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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상호명 갈수록 길어진다

글자 수 60년대 6.2개, 2020년대 8.3개로 늘어
출신학교명 사용 ‘서울치과’ 95개 가장 많아

 

길을 걷다 보면 치과 수만큼이나 다양한 치과 이름을 마주친다. 특히 치과 원장은 상호명을 통해 병원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치과의사로서의 가치관, 정체성을 전달하기에 ‘작명’에 신중을 기한다. 이러한 치과 상호명에도 과연 시대마다 유행이 있을까?

 

본지가 전국 치과의원 상호명을 두루 살펴본 결과, 과거에서 현재로 올수록 상호명이 독특해지는 것은 물론 글자 수도 길어지는 등 흥미로운 양상이 관측됐다. 특히 연도별로 선호하는 상호명도 달라, 시대적 흐름이 반영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결과는 1961년부터 2022년 4월까지 등록된 전국 치과의원 1만8686곳의 상호명을 키워드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에서 주목을 끌었던 것은 우선 치과의원 상호명의 글자 수였다. 치열한 개원 경쟁 속에서 ‘장수’하기를 바라는 원장의 바람이 담긴 까닭일까. 과거에서 현재로 올수록 긴 이름으로 작명하는 유행이 대세를 탔다.

 

1960년대 치과 상호명은 평균 글자 수 6.2개에 불과했으나, 1970년대 6.5개, 1980년대 6.6개, 1990년대 6.7개, 2000년대 7.5개, 2010년대 7.9개, 2020~2022년에는 8.3개로 점차 늘어나는 흥미로운 양상을 띠었다. 이는 치과에 대한 딱딱한 이미지를 상쇄하고 차별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환자에게 주목받으려는 치과 원장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상호명은 무엇일까? 과거부터 현재까지 등록된 전체 치과 상호명 중에는 ‘서울치과의원’이 95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어 ‘연세치과의원’ 85개, ‘우리치과의원’ 78개, ‘이사랑치과의원’ 72개, ‘현대치과의원’ 68개, ‘굿모닝치과의원’ 65개, ‘이편한치과의원’ 62개, ‘미소치과의원’ 58개 등이 있었다.

 

시대마다 선호하는 상호명도 제각각 달랐는데, 과거에는 치과 원장의 이름과 출신 대학명을 딴 상호가 대세였다. 가령 1960~1980년대에는 박치과의원(15개), 정치과의원(14개) 등의 상호명이 많았고, 1990년대 들어서는 연세치과의원(43개)과 서울치과의원(38개) 등 상호가 많았다. 반면, 2000년대에는 ‘굿모닝치과의원(40개)’, ‘이편한치과의원(35개)’, ‘미소치과의원(31개)’, ‘이사랑치과의원(28개)’ 등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고 따뜻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2010년대에는 치과 개원가 경쟁이 반영된 씁쓸한 통계를 마주한다. 특히 네트워크 치과 확대로 ‘유디치과의원(40개)’ 상호명이 급격히 증가해 1위를 기록했다.