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과 인문학의 뜨거운 만남이 있을 때 치과임상은 더욱 빛이 난다. 두 학문은 다르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며, 서로에게 소금과 같은 존재이다. 치의학만 있고 인문학이 없거나, 인문학은 출중한데 치의학이 부실하다면 치과에서 여러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그러나 치의학과 인문학 사이에 소통이 있다면 치과에서 야기되는 문제들은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어떤 문제도 발생되지 않을 수도 있다. 환자는 의사다운 의사와 소통과 공감을 잘하는 의사를 원한다. 치과의사란 치아를 치료하는 것을 넘어 사람을 치료하는 직업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영국 캐리커처의 황금시대를 풍미했던 James Gillray(1756-1818)의 1796년 작품 "Easing the tooth-ach"는 여타의 다른 그림과 다르다(그림). 파스텔톤 배경에 오롯이 치과의사와 환자만이 묘사되어 있다. 치과의사가 환자의 치아를 발치하는 장면이지만 마치 두 사람이 탱고를 추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칼럼 제목으로 ‘치과의사, 인문학과 탱고를’로 정한 이유는 두 가지다. 일단 치과의사가 인문학에 한 걸음 다가겠다는 의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
본인의 스윙을 알아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스윙 속도네. 이 말은 스윙거인가 히팅거인가에 관한 얘기네. 스윙이 빠르고 강력하다면 자네는 히팅거이고 스윙은 느리지만 부드러운 리듬으로 볼을 친다면 자네는 스윙거네. 히팅거는 타고난 힘이 좋은 사람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단련된 사람이고 무게가 있는 골프채가 맞는 사람이네. 만약 자네가 히팅거라면 가볍고 치기 좋다고 가벼운 채를 선택한다면 스윙스피드를 못 따라 오거나 확 땅겨서 볼이 좌우로 날리는 것을 경험하게 될 거네. 자네가 헬스클럽에서 웨이트 트레이닝할 때 엄청난 근육량을 자랑하면서 겨우 5kg 역기를 들었다 놨다 해보시게 참으로 우습지 않겠는가? 그렇듯 골프채도 본인에게 맞는 무게가 있는 것이네. 요즘 골프채들이 잘 나와 있어서 무게별로 선택한 수 있도록 되어 있더구먼. 반면 스윙거는 늘씬한 사람이나 팔 힘이 세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네. 만약 자네가 스윙거라면 거리는 포기하시게나. 정확성 위주의 안전한 골프를 지향해야 하네. 그렇더라도 싱글골퍼가 되는 것에 전혀 지장이 없네. 왜 이 둘의 구분이 필요하냐면 자신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발견하기 위함일세. 스윙이 빠르고 강한 사람이 백스윙은 천천히 올렸
모처럼 맞은 휴가다. 어느 곳으로 갈까. 강원도나 경상도는 산이 높아서 계곡이 깊고 기암괴석 어우러진 골짜기의 물소리가 좋다. 충청도나 전라도는 평야가 넓어 시야에 다가서고 지나치는 풍경이 언제나 나의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넓은 대지와 뜨거운 태양에 익어가는 곡식을 보면 나의 삶의 어느 한 순간을 전원에서 보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어쨌든 계곡을 원하는 아내를 설득하여 남도여행을 하기로 했다. 차는 물과 야트막한 산을 지나고 이따금 보이는 갯벌과 흙빛 바닷물 출렁이는 서해안을 끼고 돈다. 충정도 경계를 지나니 붉은 꽃을 피운 키가 나지막한 가로수가 나의 시선을 끈다. 봄철의 가로를 밝히는 꽃이 벚꽃이라면 남도의 여름 가로수는 배롱나무라 할 정도로 많이 심고 가꾸어져 있다. 배롱나무는 자라서 나이를 먹게 되면 나무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매끄럽게 되는데 껍질을 벗듯 세속의 때를 벗는다는 의미를 가져서 예전부터 주로 서원이나 절들에 심어졌다고 한다. 요즘은 대량 재배하여 고속도로나 국도의 가로수로 흔하게 볼 수 있다. 붉은 꽃, 흰 꽃, 옅은 분홍을 한 꽃들이 있는데 봄철 단시간에 피어 한꺼번에 지는 벚꽃 보다는 여름 한철 피고 지는 기간이 100일 동안
전 세계가 랜섬웨어 때문에 공포에 떨 지경이다. 일부 외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이후 아시아와 유럽 등을 포함한 100여개 국가에서 동시에 랜섬웨어 공격이 발생하면서 정부기관과 기업, 병원 등의 업무가 마비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의료기관의 경우 대표적으로 영국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 병원들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으면서 각종 전산 시스템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병의원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한 대학병원에서 랜섬웨어 감염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큰 피해는 없었으며, 15일 기준으로 보건복지부에 랜섬웨어로 인한 국내 의료기관의 피해사례는 접수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규모의 의료기관의 경우 자체 조직 내에 전산팀이 있어 랜섬웨어에 발빠르게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이 되지만 소규모의 일선 개원가에서는 조직적인 대비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으므로 정부 당국의 예방책이나 관련 기관의 주의안내문을 확인하고 랜섬웨어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진료용 컴퓨터는 진료의 목적으로
5월 10일 오전 부로 문재인 대통령이 집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은 좌우로 갈라진 대한민국을 어루고 보다듬어 잘 봉합해야하며 그 동안의 국정 공백을 메우고 산적한 현안들을 서둘러 하나씩 해결해 가야 합니다. 10년만의 정권 교체인 만큼 숨가쁜 국정 운행과 격변 수준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갑작스런 대선과 갑작스런 정권 교체 상황에서 치협과 치과계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됩니다. 저녁 식사 후 가족들과 거실에 모여 과일도 먹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날이면 다같이 9시 뉴스를 시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릴 적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재미있는 드라마를 두고 왜 재미없는 뉴스를 열심히 보시는지 이해가 힘들었습니다. 제가 다시 그 나이가 되어 세상 돌아가는 데에 관심도 생기고 하다보니 나라의 수장이 국가전반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와 그 중요성을 알고, 국가 정책이 저희의 삶과 업에 얼마나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관에 따라 치과계는 많은 부분이 변하고 발전해갈 것입니다. 이번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의료 정책을 살펴보면 우선 공공의료를 강조하는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이번 정부의 의료정책 기본
진료를 한 시간만 빨리 끝내고 어떤 일정을 진행한다 해도 벌컥 화를 내며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원장이 있는가 하면 며칠을 통째로 비우는 일정을 흔쾌하게 수락하는 원장도 있습니다. 진료와 경영을 책임져야하는 어쩔 수 없는 환경이어서 그러겠지만 평생 환자를 봐야 한다면 그 평생이란 긴 시간에서 며칠이란 작은 시간을 할애하여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것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습니다. 감기에 걸려도 약을 먹지 않고 한숨 푹 자고 나면 쉽게 낫곤 했는데 작년에 일정을 마치고 한 달을 죽어라고 아팠습니다. 열이 나고 몸살이 심해서 그 좋은 계절 5월에 나들이 한번 못하고 진료가 끝나면 바로 집에 와 몸져누워 끙끙됐던 아픈 기억이 있어 올해는 운동도 하고 홍삼도 먹어가며 체력 단련을 했습니다. 또다시 여러 은인들의 도움을 받아서 진료 준비를 마치고 태평양의 작은 섬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모두의 안전과 그리고 저에게 겸손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봉사하는 사람이 겸손하지 못하고 자기를 내세우면 상대는 큰 상처를 받습니다. 진료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의료진은 절대 갑이 되기 때문에 특히나 몸을 낮추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행여나 선교를 빙자한 의료 행
철저한 감염관리가 우리치과를 차별화 하며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도 담보할 수 있다. ‘치과를 운영할수록 중요한 것이 감염관리, 예방 프로세스더라’라는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전하고 있는 김진립 원장(서울샤치과대표원장)이 감염관리 팁을 연재한다. ▶연재순서 1. 감염관리를 해야하는 이유 2. 멸균기 선택시 고려사항 및 멸균신뢰성 검사 3. 개인방호 4. 예방치료를 해야하는 이유 병원은 병원균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병원에서의 병원균 전파는 환자와 의료진 그리고 병원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지난 2015년, 강력한 전파력으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망자와 격리 환자를 발생시킨 ‘메르스(MERS) 사태’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병원을 거점으로 확산된 메르스 사태를 통해 우리는 국가차원 감염병 관리의 총체적인 위기 상황을 경험했고, 병원의 감염관리 시스템에서도 취약한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학자들은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균(Agent)과 질병을 보유하고 있는 숙주(Host), 질병의 전파를 유발하는 환경(Environment)의 연결을 방해하고 그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Break of infection)이 감염관리의 목표라고 말하고
얼마 전 임플란트 수술 상담을 진행하게 되었다. 환자는 40세 남자였지만,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기에 보호자인 어머니와 함께 상담실에서 만났다. 간단한 치료는 문제가 없으나, 다수의 보철 치료 등 입안으로 보다 물이 많이 들어가고 좀 더 위험한 기구를 사용한다거나 장시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협조 부족으로 그 위험성이 커서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는 환자였기 때문에 구치부 임플란트 3개를 계획하고 있는 이번 수술 역시 전신마취 하에 진행을 하게 될 예정이었다. CT와 방사선사진 영상을 보여드리고, 임플란트 수술과정 및 주의사항, 예후에 관한 설명과 함께 환자의 평소 구강관리의 문제점 등등 이러저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머니가 조용히 말씀을 꺼내신다. 최근에 본인이 큰 병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어 입원을 하시게 되었는데, 그 병실에서 내내 생각난 건 남편도 다른 건강한 자녀도 아닌 오직 장애를 가진 아들이었다며 말을 이으셨다. 내가 없으면 안된다는 맘에 내 몸보다 걱정을 하게 되는 그런 아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고 싶어 오래 망설이던 것을 바로 결정을 하시게 되었다고. 본인이 살아 있을 때 임플란트를 해서 이로 씹을 수 있게 만들어
현금영수증의무발급 제도가 2010년 4월부터 의료업을 의무발행업종에 포함시키고, 2014년 7월부터 건당 30만원에서 10만 원 이상으로 의무대상 거래금액이 변경되면서 현금거래를 하던 병의원들은 매우 당황스러워 했다. 그 이유는 이 제도로 인해 매출액의 양성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신고포상금을 노린 이들이 급속도로 증가하여, 가산세나 과태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원장들이 매우 긴장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말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결과를 보면 80억 이상의 현금영수증 미발급 과태료를 부과하였고, 고질적ㆍ지능적인 탈세혐의가 있는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여 1조6,530억 원을 추가로 징수하였다. 그런데 아직도 병의원에서 현금영수증을 고의로 미발급하여 세금을 탈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국세청의 입장이고, 이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사례> 이OO 씨는 2015년 7월 강남에 있는 이건강 치과에서 현금 500만원에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로 하고 계약금 50만원을 지급함 ① 시술비용 800만원에 대해 현금결제 및 현금영수증 미발급 조건으로 450만원(50만원 할인)에 계약 ② 2
나는 평소에 시간약속을 약간 병적일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주위사람들로부터도 “융통성 있게 살아야지 그렇게 깐깐하게 생활하면 피곤해진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애기를 듣게 되면 내가 너무 좀 심한가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치과개원을 하고 1년 정도 지났을 때의 일이다. 대기실 벽의 페인트가 몇 군데 갈라져있는 게 보였다. 개원당시 공사할 때 인테리어 업체와 2년간 무상A/S받기로 계약되었기에 업체에 연락을 하여 인테리어 담당실장과 토요일 2시에 벽면 수리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약속 날이 되어 오전진료를 하고 있는데 담당실장으로부터 약속시간을 1시 반으로 당길 수 없겠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토요일 진료가 1시까지라서 문제될 것이 없겠기에 그러자고 하고는 진료를 마치고 인테리어 업체를 기다렸다. 그런데 약속한 1시 반이 지났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약속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흥분지수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였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동안 들었던 주변의 충고도 있고 해서 전화하여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를 꾹 누르고는, 원래 약속시간이 2시였으니 2시까지는 기다려보자는 마음을 먹고 기다렸다. 하지만 2시 10분이 지나
우리 대한민국치과계에 때가 이르러, 일상의 진료현장은 아닐지라도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이슈일 수 있는, 우리들의 리더를 선택하는 이벤트에 ‘모두 관심을 기울인다’라는 옳은 결정과 ‘참여’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존경하고 친애하는 우리 치의님들 모두, 그 곳이 어디였든, 어떤 목소리였든 각자 보여주신 치과계에 대한 사랑의 몸짓이었고 헌신의 실천이셨음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어느 길목에서는 서로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던 순간들도 있었었지만… 그건 왜였을까라는 질문에 이런 싯구를 떠올려봅니다. ‘여산진면목(廬山眞面目)’ -소동파- 횡간성령측성봉 橫看成嶺側成峰 원근고저각부동 遠近高低各不同 불식여산진면목 不識廬山眞面目 지연신재차산중 只緣身在此山中 횡으로 보면 산줄기, 측면을 보면 봉우리, 멀고 가깝고 높고 낮음이, 보는 이마다 다르니, 진정 알 수 없노라, 여산의 참모습을. 그것은 이 몸 산중에 있기 때문이리라. 이제 사위를 덮었던 안개도 걷히고, 대략 산중을 벗어나 원경을 바라볼 자리로 돌아들 오신 듯 싶습니다. 여산의 ‘참모습이 무엇이다’ 라고 뜻을 모으기 힘들었던 까닭은, 우리 모두 그 산에 오른 길, 머물렀던 자리, 내려온 길이 서로 다르다보니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