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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 치과 활용은 ‘신중론’

치주염, 구강 점막염 등 효과 불구 기전 불명확
기존 치료 대체·효과에 있어 아직 기대 어려워

 

의료용 대마 합법화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용 대마 영구 합법화 법안이 추진되는 등 질병 치료에 있어서 대마 활용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치과 분야로 한정한다면 의료용 대마 활용과 관련해 신중론으로 무게추가 기운다. 기존 치과 진료를 대체할 만한 효과는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의학계에서는 의료용 대마와 관련한 여러 연구가 속속 나온다. 특히 희귀·난치성 질환에 가능성을 보여, 환자와 환자 가족 등을 중심으로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쌓이면서 세계 72개국 의사 1500명 중 76%가 의료용 대마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2018년에는 FDA(미국식품의약국)가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인 ‘에피디올렉스’를 대마 성분 의약품 중에서는 최초로 승인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UN 마약위원회가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한 바 있으며, 캐나다를 비롯한 50개국 이상의 나라가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는 등 활용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8년, 희귀질환 환자 치료 목적으로 대마 오일인 칸나비디올(CBD)을 사용할 수 있게 한 ‘의료용 대마 합법화’ 법안이 통과한 데 이어 2019년 대마 성분 의약품 처방이 본격 시행됐다. 또 지난 1월에는 ‘의료용 대마 영구 합법화’를 위한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 치과 분야 활용 득보다 실 크다
치과 분야에는 의료용 대마 활용이 아직 생소하지만, 몇몇 관련된 연구를 찾아볼 수 있다.


‘Cureus’ 저널과 ‘Journal of Cannabis Research’ 저널에 실린 최근 연구에 따르면, CBD가 플라크 속 박테리아 수를 줄이는 데 있어서 기존 구강세정제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보여 차세대 구강 관리 제품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외에도 치주염, 만성 통증, 구강 점막염, 치과 불안 완화 등 다방면으로 잠재력을 보여준 연구를 확인할 수 있다.


체내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 시스템과 CBD를 연구하고 있는 박준범 교수(서울성모병원 치주과)는 “의료용 대마의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은 연조직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특별한 부작용 없이 신경병성 통증 등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있어, 의존성 문제를 야기하는 기존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와 비교해 이점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치과 임상 활용에 대해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중론이다. 몇몇 연구 사례는 있으나 대부분이 동물실험에 그쳐 기전이 불명확할뿐더러, 기존의 치과 치료를 대체하거나 뛰어넘을 만한 효과는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박준범 교수는 “CBD가 작용하는 메커니즘이 복잡하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영역도 많다”며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만을 본다면 임상 활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진범 교수(부산치대 예방과사회치의학교실)는 “대마의 항균, 통증 완화 작용은 다른 화학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만큼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조현재 교수(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도 “틍증 완화, 구강 소독 등 일반적인 치과 진료에서 대마를 대체해서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