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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코로나 언제 끝나나? ‘잔인한 봄’ 개원가 정상 진료 파행

코로나 확진 여파 종일 환자 예약 취소
원장·직원도 확진 잇따라 치과 문 닫기도
3월 역대급 경기 한파, 4월 반등 불투명

 

치과 개원가의 3월은 공백과 부재의 연속이었다. 자고 나면 쏟아지는 확진의 여파로 직원도, 환자도 없는 일상이 되풀이되면서 하릴없이 손을 놓아버린 치과들이 속출했다.

 

가파른 상승 곡선에 올라탄 확진자 수는 곧 의료진의 감염으로 이어졌고, 다시 치과 환자의 공백으로 돌아왔다. 이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가 시작된 첫날인 지난 4월 4일 치과 개원가의 표정은 여전히 편치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경 서울 중심권에서 개원 중인 A 치과의 대기실에서는 환자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당 치과 원장은 “올해 3월은 역대 개원 기간을 통틀어 가장 매출이 낮은 구간”이라는 언급으로 심난한 마음을 요약했다.

 

특히 그는 “대통령선거 전후로 환자 예약 자체가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지난주에는 예약 취소 환자마저 매일 20, 30명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4월에도 딱히 나아질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집단감염 잇따르면서 사실상 휴업

이처럼 3월 치과 개원가가 어느 때보다 타격이 컸던 데에는 의료진 감염이 일반인 감염과 ‘동조화(coupling)’ 현상을 보인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수십만 명이 확진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의료진 감염이 늘다보니 치과 운영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즉, 환자발 예약 취소가 아닌 치과가 먼저 진료를 할 수 없다고 예약을 미룬 사례가 단기간에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에서 개원 중인 B치과에서는 최근 원장을 제외하고 모든 직원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진료가 전면 중단됐다. 해당 치과 관계자는 “환자도 없는데 치과 문까지 닫으니 막막한 심정”이라며 “갑자기 확진되고 보니 환자들에게 어떻게 얘기할지부터 이후 실무적인 처리과정에 대한 걱정까지 몰려와 몸과 마음이 다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치과에서는 5명에서 8명까지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매주마다 1, 2명씩 원내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C치과에서는 오히려 모든 직원이 같이 확진되는 상황이 낫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C치과 원장은 “안 그래도 구인난 때문에 진료보조 인력이 부족한 터에 코로나 확진이 매주 꾸준히 나오면서 3월 중순부터는 치과의사 1명 당 스탭 1명으로 간신히 진료를 보고 있다”며 “직원 1명이 1인 3역을 하면서 매일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4월 이후도 결코 쉽지 않을 것” 전망

어렵게 치과 문을 연 개원가의 마음을 또 한 번 할퀸 것은 상대적 박탈감이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시작한 주변 의과들이 연일 환자들로 붐비는 것을 지켜보면서다.

 

D치과 원장은 “며칠 전까지 주변 가정의학과나 이비인후과는 바빠서 아예 일반 환자는 못 볼 정도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불황을 겪던 이들이 불과 몇 주 사이에 빠른 회복세에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치과가 감염 예방을 위해 했던 노력과 그간의 피해는 누가 보상해 줄지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치과 경영전문가들의 시각은 아직 조심스럽다. 치과만으로 좁혀 예측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외부 요인과 변수가 너무 많아진 탓이다.

 

정기춘 원장(팀메이트치과의원)은 “보통 치과에 환자가 오지 않는 원인의 경우 경제적 환경, 질병 등 이벤트, 평판 하락 등 세 가지 정도로 분류가 가능한데 지금은 경제 환경과 질병이라는 요소가 한데 섞여 버린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워지면 아무래도 돈을 쓰는 첫 번째 카테고리에서 치과는 벗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4월 이후에도 치과 경기가 무조건 반등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 원장은 “장기적으로는 환자 수가 줄어드는 대신 사이클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 시점에서는 환자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며 “환자를 양적으로 보는 시대가 아니라 질적으로 관리해서 보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라고 환자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