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부문의 원격 진료는 미국에서 이미 20여 년 전부터 연구가 시작되었으나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큰 관심을 받지 못했었다. 다빈치 수술 시스템의 로봇 팔 정도라면 모를까 서로 떨어진 다른 공간에서 치과 진료를 한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고 치과 관련 인적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대면 진료가 아닌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환자와 소통하는 텔레덴티스트리(teledentistry)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내 치과협회들은 지난 3월 중순 긴급재난사태에 돌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텔레덴티스트리에 대한 지침을 새롭게 발표하거나 강화했고 현재 여러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원격 진료의 가장 큰 기능이자 장점은 트리아지(triage)이다. 병원에 직접 가지 않고 환자들은 치과의사와 구강질환에 대해 상담하고 치과의사는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여 초기 처치를 할 수 있다. 환자가 안전하게 내원할 수 있을 때까지 치료를 지연할 수 있는 증상에 한해서는 완화 치료(pallative care) 안내를 돕거나 필요에 따라 진통제, 항생제 등을 처방할 수도 있고, 응급처치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내원 요청을 하
미국 로체스터에는 메이요 클리닉이라는 종합병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메이요 클리닉’은 의료계 외에는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클리닉이라는 이름 때문에 미국 어디에 있는 동네 의원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그러나, 메이요 클리닉은 삼성의료원, 백병원과 같은 유명한 국내 대형 병원들이 설립될 때 모델이 된 병원일 정도로 보통 병원이 아니다. 의사만 수천 명, 직원 수만 명의 이 거대한 병원에는 미국의 대통령이나 유럽 왕족, 연예계 및 스포츠계 톱스타 같은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모여들어 치료를 받는다. 중동의 부호들이 검진이나 치료를 받기 위해 자가용 비행기로 와서 예약 순서를 기다리는 병원이다. 이미 오래 전에 이 병원을 위하여 공항이 지어지고 도로가 놓였다. 그 주변에는 호텔과 부대시설들이 모여들었다. 주 전체가 이 병원으로 인하여 일어나고 번성하였다. 실로 대단한 병원이 아닐 수 없다. 메이요 클리닉의 시작은 윌리엄 워렐 메이요의 작은 진료소였다. 윌리엄 메이요는 작은 체구로 마차를 몰며 시골 구석까지 왕진을 다녔다. 사실 워렐 메이요 시대의 메이요 클리닉은 그저 작은 의원에 지나지 않았다. 윌리엄 메이요가 지금처럼 성숙한 메이요 클리닉에 기여한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집안의 벽 낙서 때문에 아이를 혼내고, 그걸 힘들게 없애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색연필이나 펜을 쥐여주면 낙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작은 종이에 끄적이는 건 성에 차지 않았나 봅니다. 때론 손편지에 맘이 설레기도 하고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얼마나 지웠다가 썼다를 반복했는지. 나이가 들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메모는 필수가 됐습니다. 최근에는 각종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평생 뭔가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한 기록은 남겨져 역사가 됩니다. 개인의 역사가 되기도 하고 한 나라의 역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사실을 기록한다고만 해서 역사가 되지는 않습니다. 사실을 잘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야 역사가 됩니다. 기록에는 기술이 필요하고 학문적 깊이와 예술적인 경지가 때로는 요구되기도 합니다. 수많은 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책에 기록된 수많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을 들어보셨나요? 말 그대로 장세포에 균열이 생겨 장내부를 타고 항문으로 향하던 여러 미생물과 독소들이 더 깊은 내 몸으로 침투하여 전신적으로 돌며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는 겁니다. 장누수증후군의 옹호자들은, 이유 없이 피곤하거나 몸 여러 곳에 염증이 자주 생긴다거나 할 때 장누수증후군을 생각해 보라 권합니다. 심지어 암이나 심혈관질환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여러 질환도 장누수증후군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하고요. 장이 누수가 되었다(Leaky gut)는 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변비가 생기면 얼굴에 뾰루지가 납니다. 장과 얼굴은 꽤 멀리 있는데, 경험적으로 보면 원인 결과가 유추됩니다. 항문을 통해 나가야 할 변이 대장에 저류되
■ 고해상도 파일은 아래 PDF 첨부파일 클릭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권기탁 전주 푸른치과의원 원장
미국우주항공국은 지름 1km 정도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어 미국 동부시간 21일 오후 9시 45분 지구 궤도에 접근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언론에서 이러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소행성이 충돌할 경우 지구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또한, 6500~6600만 년 전 지름 10km의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되었을 것이었다고 보도하면서 독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찾아보면, 소행성 충돌로 인한 공룡의 멸종은 하나의 가설일 뿐 아니라, 이 소행성은 가장 근접하였을 지구와의 거리가 620만 km 정도로 지구와 달의 거리의 16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만,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의 행태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고, 이 소행성이 정말 지구와 충돌한다면, 더 정확하게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서 “마지막”이 언제인지 알 수 있는 것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겠으나, 죽음이라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 개인차는 있겠지만 몹시 힘든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가 믿는 종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산화질소(NO, Nitric Oxide)가 가장 흔히 거론되는 것은 혈압 조절일 겁니다. 혈관을 이완시켜 혈압을 조절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혈관의 팽창이 되어야 하는 남성 발기와도 그래서 연관되어 거론되기도 합니다. 1998년 노벨의학상의 주제이기도 한 이 산화질소의 역할은 비단 혈압조절에만 그치지 않고 여러 각도로 조명되고 있는 중입니다. 면역을 높이고, 항염 항암 능력이 있고, 심지어 수명연장, 장수물질 항노화 물질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박테리아가 만들어 내는 산화질소가, 장수연구의 모델인 예쁜 꼬마선충의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수명을 대폭 늘렸단 연구가 보입니다.(Gusarov, Gautier et al. 2013) 그 분자적 메커니즘으로, 텔로미어가 덜 짧아지게 하는 효소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이 아직 다 지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추진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치과는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으니 무관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같은 의료인으로서 어떤 견해를 가져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익명 코로나19가 가장 강하게 환기한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말일 겁니다. 이것이 집단의
■ 고해상도 파일은 아래 PDF 첨부파일 클릭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권기탁 전주 푸른치과의원 원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편집자주> 2020년 2월에 스푼(굴착자)과 골(외과용) 큐렛의 치과 표준이 국제표준 'ISO 22570:2020(E) Dentistry-Spoons and bone curettes‘으로 승인 및 발행되었다. 스푼과 골 큐렛은 임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치과용 기구로 작업단의 모양에 따라 타원형(oval)이면 스푼 또는 Hemmingway형, 배(pear)처럼 생겼으면 골 큐렛 또는 Lucas형으로 분류하고 현재 ’국제표준화기구(ISO)/기술위원회(TC) 106/소위원회(SC) 4‘에서 제정, 개정 및 폐지를 다루고 있다. 이번 기고에서는 이러한 스푼과 골 큐렛의 제조 및 구입 시 숙지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보겠다. ■ 범위 이 표준은 치과에서 구강 외과적 수술에 사용하는 스푼과 골 큐렛 대한 요구사항 및 평가방법을 규정하고 있음 ■ 요구사항 ▶치수 - 스푼과 골 큐렛의 최대 길이는 173 mm임 -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암은 무섭습니다. 그중에서도 췌장암은 특히 무섭습니다. 췌장암으로 진단받으면 93% 정도가 5년 안에 사망한다고 합니다.(Fan, Alekseyenko et al. 2018) 조기발견이 어렵고, 공격성이 크기 때문이죠. 제 주위에도 췌장암으로 돌아가신 분이 있습니다. 모든 암이 그렇듯, 췌장암도 최종적으론,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됩니다. 그런데, 조직을 떼려면, 췌장까지 들어가야 하니 그 전에 복부 CT 등으로 관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조영제를 먹고 CT를 찍어야 하는 복잡함이 있습니다. 좀 더 간단하게 조기 검진할 수는 없을까요. 췌장암의 조기진단을 위해 늘 건강의 위험요소로 등장하는 비만과 당뇨를 포함해 다양한 탐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현재까지 많이 거론되는 췌장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