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람이 불고 낮에 나와서 햇빛을 받고 있어도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듭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잠실에서 석촌호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바람에 나무가 흩날리며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항상 낙엽이 지는 이 계절이 되면 내려놓음과 떨어짐, 그리고 결과물에 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계절의 흐름에서 아직 추운 초봄 아주 작은 싹과 작은 잎들이 봄을 알리며 시작하지요. 처음에는 아주 작은 시작일 것입니다. 지나가는 누군가가 관심 갖고 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 시작은 누가 봐도 아름답습니다. 정말 작고 조그만 시작이지만 그 푸르지 않지만 연한 푸른빛을 지닌 새싹을 보면 참 아름답고 설레는 기분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작은 움직임으로 시작하지만 날이 따뜻해지고 촉촉한 비를 맞으며 점점 성장하고 풍성한 잎을 가진 큰 나무가 생겨납니다. 푸르른 잎과 화려한 꽃을 가진 전성기 시절인 여름을 바라보게 됩니다. 화려하고 웅장하지요. 물론 시련도 있습니다. 큰 비바람, 태풍을 견뎌야 하고 뜨거운 햇볕을 견뎌야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는 성장하기 위한
여름 끝자락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비행기의 착륙신호에 잠을 깼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 펼쳐지는 광활한 산맥들과 어둠을 밝히는 조명들… 스위스 제네바는 그렇게 초보 여행자를 따뜻하게 맞이해준다. 제네바 시는 취리히 다음가는 스위스 제2의 도시며, 프랑스와 마주보는 동네인지라 프랑스어가 사용되는 스위스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다. 제네바는 편리한 교통,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 그리고 중립국의 도시라는 상징성으로 많은 국제기구가 위치하여 ‘평화의 수도’로 불리며 국가 간 외교관계에 있어 주요한 장소이다. 그러다보니 ‘관광’에 초점을 맞춘 여행을 계획할 때는 사실 제네바를 들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생애 첫 해외학회를 앞두고 있는 한 명의 전공의에게 이 도시는 굉장한 매력적인 도시였다. 구시가지에 위치한 생 피에르 대성당은 12세기에 시작되어 14세기까지 대규모 공사 후 완공되어 압도적인 화려함과 웅장함을 뽐내며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인 레만 호수의 물줄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청량감과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구시가지에서 인접해있는 제네바 대학병원에서 제3차 국제 타액선내시경 학회가 개최되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초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책을 정말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책을 적게 읽는 것은 아니라고 주위에서 얘기하지만 정말 책을 좋아했을 때는 동시에 읽어내려가는 책이 보통 4~5권이었습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주인공들이 머릿속에서 뒤섞이면서 스토리가 뒤엉켜 버리는 일도 많이 있었지만, 지금 넷플릭스에서 4~5개의 드라마를 동시에 보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늘 책을 들고 다녔습니다. 지성인으로 보이고 싶었던 젊은 날의 허세도 작용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허세가 아닌 진심으로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지하철 기다리는 10분, 음식 나오기 전 15분, 약속 시간 먼저 기다리며 30분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읽어낸 책 한 권이 그리 뿌듯할 수 없었습니다. 책이 사람을 바꾼다는 말은 일부는 맞는 말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다양한 책리뷰를 통해 많이 들어 봤습니다. 하지만 책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또 아닙니다. 예전
지구 온난화가 되돌릴 수 없는 시점에 접근하고 있다. 언젠가 지구는 460°C 고온 속에 황산비가 내리는 금성처럼 변할 수 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생태계/식생분포 변화, 산성비 피해, 폭염/열대성 질병발생, 모기의 출몰, 사막화, 황사, 빙하 상실, 미세먼지, 해양의 산성화, 오존층 파괴 등이 발생한다. 그로인해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갈 것이다. 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이산화탄소를 중심으로 6대 온실가스가 있다.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에너지와 지구 밖으로 나가는 에너지의 양은 같아야 한다. 에너지의 양이 같을 경우 지구의 평균온도는 영하 15°C가 된다. 지구에서 복사되는 에너지가 외투처럼 지구를 감싸 지구를 따뜻하게 하는 온실가스 덕분에 모두 우주로 나가지 않아 현재 지구의 온도를 유지하여 지구에 생명체가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이 자연 자원을 대량으로 이용하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지나치게 많은 온실가스가 대기에 녹아들어서 지구를 둘러싼 온실가스 외투가 지나치게 두터워져 벌써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C가 올라갔고 2040년이면 산업화 이전보다 1.5°C가 상승할 것이라 전망한다. 6대 온실가스를
흥미삼아 필자의 비공개 산문집(단편소설) ‘백수의 꿈’ 중 한 편을 소개한다. 어렸을 때 본 만화의 한 장면을 토대로 엮었다. 요즘 들어 본의 아니게 다양한 연령층의 백수가 양산되고 있다. 힘든 일은 꺼리게 되어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고 각종 실직 수당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청년백수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한 우물을 파는 우리 시대의 우직함도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백수... 종일 빈둥거리는 게 일과, 만사가 귀찮아 일 안 해도 밥 해 주는 엄마께 미안해하면서도 늘어만 가는 뻔치, 평생 백수의 삶, 꿈도 희망도 없는 되는 대로의 삶. 어느 날 낮잠 자다가 꿈을 꾸었어. 저 멀리 담 벽 끝에 조그만 구멍이 보이는 거야.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일명 ‘개구멍’이라고도 하지. 들어가서 좀 지나다보니 나무그늘 아래 희미하게 두 노인이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어. 가까이 다가가니 옥황상제와 염라대왕께서 세월아 네월아 바둑만 두는 거야. 재미있어서 옆에서 훈수 두니까 옳거니 하며 좋아하시는 거야. 옥황상제께서 바둑을 두다가 돌아보며, “여긴 왜 왔어?” “심심하고 무료해서 재미꺼리 없나 해서요.” 품에서 거울을 꺼내 보여주며 껄껄 웃으시며, “훈수도 해 줬으니 10년 후
요즘 우리 사회에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강력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사형수들의 사형을 집행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사형수들을 서울구치소로 모아 언제라도 사형을 집행할 태세다. 왜 이 사람들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하는 것일까? 세계적으로 범죄율이 높은 나라로 알제리가 알려져 있다. 알제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강도, 살인 절도 등의 강력 범죄율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심리학자들에게 이 나라 사람들은 높은 범죄성향이 있는 것으로 인지되었다. 하지만 프랑스로 이민을 간 알제리 사람들을 조사해 봤더니 프랑스인과 똑같은 범죄율을 나타냈다. 이것은 범죄를 유발하는 사회, 국가가 있다는 것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개인도 문제지만 범죄를 유발하는 사회도 결코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많은 폭력으로부터 노출되어 있다. 국가, 지방단체, 윗사람으로부터 오는 수직 폭력에 우리는 저항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높은 세금, 높은 물가, 많은 노동시간, 열악한 작업환경 등은 우리가 쉽게 저항할 수 없는 수직 폭력이다. 알게 모르게 가해지는 수직 폭력은 개개인을
사람들은 항상 말한다. 28살이나 먹은 내가 학생이라고 했을 때 하는 말은 모두 같다. “이야 좋을때다~” 회사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 나를 바라보는 어른들, 교수님들 모두 나를 보고 좋을 때라고 한다. 긴 학생의 길을 다시 걷게 되었을 때도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했다. 나 참 편하겠다. 그런데 요즘 입에 달고만 사는 말이 있다면, “죽겠다”, “졸업 언제하냐”, “못 살겠다” 이 정도로 추릴 수 있겠다. 분명히 난 좋을 때인데, 좋은 게 맞을까? 이 공간을 대나무 숲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투덜대 보자면 하나도 좋지 않다. 지금 나는 힘들다! 아무래도 요즘이 시험기간이라 그 기분이 더 극대화됐겠지만, 그래도 원내생 생활이 쉽지는 않다. 아침 일찍과 늦은 오후에 들어야하는 강의들과 그 사이를 가득 채운 프랙틱스 스케줄, 그리고 그 점수를 채워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마음이 무겁다. 몸이 피곤한 것도 사실이지만 사소하게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일들도 많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것도 힘들고 그걸 더 크다고 느끼는 내 자신에게도 실망스럽다. 물론 알고 있다. 그 “좋을 때”가 무엇인지. 아직은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 좋다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온전히 스스로 사회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요새 주변을 둘러보면 다 디지털 이야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저만해도 일단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놓지 못하니 할 말은 없긴 하지만요. 치과나 의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디지털 치의학,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헬스케어, 단어도 워낙 많아 헷갈리기까지 해요. 과학기술의 발전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정말 좋은 일인지 갸우뚱해지곤 합니다. 사
앞을 가로막는 바위가 답답함으로 화면을 채운다. 새벽 아침은 늘 환한 희망으로 깨어나는 느낌이어야 좋은데... 얹힌 속 같은 사진 프레임을 해소하기 위해 그 자리를 피하고 옆으로 옮겨가 버린다면, 염원 가득한 소년의 미래를 담아낼 수 없다. 장애물이 있다고 소년과 갈매기의 힘찬 날갯짓을 놓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모두를 한 번에 잡을 수는 없을지라도, 그것으로 만족스러운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한 대 맞은 듯한 멍함이 아닌, 물속에 잠겼을 때의 먹먹함이 가득하다. 불투명한 미래로 인한 불면을 걷어버릴 나이스함이 있어야 하는데... 가로막은 검은 돌덩어리를 피하고자 그 순간을 버리고 시간을 지체한다면,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이 선사하는 빛내림을 담아낼 수 없다. 기회만 엿보다가 찰라 간에 펼쳐지는 대자연의 장관을 놓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없을지라도, 그렇게 삶에 추억 하나를 더 간직하는 것이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1997년에 라이온스 클럽에 입회하여 26년째 라이온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회장 및 지구총재를 거쳐, 2023년 7월 7일부터 11일까지 있었던 105차 보스톤 세계대회에서 국제이사로 투표를 통해서 당선돼 앞으로 2년간 활동을 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25번째 국제이사로 당선된 것이다. 국제라이온스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국제라이온스 클럽의 태동은 1917년 자유, 지성, 우리 국가의 안전(Liberty, Intelligence, Our Nation’s safety) 이라는 라이온스 운동이 미국의 일리노이주 시카고시에서 기운이 싹트기 시작해 멜빈 존스가(Melvin Jones)가 처음 창설하였다. 현재 215개국에서 약 140만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세계 최강의 봉사단체로서 전 세계에서 한해는 17명, 다음 해에는 18명의 국제이사를 선출하고 임기는 2년이므로 총 35명의 국제이사와 국제협회 회장단이 전 세계 라이온스를 이끌어 간다. 라이온은 각종모임에 참석하여 지역사회를 어떻게 최대한 도울 수 있는가를 의논하고 결정하며 각종 봉사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한다. 라이온스의 봉사 영역은 ‘우리는 봉사한다(We Serve)’라는 라이온스 모토로 글로벌 봉사체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사회적으로는 최상위 전문가 단체다. 그러나 자의건 타의건 이 최상위 단체도 정부와 국회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언제나 ‘을’이다. 최근 정부에서 느닷없이 의대정원을 1천명 늘인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의사단체가 발칵 뒤집혀진 일도 의료인단체가 정부에게는 언제나 ‘을’입장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그러기에 언제나 ‘을’인 의료인단체들은 국회나 정부를 상대로 많은 활동을 한다. 대관업무를 관장하는 부서를 두고 꾸준히 국회나 정부의 관계자들에게 의료계 단체마다의 어려운 점을 설득하고 정책반영을 하도록 부탁하고 또 부탁한다. 이들 의료인 단체들은 각기 여러 상임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가장 활발하게 대관업무를 하는 위원회는 아마도 치무(의무)와 보험 법제분야일 것이다. 치과계도 마찬가지다. 치대정원을 붙잡고 있는 것이나 보조의료인력을 확충하는 문제, 최근 법제화되었던 의료인 면허취소법의 완화추진, 10년 전 성과를 올렸던 1인1개소법 개정이나 치과의사의 레이저 치료 허용에 대한 헌재의 승소판결 등은 모두 이들 위원회의 업무들이다. 협회에서 대관업무와 관련있는 위원회의 담당 이사들이나 부회장들은 치과계의 권익을 보호하거나 입법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평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