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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치과 “기분 나빠” 네이버 리뷰로 보복 갑질

개원의 61.9% “리뷰로 피해본 적 있다” 답변
자세히 설명해줘도 “책임회피 한다” 별점테러
할인 안 해줘서 거짓 부작용 작성사례 심각

 

“포털이 너무 무책임합니다. 피해를 받아도 항의할 방법이 없어요. 전화번호가 없어 항의도 못 하고 전부 문서화해서 소명해도 자료가 양식에 안 맞으면 접수조차 안 돼요.”


최근 네이버를 통해 병의원에 대한 별점 평가나 리뷰를 다는 환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대개 주관적인 기분이나 느낌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아 의료기관을 폄훼하거나 모독하는 일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이하 대개협)가 일선 개원가에서 포털 리뷰로 입는 피해를 8월 2일부터 15일까지 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618명의 개원의가 응답했으며, 이 중 61.9%(380명)가 “네이버 영수증 리뷰로 병원 평판이나 진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거나 막대한 피해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피해를 받았다고 답한 개원의 대부분이 매출 감소와 법적 문제를 보고했으며, 1.3%는 이로 인해 병원을 이전하거나 폐업 또는 재개업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지만 치료결과에 불만을 품은 일부 환자가 네이버 영수증 리뷰를 통해 보복성 댓글을 달거나 별점 테러를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해당 병의원 영수증이 아닌 식당 등 다른 업종의 영수증을 사용해 리뷰를 작성한 경우와 의료기관에 포털 리뷰를 미끼로 협박하는 사례도 드러났다.


이 같은 악성 사례는 네이버에서 가장 심각했다. 타 포털에서도 일부 피해가 보고됐지만, 네이버에 비하면 확연히 적은 수치였다.


설문에 참여한 한 개원의는 “본원에 없던 사례로 악플을 달고 인신공격으로 직원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관리 책임이 있는 포털은 책임을 지지 않고 뒤에서 이득만 취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일부 환자는 첫 회에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가 안 나왔다고 악플을 달고 아무도 가지 말라는 식의 몰상식한 리뷰를 다는데, 정말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처럼 악의적인 리플과 벌점 테러로 일부 개원의는 수천만원의 피해를 보거나 자살 생각까지 이른 경우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모 개원의는 “할인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작용이 생겼고, 바가지를 씌운다는 거짓 내용을 영수증 리뷰에 올리고 지속적으로 비방글을 올리는 환자도 있다”며 이로 인해 5000만원에 이르는 매출 감소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치과계 피해사례 다수
치과계 역시 다수의 피해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한 치과 원장은 “사랑니 발치 환자에게 주의사항을 자세히 설명하면 치과에서 책임회피 한다며 별점 테러와 함께 악의적인 댓글을 다는 경우가 있다. 꼼꼼히 설명해줘도 이런 피드백이 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또 다른 치과 원장도 “치료상 아무 문제 없던 환자가 갑자기 처방약을 복용하고 기저 질환이 악화됐다며 보상하라며 윽박지르는데, 해주지 않았더니 환자를 돈으로만 생각한다며 치과 리뷰에 온갖 비방적인 내용을 적더라”며 한탄했다. 의료계를 위시한 관계 업계에서는 영수증 리뷰(별점)와 관련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자 제도를 폐지하거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별점 평가를 키워드 리뷰로 대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키워드 리뷰는 업종별 대표 키워드 중 본인의 방문 경험에 가까운 키워드를 고르는 리뷰 방식으로, 기존 별점 테러의 대체재로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 예약이나 영수증을 통해 가게 방문을 인증한 다음 ‘커피가 맛있어요’, ‘특별한 메뉴가 있어요’, ‘뷰가 좋아요’, ‘가성비가 좋아요’, ‘대화하기 좋아요’ 등 문구를 선택하면 리뷰가 생성되는 방식이다.


우선 미용 등 일부 업종에만 도입됐으며, 업종은 추후 확대될 방침이다. 다만, 텍스트 리뷰와 사진 리뷰는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실효성에서는 물음표가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