 장학금을 전달한다. 하지만 땀을 흘리는 봉사활동은 학창시절 하였던 농활이 마지막이었다. 2011년부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조차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던 2016년 3월, 전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 바둑판에 쏠렸다. 세계 최정상급 프로기사인 이세돌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바둑은 인류가 고안해낸 게임 중 가장 복잡하며 많은 대국 경험이 필요하고 가로세로 19줄, 361개의 점으로 이뤄진 바둑 경기에는 10의 170제곱이라는 천문학적인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가진 컴퓨터라 하더라도 이 모든 경우를 계산해 최적의 수를 찾는 게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직관과 느낌이 중요하기에 컴퓨터가 숙달하기에는 어려운 게임으로 여겨왔다. 이세돌 9단은 1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이 생각하기 어려운 창의적인 수법으로 경쟁자들을 제압하여 지난 10년간 세계 대회에서 18차례 우승하였기 때문에 전문가 대다수가 이세돌의 우세를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세돌의 1승 4패의 결과와 AI의 위력을 생중계로 지켜본 많은 사람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는 사실에도 놀랐지만, 알파고는 지금까지의 인공지능과는 차원이 다른 ‘딥러닝’이라는 스스로 사
이제는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어졌다. 1986년에 현재 살고 있는 집에 이사 와서 아직까지 살고 있고, 앞으로도 이사 갈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집에 이사를 온 것도 박사학위를 받고 전임의가 된 후 어느 나라, 어떤 교수가 있는 곳으로 공부하러 가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면서 1983년에 이상철 교수님이 다녀오신 일본 오사카치대에 잠시 들린 일이 있었는데, 그때 오사카 치대의 친구들이 일본의 경우 도쿄 올림픽이 끝난 후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아마 한국도 비슷할 것이라는 얘기를 해준 적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필자가 미국으로 유학 가기로 한 날짜가 1987년으로 서울올림픽 1년 전이었는데, 그때 기억이 나서 무리하게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때 아버지께 말도 좀 들었다. 미국 가는 데에도 돈이 많이 필요할 텐데 왜 무리하게 집을 바꾼다고 난리냐고. 요새는 모두가 아파트 시세에 눈에 불을 켜고 있지만 그 당시 필자의 부모님은 아파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셨고, 관심도 없으셨다. 그런데 미국에 가 있는 동안 올림픽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전화하셔서 너희 집 바꾸기 잘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
2022년 새해가 밝고 각자의 염원을 담아 소원을 빌고 있지만, 코로나19의 변종 오미크론의 기세에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해 사적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침체된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가오는 설 명절과 금년 3월 대통령선거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무래도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다 보니 대통령 후보의 공약사항에 일희일비하며 본인들의 직업과 처한 환경을 중심으로 이해득실을 따지며 후보를 평가하는 경향이 짙어가고 있는 듯하다. 우리 협회 역시 각 후보들의 캠프를 방문하거나 관련된 후보측 정책 담당자와 치과계의 현안 문제들을 제기하고 공약으로 만들어 달라고 논의하고 있고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2주전 이재명 후보측의 공약사항 중 특이한 공약사항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증폭시킨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공약사항이 발표되었다. 소확행이라고 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공약이라고 한다. 질병이라고 하기엔 눈에 확 닿지 않는 얘기일 수 있지만 탈모인들에겐 말 못한 고민거리인 탈모에 관심을 가져준다는 의미에서 관심이 부각되었으리라 보지만, 일부에서는 천만인이나 되는 탈모인들을 위한 치료제의 보험적용을 둘러싸고 건강보
칼럼 ‘송년음악회’에서 ‘Memento mori!’를 화두로 삼았다(2018). 알 수 없는 종말에 한 살 더 다가가는 두려움을 잊자는 망년회(忘年會)가 아니라, 지난 한 해를 되짚어 반성하고 보내는 송년(送年)회로 하자는 이야기였다. 인생의 여정에서 “잊는 것(forget)보다 보내는 의식(bid the year out)”이 더 능동적이고 건강한 통과의례(Rite of Passage)가 아닐까? 2003년 개관한 대전예술의전당 후원회를 만들고 버거운 회장직을 10년간 역임하면서, 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 연주회 참석이 송년의식 제1호가 되었다. 고금동서를 통하여 성인 성자가 붙은 유일한 악성(樂聖) 베토벤의 예술적인 성취와 음악사에 남긴 업적은 차치하고라도, 인간 의지의 승리에 대한 그의 확신과 열정에 우리는 고개를 숙인다. 관현악곡에 인간의 목소리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일찍이 운명 교향곡에서 육성에 가까운 오보에 연주로, 다시 합창환상곡에서는 합창으로 실험했지만, 16년의 숙성기간을 거쳐 드디어 합창 교향곡으로 결실한 것이다. 제1에서 3악장까지 보통 교향곡보다 긴 45분쯤에 더하여, 다소 무질서(?)한 4악장 전주 부를 인내해야 비로소 베이스로 시작하
한강의 발원지는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 중턱의 검룡소(儉龍沼)로, 한강의 본류는 강화해협 부근의 황해로 흘러든다. 한강이 깨끗하려면 한강 본류로 흘러드는 수십 수백 개의 지천(支川)들이 깨끗해야 한다. 각 지천들이 오염되면 그 오염수가 한강 본류를 오염시킨다. 모든 물길이 하나의 본류로 연결되어 있듯이, 세계 각국의 하늘 길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우한의 코로나19는 이 길들을 따라 세계에 퍼졌다. 2020년 1월 20일 우리나라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이제 만 2년이 다 되어간다. 2022년 1월 5일 00시 기준 우리나라 누적 확진환자 수는 649,669명, 사망자 수는 5,838명으로, 전일 대비 확진환자가 4,444명 증가했고, 사망자는 57명 증가했다. 약 6개월 전인 작년 6월 17일 00시 기준 누적 확진환자 수 149,731명의 약 4.3배, 사망자 수 1,994명의 약 2.9배이다. 2022년 01.05. 09시 기준, 지구 전체의 누적 확진자 수는 총 290,310,468명, 사망자 수는 5,440,952 명이다. 세계인구 약 80억 중 약 3.75%가 확진되고, 약 0.068%가 사망한 셈이다. 확진자 수는 약 6개월 전인 작
국민건강보험이 단일 보험자로 건강보험을 통합한 것은 2000년이었다. 이 당시에는 건강보험에 재정적자가 발생하여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지 않았으나, 2004년 재정적자가 해소됨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함으로써 건강보험 혜택의 범위를 넓히고, 본인부담률을 낮춤으로써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최초의 중장기 건강보험 보장성 계획이었던 1차 보장성 강화 정책은 2005~2008년 이루어졌으며 암, 심장, 뇌혈관 등 중증질환 본인부담 경감, 6세 미만 입원 본인부담 면제, 장기이식 및 MRI 보험적용, 식대 보험적용이 개시되었다. 이어진 2차 보장성 강화 정책(2009~2013년)을 통해서는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및 고액 비급여 의료보장 확대, 취약계층 본인부담 인하가 이루어졌다. 3차 보장성 강화 정책(2014~2018년)을 통해서는 생애주기별 핵심 건강 문제에 대한 필수의료 보장 강화, 고액 비급여의 적극적 해소 및 증가 억제를 위한 관리체계 도입, 취약계층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료지원 강화가 이루어졌다. 현재 진행 중인 보장성 강화 정책은 문재인 케어라고도 불리우며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자
2021년 11월 13일 토행독(토요일의 행복한 독서)에서 유영만 교수가 쓴 ‘아이러니스트’를 내가 진행했다.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는 절대로 새로운 사유가 시작되지 않는다. 고정 관념이 치유 불가능의 고정관념으로 바뀌기 전에 신념으로 망치질을 해서 깨부숴야 한다”라는 문장이 가슴에 다가왔다. 2013년 2월 16일 처음 토행독에 가입하고 2019년 임기 2년의 회장도 역임하였다. 매주 1권의 책을 읽으며 그동안 4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8년 10개월 토행독에 참가하여 독서를 하는 일이 타성에 젖어있음을 알았다. 지금처럼 타성에 젖지 않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결정해야 했다. 이제는 내 독서습관을 바꿀 시기가 온 것이다. 마침 내가 활동하고 있는 ‘광주 의료복지 사회적 협동조합’(의사협)에서 독서 모임을 만드는데 진행을 맡아주라고 한다. ‘의사협’ 설립 준비단계에서 공동 대표를 맡아 왔고 설립된 이후에는 이사를 하고 있다. 토행독 활동을 하며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읽는 것보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 놓고 관련된 다양한 책을 읽는 나만의 방식으로 독서 습관을 바꿀 필요를 느끼던 시기에 운이 따랐다.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20권의
새해를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만 남은 달력을 보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한 해를 돌이켜보면, 어느 때보다 많이 낯선 2021년이었고 어느 때보다 밖에 나서지 못한 1년이었다. 그렇기에 주로 머무는 곳이 집과 직장이었고, 주로 함께한 사람들이 가족과 소수의 주위 사람들이었다. 그런데도 지나간 시간 속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행복했던 날, 슬펐던 날, 아쉬웠던 날, 후회되는 날도 많았다. 쉴러는 시간의 흐름을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그러나,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지난해 6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10년간 벌어진 일이 팬데믹으로 수일 만에 벌어졌다”라고 한 것 같이 코로나19로 인해 미래가 앞당겨지고 있다. 최근 이코노미조선은 유명 미래학자들과의 인터뷰와 조사기관들의 전망을 취합해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CHANCE(기회)’를 뽑았고 팬데믹 대변혁 속에서 2030년을 전망한 내용을 발표하였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Consumer trends (경험경제, 메타버스 소비) 엑스프라이즈재단 피터 디아만디스회장은 옷을 사기 위해서는 가상 의류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온라인 학술대회를 이어지다보니 생각나는 것이 있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전공의이거나 개원의인 것을 감안하여, 새로운 연자를 발굴하고, 이에 따라 연제도 늘림으로서 그동안 강의에 참여하지 못했던 능력 있는 강사들을 찾아낼 수도 있고, 회원들에게는 강의 선택의 폭도 넓혀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강의는 4시간 이상만 들으면 보수교육점수 4점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필자는 이번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창립 6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구연 몇 개를 빼놓고 다 들었더니 화면에 14시간 46분 21초가 기록되어 있었다. 현재의 방식대로 운영하는 경우 외부 학술대회에서 자기 대학 교수의 좀 더 업그레이드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새로운 느낌을 느끼고, 자부심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또한 타 대학 교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특정 교수의 강의를 반복해서 듣는 경우에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회 강의를 자주하는 연자들은 증례 등 내용이 추가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강의 내용이 대동소이 하고, 강의에 여유는 있지만 당사자도 어쩔 수 없어서 강의한다는 느낌도 있고, 타성에 젖은 목소리가 여유가 아니라 느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