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마다 한번 보면 모든 걸 기억하는 능력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든다. 그럼 시험지를 받아도 백지상태로 머리가 멍해지는 일은 없을 텐데. 너무나 바쁜 아침 차열쇠를 어디다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온 집안을 무한궤도를 그리며 어지럽히지 않아도 되며 머리를 쥐어뜯지 않아도 될 텐데, 남자친구나 여자 친구와의 기념일을 깜빡해서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로 삐진 상대방의 기분을 살피느라 전전긍긍하는 일은 없을 텐데 말이다. 과거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모두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증상을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sia)이라 한다. 이 증후군은 작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며 종종 드라마, 문학 속에 다양하게 변주되어 등장해 왔다. 인생의 매순간을 기억하며 눈앞에 플레이 버튼을 누른 것처럼, 지금 순간의 일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물건을 다른 곳에 두었다 잊어버리는 일도 없고 중요한 할 일을 놓치는 경우도 없다. 그러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4년전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순간에 숨은 멎으셨지만 바로 사라지지는 않았던 온기와 시간이 지나면서 차가워지던 몸의 촉감이 기억나지만 견딜 수 있는 건 매년 새해가 찾아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우리나라에서 병의원을 운영하면서 조직관리의 ‘팀웍의 중요성’은 수도 없이 많이 들어왔고 또한 역설해 왔다. 그런데 우리병원의 직원들의 팀플레이가 효율적인지 그렇지 않은지 평가해본 원장은 많지 않을 것이다. 병의원의 비용 중 인건비, 임차료, 재료비를 3대 주요경비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치과의원에서 매출대비의 주요 경비율이 42.6%를 차지하고 있고, 이중에서 인건비 비중이 대략 20%정도를 점하고 있다. 이렇게 인건비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치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일의 강도가 높다고 항상 직원 충원을 요구하고 있고, 원장은 맘처럼 직원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충원을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아 매우 큰 스트레스 중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고려해 보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독일 심리학자 링겔만이 실험을 통해 밝혀낸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라는 것인데, 이것은 집단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갈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링겔만은 줄다리기를 통해 집단에 속한 각 개인들의 공헌도의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통해 개인이 당길 수 있는 힘의 크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6월 22일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검사기준 및 검사방법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발주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종류별 검사기준 및 검사방법 개선’연구 용역 사업(연구책임자: 김정민 고려대 교수)의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공청회는 주최측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도에 대한 골자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이자 관련 개인이나 단체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관심이 컸다. 특히 치과계로선 수년 간 회원들의 민원 해결 우선순위로 꼽히는 안건이어서 안테나를 높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치과계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아 우려된다. 이날 공청회에서 공개된 제도 개선의 큰 틀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 이른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검사항목 및 검사방법을 검토·도입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진단용 발생장치와 특수의료장비에 대한 현행 분류체계도 좀 더 세분화 돼 바뀐다. 이 공청회 개선안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주로 서술돼 실제로 진료 현장의 애로점이나 의료기기 제조 현장의 고충이 투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동안 치과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중복검사, 과잉
얼마전 코엑스에서 열렸던 SIDEX 2017 전시장을 둘러보다가 어느 업체 부스의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던중, 신경치료는 해서는 안될 치료라는 얘기를 듣고, 필자는 얼마전 사망한 유명 여배우의 사망원인이 신경치료에 기인한 암이라는 주장에 대한 기사가 떠올랐다. 기사를 보고 말이 안되는 얘기라 생각하며 가벼이 지나치듯 넘어 갔는데 그 원장의 주장은 아니지만 똑같은 얘기를 생생히 듣게 되니 적잖이 당황하였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적지않게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치과계의 새로운 논쟁으로 인한 분열로 이어질까 걱정도 앞선다. 모 원장의 주장에 대해 “학문적으로 명확히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특히 암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소셜네트워크에 올렸다”고 비난하면서 서울지부는 모 원장을 치협 윤리위원회에 회부하였다고 한다. 유발 하라리라는 이스라엘 학자가 요즘 핫피플로 주목 받고 있다. 45개국에서 500만권 넘는 판매부수의 책, “사피엔스”의 저자로서 빌 게이츠, 오바마 전대통령, 저커버그가 독자라는 것이 더욱 주목을 받는거 같다. 하라리 교수는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 등 여러종이 공존하다 사피엔스가 지구라는 행
영화로도 만들어 졌던 동화책, 마당을 나온 암탉. 양계장 암탉 잎싹은 매일 알을 낳고 품어보지도 못한 채 알을 잃는다. 1년 넘게 이런 생활에 지친 잎싹은 자유로운 세상과 알을 품어보는 소망을 가지게 되고 다 죽어가는 폐계가 되어 드디어 자유를 얻게 된다. 매일 족제비의 먹이가 되는 위협 속에서도 강인한 모성애로 족제비에게 엄마를 잃은 청둥오리 알을 품어 훌륭하게 키워낸다. 청둥오리 초록머리는 멋지게 성장하여 무리들과 함께 따뜻한 곳으로 먼 비행을 시작한다. 이제 늙은 잎싹은 족제비의 어린아이들을 위해 한끼 식사가 되어준다. 잎싹의 일생이 대견하고 슬프지만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이 시대 어머니들의 모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현실 속의 닭은 어떤지…. 한국의 닭은 대부분 A4 용지보다 작은 공간에서 햇볕도 보지 못한 채 사육되어 퍼붓는 항생제에도 30일 이상 생존하기가 어렵다. 얼마 전 제주도에서 환풍기 미작동으로 토종닭 842마리가 질식사 했다는 기사는 밀집사육의 단면을 보여준다. 매년 반복되는 AI와 구제역 그리고 매몰처분. 생매장 당하는 동물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고 계란 품귀현상, 고기 값 폭등만 연일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1헥타르(30
일요일 저녁의 결혼식은 이래저래 썩 내키지 않는 발걸음이기 쉽지만 일단 식장에 들어가 앉을 수만 있다면 반전의 묘미도 있다. 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그저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를 보고 자면 되는 거구나 하는 흐뭇한 자각에 옆 사람과의 서먹한 인사에도, 들려오는 다른 하객들의 대화에도 미소를 짓는 나를 발견하는 그런. 잘 지냈냐는 인사에 “그럼!” 이라고 하면 거짓말이 섞인 것일 테고, 그렇다고 “아니”라고 했다간 기나긴 설명이 필요해 질까봐, 뭐 그냥 그저 그렇다며 얼버무리는 웃음 띤 얼굴들과 거들기라도 하듯 그 주위를 감싸는 부드러운 조명들, 멋진 포즈지만 표정만은 애써 무심한 듯 도도한 꽃들의 그윽한 향기 등등은 살짝 눈만 감아도 금세 분별의 자물쇠와 집착의 빗장을 풀게 할 만큼 일요일 저녁의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친척, 학교동창 혹은 옛 직장동료들은 저마다 소곤소곤 한 때 자신들과 꽤 깊은 관계였던 신랑 신부 혹은 그 부모들과의 에피소드들 얘기로 여념이 없다. 이제는 뿔뿔이 흩어져 각자 나름대로 잘 적응은 하고 있지만 모두 어느 만큼씩은 그리움을 앓고 있던 이들이 젊은 한 쌍의 결혼 축하를 계기로 모여 그간의 안부와 꽃향기와 음식을 나눈다는 것은 거
4차 산업혁명이 세간에 화두입니다. 그 방면에 전혀 전문가가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랑니 뽑는 치과의사일 뿐이지만, 보통사람의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는 아직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부정적인 글을 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껏 부정적인 자세를 취한 채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사실 미래의 일을 예측한다는 것이 크게 의미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예측이라는 것이 즉석 복권을 긁듯이 그것만으로 끝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2차 산업혁명이 현대인의 삶의 근간이 되었다면, 3차 산업혁명은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이 이루어낸 변화를 무선 인터넷으로 날개를 단 모양이 되었습니다. 1, 2차 산업혁명에 많은 닮은 꼴이 있는 것 처럼, 3, 4차 산업혁명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빅 데이터를 이용한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 치과용 기구(dental instrument)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ㆍ개정하는 분과(Sub-Committee, SC)는 SC 4이며 해당 분과는 다음과 같은 작업반(Working Group, WG)으로 분류되어 있다. WG 1 - Rotary instrument(회전기구) WG 7 - Dental handpiece(치과용 핸드피스) WG 8 - Dental hand instruments(치과용 손기구) WG 10 - Dental injection system(치과용 마취기) WG 13 - Implant instruments(임플란트 기구) WG 14 - Materials for dental instruments(치과 기구용 재료) SC 4의 의장(Chairman)은 독일의 치과의사인 Dr. Engels가 역임하고 있으며, 간사국(Secretariat) 또한
“선생님, 이 자리에서 오랫동안 치과 하셨지요?” “예, 한 40년 했습니다.” “맞아요. 제가 내일이면 고희 칠십이니까요.” “그러면 이곳에서 한 35년 동안 계속 사신 거네요?” “네, 맞아요. 전에 선생님 집 옆에 살았잖아요. 지금도 생각이 나는데 선생님 어머님이 키가 작고 노인인데도 머리가 까맣던 거 같아요. 그리고 홀로 5남매를 기르시느라고 고생 많이 하셨다고 자주 말씀 하신 것 같아요.” “네, 기억을 잘 하시네요.” “사실 그때 내가 이혼을 하려고 했어요. 남편이 집안은 통 돌보지 않고 백수건달로 지내며 술만 먹고 빚만 지니 살아가기가 힘들고 괴로웠어요.” “그 때는 그런 일이 많았지요.” “그때 선생님 어머니 말씀이 ‘내가 30년 넘게 홀로 살면서 5남매를 기르다 보니 아무리 남편이 보잘 데 없고 무지랭이 같아도 남편이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나은 것 갔다’라고 하면서 가능하면 이혼을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마음을 가다듬고 이혼을 하지 않았지 뭐예요. 그 말씀 덕분에 지금은 3남매를 잘 키워 시집 장가 다 보내고 잘 살고 있어요. 남편도 이제는 건강도 좋아지고 생활력도 강해져 잘 살고 있지요. 가끔 그때를 생각하면 이 모두가 선생님의
이웃나라인 일본의 구강용품 발전상이 놀랍다. 우리나라 할인마트에 해당하는 마트에 들어가면 대개 초입에 구강용품이 진열돼 있을 뿐만 아니라 매대도 상대적으로 눈에 띄게 큰 편이라고 한다. 게다가 칫솔의 종류가 월등히 많아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당길 만한 다양한 제품군이 전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 구강용품 산업 역시 호황기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3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대형슈퍼 일용품 구매담당 137명을 대상으로 ‘2017년 성장품목’을 조사한 결과, 칫솔·치약이 올해 성장 예상 품목 3위에 올랐고, 틀니관련 상품이 4위, 가글액이 5위에 오르는 등 구강용품이 선두그룹을 점유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다소 이색적인 현상인데, 일본의 경우 무엇 때문에 이렇게 구강용품이 호황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구강용품이 발달돼 있다는 것은 국민의 구강보건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일본 구강용품 문화를 가볍게만 볼 일은 아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작고 아기자기한 문화를 갖고 있어 이런 특유의 문화가 구강용품에도 영향을 줬겠지만 치과인들이 되짚어 볼 것은 일본의 경우 예방치의학 분야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돼 있다는 점이다.
요즘들어 치과전문의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전문의제도를 잘 시행하고 있는 미국의 보철전문의에게 미국치과전문의제도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미국은 치과의사로서 살기에 꿈만 같은 나라일거라고 생각들 하시죠? 그래서 그런지 치과전문의에 대한 프라이드가 큽니다. 한국의 덤핑문제는 임플란트 같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가의 치료가 등장한 이후 더 심각해진 것 같습니다. 결국 문제는 이런 고수가진료를 위한 충분한 Training을 받지 않은 GP가 치료행위를 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겠죠. 수년의 수련과정 중 투자한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대부분의 Specialist는 억울해서라도 덤핑을 하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다른 Specialist에 비해 떨어질 게 없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값을 낮추는 건 자존심 문제랑도 상관이 있겠지요. 미국에도 덤핑이 만연된 곳들이 있습니다. Los Angeles나 Texas 같은 곳에서는 한국보다도 싸게 덤핑을 치는 분들 찾는 게 어렵지 않거든요. 그 분들은 거의 100% 다 GP들이고요. 결국 똑같은 문제가 미국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미국에서도 Specialist 수가가 유지되고 Referral system이 힘을 발휘하는 곳들의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