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적인 사람을 빗대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는 야누스는,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문(門)의 수호신입니다. 출입문에는 앞뒤가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동양에서도 서양에서도 모두 문(門)은 시작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야누스는 모든 사물과 계절의 시초를 주관하는 신으로 숭배되었는데, 한 해의 시작인 1월을 뜻하는 재뉴어리(January)는 ‘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라틴어 야누아리우스(Januarius)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서울은 눈뜨고도 코 베임을 당하는 곳이라 하였습니다. 지금은 그러한 부정적인 수식어로는 흠집 하나 내지 못할 만큼 강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수천수만의 새로운 기회를 찾는 도전들이 있기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곳이 아닐까요? 냉정과 열정,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진 도시, 서울. 서울의 밤은 그래서 더 유혹적입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칫솔질은 구강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방법이다. 효과적인 칫솔질을 위해서는 적절한 칫솔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동 칫솔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으며, 단순히 구강을 청결히 하기 위한 도구를 넘어서 전신 건강을 유지하고 윤택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수동 칫솔은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제조사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수동 칫솔에 있어서 요구되는 필수적인 사항들을 문서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은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반영해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국제표준을 관장하는 ISO의 치과의료기기 분과(Technical Committee 106) 중에서 구강관리용품(Oral care products) 세부분과(SC 7)에는 총 10개의 작업반(Working group)이 존재한다. 이번 호에서는 SC 7의 1
예방치과를 전공하고 전임의사로 근무를 이어가고 있는 제 주된 업무 중 하나는 공공영역의 진료 수행입니다. 강원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 겸직 근무부터 사회취약계층 아동·청소년 구강건강증진사업(이하 공공진료)에 이르기까지의 크고 작은 역할이 그 구체적인 내용인데, 특히 4년이 넘는 시간동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대상 공공진료는 제가 예방치과 전공자로서 자리를 지켜온 데에 큰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공공진료의 주된 내용은 현재 몇몇 지자체 또는 건강보험공단의 시범사업으로 시행중인 아동치과주치의제도의 내용과 유사합니다. 주기적인 예방중심 진료 제공으로 치아우식증을 비롯한 구강질환을 예방 또는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인데, 차이가 있다면 사업 대상이 강릉지역 드림스타트와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청소년으로 제한되어 대개는 사회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진료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간단히 언급한 이 차이점을 조금 확장하자면, 우선 대부분의 아이들이 개별적으로 보호자와 함께 내원하기보다는 이용 중인 아동기관의 담당자와 노란색 승합차에 탑승하여 한꺼번에 내원합니다. 이때 공공진료는 하루 두 시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많게는
영국 BBC에서는 지난 7월초 하루 평균 세계 기온이 1979년 관측 이래 3일 연속으로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17.18도를 기록했는데, 이전 최고 기록은 2016년 8월의 16.92도였습니다. 2020년에 측정된 한해 전 세계 평균 기온은 14.88도인데, 20세기 전체 평균보다 0.98도 상승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10년에 0.2도씩 상승하면서, 세계평균의 3배를 넘는다고 보고되었습니다. 과거 자연적인 영향으로 나타나던 수만 년에 걸친 변화와는 달리, 지금의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는 인간 활동의 결과로 인한 급격한 변화입니다. 전 지구적인 노력과 협력이 없다면…, 세계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발생하게 되는 끔찍한 재앙을 생각하면….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여기저기서 갈등과 공포를 조장하는 소식들이 많이 들려옵니다. 더위로 인해 턱턱 숨이 막힘에 덧붙여 가슴이 답답한 날들입니다. 지금의 더위를 잊게 만들어 줄 가장 좋은 피서는 즐겁고 기쁜 일이 이루어졌다는, 나이스한 소식을 들을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잠시 딴 세상으로 가봅니다. “첫눈은 언제 올까?” “마음속에서는 늘 눈이 쌓여~” - 첫눈 오
2년 전부터 올해 초까지 ‘인생은 고통이다’라는 주제로 글을 많이 써왔었습니다. 그 고통은 주로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는데 이루어지지 않을 불안감 또는 이루어내는 과정에 대한 힘듦에 대한 것이 주를 이뤘습니다. 제가 칼럼으로 따로 쓰지는 않았지만 올해 봄 쯤에 우울감 같은 게 있었습니다. 욕망을 추구하므로 인생은 고통이다를 인정했으므로, 당연히 분투하며 노력을 해야되는 것에 대한 피로감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좌절감이 우울감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 우울감에서 저를 건져온 말은 ‘인생은 고통이다’라는 말과 반대되는 표현인 ‘삶에 정답이 없다’이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우열 선생님은 유튜브에서 본래 인간은 형편없다라는 표현을 자주 합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윤리적이거나 근면하거나 항상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낭비하고 게으르며 늘 선할 수 없다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법과 제도가 만들어졌고 사회적으로 연결된 시스템들이 우리의 의지를 작동시켜서 힘든 일들을 하고 성과를 내게 만듭니다. 그렇게 사회적으로 고도로 연결된 자본주의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바라는 욕망은 대체로 세속적인 경우가 많고, 남들도 다 관심 있는 좋다고 평가받는 것이지 남들의 관심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지금 돌이켜보면 젊은 시절의 집중력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집중력이 약해진 것도 있지만 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여름방학이나 휴가 때면 습관적으로 소설책을 읽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 집중해서 두꺼운 소설책을 읽고 나면 마치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듯했고, 주인공의 삶으로 들어가 새로운 삶을 경험한 듯한 생생함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책을 읽을 때면 강아지 짖는 소리 말고는 크게 거슬리는 것이 없었고 책을 읽고 있는 저를 방해하려는 것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이제 습관적으로 읽었던 소설책보다는 밀린 드라마를 봐야 합니다. 남들이 다 보는 드라마 시리즈를 보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잘 맞춰 살지 못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죄와 벌, 유리알 유희, 안나 카레니나, 악령, 제인 에어 등을 읽었을 때와 오징어 게임, 더글로리, 재
소통, 대화 누군가 대상이 필요한 행위. 나 자신, 너와, 그 혹은 그들과 함께하는 것. 활발한 정보의 교환으로 가득 찬 시간, 초고속으로 연결되어 거리 제한이 없어진 세상. 불편한 희열.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작은 기계에 의존하는 삶. 참 많은 것들이 들어있기도 하고, 아무것도 전혀 안 들어 있기도 한... 혼자 있기 힘들어 소통하자 대화하자. 하지만 결론은 혼자만의 외침. 불통의 답답함. 나이만큼 빠르게 흐르는 시간에 가속도가 덧붙여진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하루 하루입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장마를 마치고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면 휴가를 많이 가게 됩니다. 더위를 피해서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있는 것이지요. 또 남은 한 해를 잘 보내기 위해서 숨 고르기를 하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같은 날입니다. 휴가는 쉴 휴(休)와 틈새 가(暇)로 쉬어 가는 틈을 이야기합니다. 경제적으로는 본래 근로의무가 있는 날이지만 근로자의 휴가 청구에 의해 근로 의무가 면제된 날이라고 정의하고 유급으로 휴가를 보냅니다. 쉰다는 의미의 휴의 의미는 여러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 정말 행위적으로 보는 쉼입니다. 보통 쉰다고 하면 집에서 쉬는 것을 생각하거나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는 등의 소극적인 여가활동을 생각합니다. 이런 활동이 상당히 현대사회에서 특히 우리와 같이 진료를 보며 이런저런 것을 생각하고 계속해서 신경 써야 하는 직업군에서는 필요하다고 합니다. 바쁘게 살면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뇌는 과부하를 느끼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예를 들어 멍때리기와 같은 행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쉬면서 정신을 이완할 때 창의적인 활동도 가능하고 지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가상 사례) 강 원장은 막 새로 치과를 연 개업의로, 최근 상황에 맞게 상당한 비용을 인테리어와 장비에 들였다. 보증금에 월세도 큰돈이 필요했기에, 강 원장은 꽤 많은 빚을 질 수밖에 없었다. 강 원장의 치과는 환자 수를 쌓아가고 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빠르지는 않다. 월세도 압박이지만,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의 부담이 무엇보다 심
가을에 접어들어 추석 즈음에 전남 영광군에 있는 불갑사는 온통 붉게 물드는 꽃을 보려고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상사화 축제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흔히 상사화라고 알려진 불갑사의 꽃의 진짜 이름은 ‘꽃무릇(석산)’으로 영어 이름은 Spider lily입니다. 오늘 사진의 꽃이 ‘상사화(Magic lily)’입니다. 상사화는 한국이 원산지입니다. 보통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여름에 피어나는데,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상사화 꽃이 지고, 9월에 꽃무릇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불갑사에서는 꽃무릇과 함께 끝물의 상사화도 볼 수 있습니다. 상사화는 잎이 먼저 자란 뒤에 꽃이 피고, 꽃무릇은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잎이 자랍니다. 둘 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자랄 때는 꽃이 없어서 서로 마주볼 수 없기 때문에 상사화(相思花)라 혼용되어 불리는 듯합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오고 가는 시기가 서로 다르면,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관심을 주고받아야 유지되는 인간관계에서도 서로간의 엇박자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았던 사람은, 정작 하고 싶어 할 때
껍데기 하면 무엇이 생각 나십니까? 식탐이 남부럽지 않은 저는 돼지 껍데기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하지만 껍데기의 사전적 의미는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 혹은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입니다. 돼지 껍데기는 피부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돼지 껍질이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돼지 껍데기라는 명칭이 일반화 되어 버렸습니다. 진짜 껍데기는 소라나 조개, 아니면 달걀이 생각나야 맞습니다. 그러고보면 저것들도 다 먹을 것이긴 하네요. 2015년부터 45개의 스펙트럼을 썼습니다. 제 안에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고 뭔가 의미 있는 글을 남기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다 빈껍데기 같은 글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변명을 할 수도 있고 핑계를 댈 수도 있고 그때 그런 말을 했던 이유가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았을 때, 내로남불일 뿐 정말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겉바속촉은 음식에서는 참 좋은 표현이지만, 저의 겉과 속이 너무 달라서 제 자신조차도 속고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종교적인 색채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제 삶이나 가치관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은연중에 표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