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김 원장은 수도권 외곽, 다문화 가정이 많은 지역에 개원하여 지역사회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치과의사다. 김 원장의 치과는 경기도에서 주관하는 지역사회 취약계층 치과 치료 보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레진 수복부터, 필요한 경우 심의를 거쳐 임플란트까지도 지원한다. 그러다 보니 예산 문제로 지원 대상자가 분기당 15
치과임플란트 시술 후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치의신보 2024. 9. 2).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치과임플란트 합병증 환자관련 요인분석’에 의하면, 보고된 많은 자료 중 2014년에 비하여 2022년 임플란트 환자 수 33.6배, 시술건수 30.5배, 진료금액 43.7배 증가하였으며, 이와 함께 임플란트 제거건수도 가파르게 증가하여 환자 수 34.2배, 제거건수 35.3배, 진료금액 59.8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당뇨, 흡연, 음주, 유산소 활동 등이 많은 경우 임플란트 제거가 많았다고 하였다. 대처방안으로 위험요인을 가진 대상에 대한 집중교육과 적절한 시기에 처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근거에 기반한 임플란트 시술 전, 후 지침서가 필요한 시기라고 하였다. 또한 정부와 치과계가 협조해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발표된 내용에 조금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 임플란트 제거가 많은 이유로 환자 탓을 하였다. 임플란트 시술건수가 많아지니 실패건수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몇 년 동안 앞서 언급된 제거이유를 가진 환자가 35배나 늘었다는 말인가? 문제는 임플란트 재료도 좋아졌고, 치과의사의 실
추석을 큰 무리 없이 넘겼다는 보건복지부 장관 명의의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심지어 KBS에서도 이제는 환자들이 응급실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돌아가시고 있다는 기사 발표가 있었다. 이러한, 정부와 국민의 상황인식 차이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사실, 필수의료의 몰락을 비롯한 응급실 뺑뺑이가 발생한 원인은 대한응급의사회 이형민 회장님의 발언인 ‘High risk Law return’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의 원인을 변호사 숫자의 급증 혹은 법에서 의사에게 잘못이 없음을 증명하도록 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하던 의사 4분과 간호사 3분에 대하여 대법원에서는 무죄판결이 났지만, 그 때에 임산부이던 교수님 한 분을 비롯해 여러 교수님들께서 환자와 제자 앞에서 구속 수감되는 모습이 생중계 되었었다. 게다가, 응급실 전공의 1년차가 뇌동맥류 환자를 놓쳐서 대법원까지 가서 결국 면허취소가 되는 일까지 생겼으니 필수의료과에서 환자 보기가 두려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예전에는 119가 병원에 환자를 두고 가도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이 쉽거나 사법적 리스크가 크지 않았으나, 현재는 환자를 받아서 치료하
지금으로부터 약 29년 전, 공중보건의 임기를 마치고 Non-Kim 티오(TO)로 모교 치과병원 소아치과에서 3년간의 수련을 마치고 향후 진로를 고민하던 1996년 1월에, 분당에서 예치과병원을 신규로 오픈하는 타교 출신의 원장님을 정말 아주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취업근무 조건은 소아환자만을 보면서 고정급으로 첫 6개월, 매출에 연동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이후 6개월을 지내본 후에 서로 맞는다고 생각하면 병원에 지분을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지도교수님께 상의를 드려보아도 어차피 투자금액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년 전인 1992년에 역삼동에 첫 예치과가 생긴 이후에 매우 열심히 활동하는 원장님들이어서(그 원장님들과 학교 동기) 배우면 배웠지 손해 볼 것은 없다고 결론이 나서 근무를 시작했고, 외국 학회 참석 및 외국 치과의사들과의 교류 등 기존의 치과들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앞서 나가는 콘셉트 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치과의사가 될 때에 꿈꾸었던 ‘동네 아저씨 같은 치과의사’ 개념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약 반년 후에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원장님은 이유를 알고 싶어하셨고, 말씀드리자 밖으로 보이는 ‘겉만 보아서는
최근 치과 분야에서는 (전 의료분야에서도 마찬가지) SCI급 논문을 치과 재료 및 치의학 기술의 광고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학술적 신뢰성을 상업적 목적에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특정 제품이나 기술의 효과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임플란트 시스템, 치과용 본딩 재료, 심미 보철재료, 잇몸치료보조제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해당 제품의 마케팅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사례 등이다. 이는 “최신 SCI 논문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라는 식의 문구로 시작하여, 해당 연구 결과가 제품의 우수성을 뒷받침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SCI논문을 이용한 광고를 볼 때도 어느 정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각 기업의 연구실에서 나온 ‘자체 결과’를 가지고 광고하는 것보다는 훨씬 객관적이게 연구가 되어있음은 자명하다. 학술 논문의 결과를 상업적 목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연구의 맥락이나 한계점이 간과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광고나 홍보 자료를 접할 때, 전문가인 치과의사 선생님들은 원본 논문을 직접 검토할 것을 권장한다. 이 실험이 재료의 강도 또는 색에 관한 것인
여름은 개망초꽃으로 인해서 행복했다. 여름 내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개망초꽃을 찾아 카메라에 담고 어떻게 하면 개망초꽃을 더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한 짜릿한 시간들이었다. 저녁 어둠 속에서 보는 개망초꽃, 즉 모색(暮色)의 개망초꽃은 밤하늘의 은하수와 같이 반짝거렸다. 개망초꽃은 무리를 지어서 한 다발이나 한 아름일 때 더 예뻐진다. 개망초꽃을 그냥 잡초라고 생각하면 눈길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보면 꽃이다. 예쁘다. 순수하고 수줍은 꽃이다. 시인은 ‘보여야 꽃이라 하지만 보아야 꽃이다’라고 하였다. 개망초꽃은 잘 보이지 않는 꽃이다. 그러니 안 보면 꽃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으면 핀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유난스러웠던 여름, 부끄러움 많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 꽃은 여름밤을 하얗게 물들인 채로 그리움 가득 물고 눈길을 기다리며 서 있었던 것이다. 때로 비바람이 불 때면 개망초꽃들은 아이들처럼 자지러지면서 깔깔거렸다. 개망초꽃을 이번 여름 참 많이 만났다. 덤덤히 지나칠 수도 있던 개망초꽃과 함께 꿈결같은 별밤을 헤맨 것이다. 개망초꽃은 우리나라에서 6월, 7월, 8월 볼 수 있
2023년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보건의료기술진흥법으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이 가시화되자 올해 상반기 전국시도지부의 연구원 유치 열기가 달아오르며 지부장들의 광폭행보 및 자기지역 유치의 당위성에 대한 홍보전도 치열하였다. 법 공포 후 1년이 경과된 날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내년에는 설립 작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과계의 12년의 법 통과 노력과 치과산업, 치과 의료시장의 크기가 성장하자 정부도 그 필요성을 동감하였기에 가능했다. 정부·민간 R&D 투자비용 중 보건·의료 연구개발비의 2%에 그쳤던 치과는 한의학 4%, 의약품개발 20%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낮았던 원인중 하나도 치의학연구원의 부재가 한몫했다. 설립 목적은 치의학 기술발전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관련산업을 육성하는 것이고 역할은 치의학 관련 기술 연구와 국제 협력, 전문인력 양성이다. 쉽게 말하면 새로운 치과의료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치과 의료기기를 개발하여 수출을 증대시키자는 것인데 한국의 산업 발전 역사와 괘를 같이 하며 올바른 방향 설정이다. 코로나 시기에 체감하며 뿌듯해 했던 것은 한국만큼 제조업이 활성화된 나라는 많지 않고 IC
2023년 11월 20일부터 의료인이 범죄 종류와 상관없이 금고 이상의 형만 선고받으면 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되어 면허가 취소되는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시행되고 있다. 의료인 입장에서 보면 의료와 관계가 없는 부분까지 과도한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 조항이 아닌 합리적인 법안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 의료인은 공감하고 있고 면허취소법의 개정안이 필요했다. 서울지부에서는 금년 7월 이후 서울시의사회 및 서울시 한의사회와 함께 3개 단체가 TF위원회를 구성하여 공동 대응하고 현역 국회의원을 찾아 법 조항의 개정 필요성과 합리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법의 개정안을 살펴보면 이렇다. 의료인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직업적 윤리와 사회적 책임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범죄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되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고 예기치 못한 부분까지 포함 되었다. 의료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거나 특정 강력범죄,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 반 사회적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로 개정하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을 보면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성폭력범죄
아넬 피네다(Arnel Campaner Pineda, 1967년생 남자, 필리핀). 미국 울트라 슈퍼밴드(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 저니 ‘Journey’의 4대 보컬이다. 저니(Journey)는 한국 일반 대중에게 ‘Open Arms’로 많이 알려져 있다. 내한공연(2017년, 보컬-아넬 피네다)도 했다. 자그만 체구(키 163㎝)에서 엄청난 성량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저음이나 중저음, 고음의 목소리 톤이나 성량 차이가 거의 없다. 아시안(동양인) 성대 구조에선 거의 나오기 어려운 목소리라고 한다. 라이브 공연 영상을 보면, 쉴 새 없이 무대를 뛰어다니면서 프론트 맨(Front man - 보컬)으로서의 역할을 넘치게 해낸다. 12~13곡을 연달아 부르는데도 목소리의 힘이 같다. 저니 노래들은 음역대가 높은 데다 계속 힘 있게 불러야 분위기가 난다(프로들도 저니 노래는 잘 안 건드린다). 더 놀라운 건 현재(2024년)도 투어 라이브 공연을 하는데, 2008년 저니 월드 투어 영상의 목소리와 거의 같다. 타고난 Gifted talents. 필리핀 출신으로 13세 때 어머니 죽음 이후, 빚 때문에 자신을 제외한 형제들은 친척 집에 맡겨진다. 이때 아넬 피네
원고를 쓰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딱 일주일 전, 나는 치과의사 면허 시험의 첫 번째 단계인 실기시험을 마쳤다. 그동안의 준비 과정이 떠오르며 많은 감정이 교차하지만, 사실 이 시험이 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직 중요한 두 단계가 남아 있다. 실기는 국가고시의 3가지 영역 중 첫 번째 스텝일 뿐이고, 이제 과정평가와 필기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 없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는 한다. 사람들은 흔히 “국시는 다 통과하는 거 아니냐”라 말하곤 하지만(그리고 정말 솔직히, 이전까진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해왔다), 준비하는 입장에서 그 질문은 정말 야속하고 굉장히 멀게만 느껴진다. 시험을 앞둔 내가 경험하는 이 긴장감과 떨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내 머릿속은 “만에 하나”로 가득 찼다. “만에 하나” 치식을 틀리면 어쩌지, “만에 하나” 버를 잃어버리면 어쩌지, “만에 하나” 갑자기 핸드피스가 작동되지 않으면 어쩌지… 이 수많은 “만에 하나”들이 그 부담감을 증명하는 셈이다. 실기시험을 준비하면서도 떨렸는데, 과정평가와 필기고사를 앞두고는 어떤 감정일지 벌써 걱정이다. 실기시험은 사실 생긴지 몇 해 되지 않은, 역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 치과용 캐드캠 시스템(Dental CAD/CAM systems)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개정하는 소위원회(Sub-Committee, SC)는 SC 9이며 해당 분과 중 머시너블 블랭크(machinable blanks)를 담당하는 작업반(Working Group, WG)은 WG 6이다. SC 9/ WG 6의 의장 격인 컨비너(Convenor)는 미국 보스턴대학교 치과대학 교수인 Dr. Russell Giordano II가 역임하고 있으며, 간사(Secretary)는 일본산업표준위원회(JISC)의 Mr. Ichiro Mukai가 수임하고 있다. ○ 본 연재에서는 치과에서 사용하는 밀링 공정과 관련하여 폴리머계 복합재 가공성 블랭크 특성에 따른 임상적 문제를 해결하는 시험 방법에 대한 국제표준 내용을 검토하고자 한다. 폴리머계 복합재 가공성 블랭크에 대한 국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