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유튜브를 하길래 우리 치과도 해야 하나 싶어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뭘 해야 할지 감이 안 옵니다. 업체에 맡기는 게 가장 편하다고 하는데 비용도 비용이고 어떤 방식이 환자 소통에 좋은지 스스로 기준이 없으니까….”
서울에 개원 중인 A 치과 원장은 직원이 5명인 치과를 운영 중이다. 한 자리에서 오래 개원한 상태였기에 구환 위주로 진료를 봐왔고, 디지털 콘텐츠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 유튜브나 홍보에도 그다지 힘을 쏟지도 않았다.
하지만 최근 주변 지인들이 너도나도 유튜브를 개설해 치과 홍보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게다가 직원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치과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 이를 수용해 유튜브 채널을 서둘러 개설했다.
나름 AI를 활용해 영상도 제작해보고, 임상 케이스도 올려보고, 병원 소개 영상도 찍어 올려봤지만, 반응은 없었다. 영상 편집을 할 줄 아는 직원이 있었기에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 A 원장은 유튜브 채널 운영을 대행하는 업체를 알아봤다.
하지만, 소규모 치과를 운영 중인 그에게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A 원장이 생각하는 홍보 방안과도 거리가 있었다. 장비를 바꿔보고 편집도 공부해보고 여러 노력을 기울이던 A 원장은 결국 두 달 전 올린 영상을 끝으로 손을 놔버렸다.
해당 치과의 채널을 살펴본 콘텐츠 기획 전문가는 “장비나 편집의 문제는 아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콘텐츠를 만들 때 시청자의 눈높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점을 간과한 것”이라며 “특히 의료기관 채널의 정보성 콘텐츠는 환자가 실제로 궁금해하는 주제를 다뤄야 하고 알기 쉬워야 하며 신뢰도가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채널을 보면 배경음악, 자막, 편집, 더빙, AI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지만, 정작 영상 안에 의료기관의 주체인 원장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일방적 소통으로 느껴져 흥미를 끌지 못하고 신뢰도 또한 낮아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채널을 활성화하고 환자의 신뢰를 얻고자 할 때는 ▲원장이 직접 출연 ▲가상의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화법 ▲환자와 댓글로 간단한 소통 등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일반 대중이 궁금해하는 주제 선택과 그에 관한 답을 영상 초반에 전달하되 ▲근거·사례를 알기 쉽게 덧붙이는 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영상은 최대 6분을 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전문가는 “최근 의료기관에서 개설한 유튜브 채널들을 보면 대부분 원장의 얼굴이 썸네일에 들어가 있다. 신뢰를 높이고 환자에게 병원과 의료진을 직접 노출하는 홍보 방식이다. 이는 이제 의료기관 유튜브 채널의 기본”이라며 “카메라에 서는 것을 어색해하는 원장님들도 많지만, 진료 볼 때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 신뢰도가 높고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