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사진은 전 세계적으로 4만7천명 이상이 감상하고, ‘좋아요’를 현재도 외쳐주고 계십니다. 다국적 대상의 사진 콘테스트에서 제법 큰 상도 수상한 작품입니다. 대한민국 공군 에어쇼팀 'Black Eagles'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데 작은 기여를 했다고도 생각합니다. 촬영 후 여러 해가 훌쩍 지났지만, 그때 비행장 근처의 야트막한 야산 언덕 위를 빽빽이 메웠던 카메라들과 결정적인 순간을 낚아채기 위해 집중하던 수많은 눈들을 기억합니다. 난생 처음 에어쇼 장면을 촬영해보겠다고 며칠을 준비하면서, 다른 사진 작품들을 열심히 검색하고 분석해보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이후로 몇 번을 더 에어쇼에 가면서 비행 순서를 외울 정도가 되니, 좋은 장면을 촬영해야겠다는 긴장감이 반대로 점점 떨어지더군요. 사진 촬영하는 장비를 신형으로 늘리고, 테크닉을 기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다지만, 저 사진 이후로는 늘 아쉬움만 쌓여갑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애초에 제목은 ‘악마의 손톱 (The Devil's nails)’으로 출품 하였습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손톱을 발톱으로 수정하였습니다.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 할퀴고 쥐어뜯고자 하는 네 발의 발
강행군이 시작되었습니다. 진료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강원 전역 60여 기관의 아동 구강 건강 실태조사 검진 일정을 4주에 몰아넣었는데, 4개월 된 아들의 육아 난이도가 나날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보부상이라도 된 양 매일 강릉에서 출발하여 짧게는 동해, 멀게는 철원까지 운전하고 검진을 마친 뒤 다시 운전하여 녹초가 되어 돌아와 육아를 시작하는 일상의 반복입니다. 카페인에 의존하여 운전대를 부여잡고 대관령을 넘다 보면 안개 자욱한 저 너머에서 산신령이 손짓하는 듯하지만, 스스로 뺨을 때려 강렬히 거부하며 어떻게든 매일의 임무를 완수하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무척이나 지치는 일상이지만, 정신만큼은 온전히 무장할 수 있는 데에는 요즈음 매일같이 마주하는 ‘불평등’의 현장이 있습니다. 아동 구강 건강의 ‘불평등’입니다. 시 단위 지역 조사에 못지않게 군 단위의 지역을 많이 다니다 보니 치과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아동의 구강 건강 상태로부터 발견되는 불평등부터 같은 반 아이들의 평균에 비해 크게 차이 나는 아동의 구강 건강 불평등까지, 조사에 나설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상황이 관찰되곤 합니다. 이들 현상에 대한 추가 분석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치과의사로써 간혹 의사나 사회의 시각이 당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의사보다 전문성이 부족한 직업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곤 하지요. 그래서 묻습니다. 의과와 치과, 의학과 치의학은 어떻게 나누어지게 되었나요? 앞으로 이런 차이에 변화가 생길까요? 익명 작년 말에 이 질문, “의과와 치과는 왜 나누어졌을까?”를 개
그 시절 제일 맛있게, 그리고 질리게 먹었던 도시락 반찬은 장조림과 멸치였습니다. 한 품으로 안기도 힘들만큼 커다랗고 노란 자루봉투에는 마른 멸치가 꽉꽉 채워져 있었는데, 볶음용 멸치건 육수용 멸치건 쓴 맛을 없애기 위해서는 검은 내장을 일일이 잘 발라내야 되서, 바닥에 신문을 깔고 온 식구가 한나절 이상을 매달려야 했습니다. 빙 둘러 앉아 도란도란 시작했던 멸치 까기는 공부, 졸음, 귀찮음을 핑계로 한 형제들의 이탈로, 결국 엄마와 나 두 사람이 남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양반다리로 시작하여 엎드린 자세로 바꿔가면서 몇 시간씩 참을성 있게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이제 그만 들어가 쉬라는 말씀에도 끝까지 엄마와 함께 비릿한 멸치를 다듬었습니다. 10남매의 장녀로 태어난 엄마는 작지만 예쁘고, 사려 깊고, 총명하셨지요.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하셨지만, 숫자 계산이 빠르고 정확하셨으며, 상황 판단이 합리적이고 활동력이 강해서 친척들 행사나 동네 대소사 모임을 우리 집에서 주관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여러 포대의 그 많은 멸치를 까는 동안 엄마와 나누었을 대화 내용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오랜 입원 생활, 정신을
작년 4월말에 ‘인생은 고통이다’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후속편에 해당하는 칼럼을 쓰고자 합니다. 고통은 영어로 pain이 아니라 suffering이라고 합니다. 통증이 pain이고 고통은 정신적인 부분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점점 더 지금은 너무나 할일이 많습니다. 마감이 넘겨지는 일들이 많고 이마저도 독촉이 없으면 안하거나 독촉이 오면 ‘미안합니다. 오늘 바로 해드릴께요’하고 겨우 2-3일내로 해서 드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무언가 일을 할때 상당한 불안감이 아주 많이 생깁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하고 있는데 지금 안하고 있는 나머지 일들이 내가 갖고 있는 제한된 시간내에 잘 될까하는 생각이 저의 머리를 지배합니다. 그중에는 남들의 부탁으로 하는 일도 있고, 저한테 매우 중요한 일인데 못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그런 불안한 찝찝함은 금요일 저녁에 퇴근할 때 최고조에 달합니다. 왜냐하면 내일은 일을 못하는 정확히는 육아를 해야되는 주말이니깐요. 특히 지난 추석연휴 전 목요일 저녁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날 잠에 잠들면 적어도 일요일 저녁 전까지는 기분이 괜찮습니다. 분명히 어제 할일이 많아서 이거 어떻게 하나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 치과용 기구(Dental instrument)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개정하는 소위원회(Sub-Committee, SC)는 SC 4이며 해당 분과 중 치근관 기구(Endodontic instrument)를 담당하는 작업반(Working Group, WG)은 WG 9이다. WG 9의 의장 격인 컨비너(Convenor)는 미국의 치과의사인 Dr. Neil Luebke가 역임하고 있으며, 간사(Secretary)는 독일산업표준국(DIN)의 Dr. Keller가 수임하고 있다. SC 4 중 WG 9에서 대한민국의 활동은 활발하여, 현재 2개의 국제표준(ISO 3630-4 치과 -치근관 기구-보조 기구, ISO 3630-8 치과 -치근관 기구-근관 길이 측정기의 정확도)에 대하여 프로젝트 리더로 활동하며 표준을 개발하고 있고, 그 외 다양한 국제표준의 개발에 참여하고
‘다 내려놓고 미련 없이 떠나겠다.’ 유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주 외쳐대는 말이고, 저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혼잣말로 해보는 소리입니다. 무욕과 무소유는 샹그릴라(Shangri-La)로 가는 특실 티켓과 동급으로 생각을 하고, 실천 없는 허언만 가득한 사람들도 갈수 있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육신이 짊어진 짐은 벗어던질 수 있어도, 마음의 짐까지 벗어나기는 힘든 것이 인세(人世)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이른 새벽 하롱베이 해변에서 조개를 주워 등짐을 지고 가는, 농라(베트남 전통모자)를 쓴 늙은 어부를 만났습니다. 저 멀리 하늘에서 내려온 용의 모습을 한 섬들이 절경을 이루는 이곳은 흔히 천국의 휴양지라고 말합니다. 늘 이곳에서 생을 위해 조개를 잡는 저 어부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천국에 살고 계신가요?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어릴 때부터 워낙 유사과학을 싫어했다. 논리적이거나, 설명되는 것들을 따르는 성향이라 사주, 혈액형, 유사과학 제품들을 보면 경기를 일으켰다. 물론 본성은 어딜 가지 않아, 지금도 유사과학을 보면 경악한다! 친구들은 이런 나의 반응이 재밌다며, 일부러 게르마늄-음이온-기순환-팔찌 등을 어디서 구해오곤 했다. 물론 쓰레기통 행이다. 내 반응을 보면서 친구들은 그 돈이 아깝지 않다고 한다. 그 돈으로 뜨끈한 국밥이나 사먹지... 10년 전쯤 혈액형별 성격이 굉장히 유행했다. 에이형은 소심하고, 비형은 바람둥이고... 굉장히 유행했기에 대화의 주제가 자주 올랐고, 들을 때마다 경기를 일으켰다. 아무리 노출되어도 도저히 적응될 수가 없었다. 정말 다행히도 요즘 거의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유행이 찾아왔다. MBTI다. 물론 MBTI에 관해 얘기하면 반박할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르지만, 적어도 혈액형 성격 분석만큼 유사과학은 아녀서 나름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말 해보기 싫었지만, 친구들이 하도 해보라고 해서 해본 검사결과는 ENTJ였다. 성공만 향하여 달리는 사람이라고 한다. 평소 미래와 성공에 대해서 지겹도록 자주 얘기하는 터라 친구들도 잘 맞는다고 했
'광주'라는 이정표가 보이는 도로를 달리다보면, 저 멀리 어깨처럼 너른 산 하나가 보인다. ‘등급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고귀함을 담은’이라고 설명되는 무등(無等)산이다. 무등은 ‘등급도 차별도 없다’는 뜻이기도 한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공평 공정한 대접을 받기를 염원하는 사람들을 품은 산이기에,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이리도 부른다, ‘민주지산 무등’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내가 바라보는 무등산은 아버지다. 걷기 싫다 떼쓰는 나를 일으켜 말없이 무등(목말)을 태워주시던 아버지다. ‘아픈 것은 내가 다 할께, 너는 웃음만 가져라’는 말씀은 없었어도 손길로 눈길로 등을 내어주시던. 오늘 문득 아버지의 너른 등이 그립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처서를 지나고 언제 그렇게 덥고 비가 많이 왔나 싶게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올해처럼 짧고 굵게 여름이 지나는 해가 있었나 싶습니다. 습하고 많이 더웠지만 길지 않았고 비도 지겹게 길게 온다는 느낌보다 폭우로 짧고 굵게 내린 느낌입니다. 특히 지난 무더위 후에 내린 늦은 장마비는 열대지방의 스콜을 보는 듯하게 짧고 굵게 지나갔습니다. 이 짧고 굵은 비는 여러 지역에 그리고 수도 서울조차 많은 피해를 주고 지나갔습니다. 한시간에 140미리미터가 넘는 폭우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부가 중심된 곳인 강남은 견디지 못하고 각종 침수가 일어났습니다. 데이트로 자주 가던 코엑스의 별마당도서관의 천장은 무너지며 비가 쏟아졌고, 지하철을 자주 갈아타던 7호선 이수역도 많은 비에 침수로 인해 무정차 통과를 했으며, 집 한채에 몇 십억이 되는 강남 아파트들의 지하주차장도 침수되며 억대의 슈퍼카들이 모두 침수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렇게 유명하고 부가 집중되어 있는 곳들이 침수되었으니 그 지역에 있는 많은 오래된 상가나 빌라들은 당연히 비에 많은 피해를 받았을 겁니다. 그중 오늘은 반지하에 일어난 비극에 대하여 한번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여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자신의 내면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상대방과 올바른 인간관계를 위해서 상대의 성격도 잘 알아야 한다고 우린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 유행처럼 MBTI 검사가 퍼지고 자신의 결과와 다른 사람과의 결과를 보고 내면을 파악합니다. 그런 내면의 세계가 그 사람의 욕망, 행동을 조절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일종의 맞춤 거울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 유형에 맞는 자신을 잘 들여다보면 더 자기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고, 결국 그 유형에 더 맞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하지만 저명한 행동과학자 닉 채터는 이런 생각에 반론을 제기합니다. 인간에게 깊이 있는 내면은 없으며 심오한 마음이란 것은 없다고 말이지요. 마음속에는 신념과 욕망, 선호, 태도, 기억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착각이라고 말입니다. 그럼 무엇을 통해 생각과 행동을 하고 결정을 할까요? 자신의 내면에 맞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